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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민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01 조회수417 추천수4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만남 속으로


이제민 지음

하느님을 만나기 위하여

고민
우리 신학교 입학 동기들은 1년에 한 번씩 모인다. 신부가 된 사람만이 아니라 신부가 되지 아니한 사람도 온다. 어느 해 모 임에서 나는 신부 아닌 친구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신부 안 되 길 정말 잘했어. 신부가 되었으면 너희도 지금 우리처럼 자기만 아는 고집불통에다 남의 말도 좀처럼 듣지 않고 모든 이들 위에 군림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되었을 텐데, 신부가 되지 않았 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신부 안 된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 사해라." 그들의 모습에는 신학교 처음 입학할 때의 순수하고 고운 마 음이 남아 있다. 목에 힘주고 이야기하는 안하무인격의 거만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나도 만일 신부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친구들처럼 어느 정도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을 텐데.' 이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내'가 고집불통이 아니라 '신부'가 나를 고집불통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부라는 직책이 신부 된 사람을 고집쟁이로 만든 것이다. 만일 신부가 되지 않았다면 세상의 신부들은 분명 신자들 위에 왕처럼, 보스 처럼 군림하는 사람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나는 신부 된 것이 억울했다. 신부가 나를 큰 소리치고 반말을 일삼는 버릇없는 존재로 만들었구나. 나는 정 말 왕처럼, 보스처럼 살고 싶지 않다. 아무한테나 큰소리치며 뻔뻔하게 살기 싫다.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반말을 하며 살고 싶지 않다. '권위주의적'인 모습으로 봉사하고 군림하며 사랑을 펼치고 싶지 않다. 신부가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러자 또 다른 쪽에서는 신부니까 더욱 고집 센 사람이 되어 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부는 본래 고집이 세야 하니까. 고 집이 없으면 아직 덜 된 신부니까. 신자들도 신부가 반말한다고, 버릇없다고, 거만하다고 신부 된 사람을 욕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신부가 되지 않았으면 그는 분명 반말하고 큰소 리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고민한다. 신부는 왜 왕처럼 군림해야 하는지, 무엇이 신부를 그렇게 만드는지, 신자들은 왜 이 고집불통을 신 부를 왕처럼 모시는지 그 이유에 대해. 반말하는 신부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교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늘 성직자 중심주의와 권위주의적인 자세로 세 상을 대해 왔던 것이다. 신부의 고집은 신부 된 사람과 되지 아니한 사람이 교회를 위 하여, 예수님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기 위하여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이다.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임을 아는 날 제도적 교회가 성 령의 교회임을 아는 날, 이 못된 버릇은 고쳐질 것이다. 그때 순 수하고 고운 마음으로 신부가 되고자 했던 젊은이들의 마음이 더 순수하고 더 고결한 마음으로 변할 것이다. 자기의 무력함과 약함을 고백하며 더 겸손한 봉사자로 태어날 것이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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