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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30일 토요일 로마 교회의 초기 순교자들 기념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6-29 조회수596 추천수16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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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토요일 로마 교회의 초기 순교자들 기념 - 마태오 8,5-17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을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하느님 앞에 가장 중요한 것>

 

 

    하느님 보시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 한 가지가 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된 민족이자 하느님의 총애를 받던 백성 이스라엘이 점점 당신으로부터 멀어지고,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 사람취급도 못 받던 이방인들이 당신의 충실한 자녀로 태어나는 특별한 상황입니다.

 

    누가 뭐래도 이스라엘은 철저하게도 하느님의 백성, 아주 독실한 신앙의 민족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하느님의 말씀은 생명과도 같았습니다. 백성의 지도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백성들은 하느님 말씀 안에서 무럭무럭 자신들의 신앙을 성장시켰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 좋았던 초심을 서서히 잃고 말았습니다. 사제들과 종교지도자들에게 신앙은 생계의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율법학자들에게는 신앙은 오만과 논쟁의 수단이 되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에게 있어 신앙이 더 이상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게 하는 통로가 되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점점 하느님의 말씀과 멀어져갔고,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음성도 알아듣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타성에 젖은 신앙, 고착화된 신앙, 형식주의에 빠진 신앙, 본질보다는 부차적인 것에 혈안이 된 그들의 신앙은 마침내 영적 중풍 상태에 빠지고 만 것입니다. 스스로가 쳐놓은 율법이라는 올가미에 사로잡혀 신앙의 본질인 하느님과 점점 멀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방인이었던 백인대장의 신앙을 한번 보십시오. 그의 신앙과 삶, 하느님을 향한 태도는 이스라엘 백성의 그것과는 사뭇 다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다른 무엇에 앞서 겸손했습니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정말 깊은 신앙의 소유자였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백인대장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깃들어있는 메시아 성, 그의 전지전능하심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굳이 자신의 집까지 오시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한 말씀만으로’ 원격치유가 가능함도 믿고 있었습니다.

 

    그의 간청은 참으로 눈여겨볼만한 것입니다. 우리처럼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가 아닙니다. 완벽한 믿음, 강한 확신으로 예수님께 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백인대장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마음씀씀이, 일거수일투족 모두가 다 예수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얼마나 기분이 좋으셨던지 예수님께서는 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드시며 최고의 칭찬을 건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백인대장의 고백과 기도는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었는지 오늘 매 미사 때 마다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영성체 전에 우리는 백인대장의 신앙고백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하느님 앞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나 연륜, 지위나 직책이 아니라 백인대장이 보여준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겸손과 확고하고 진실한 믿음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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