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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화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08 조회수542 추천수4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만남 속으로


이제민 지음

하느님을 만나기 위하여

대화
- 하느님, 제가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 한번만 잘살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 내가 언제 너에게 기회를 안 준 적이 있었더냐. 너에게 나 의 온 시간을 다 주지 않았느냐? - 그렇군요. 하느님, 당신은 처음부터 저에게 당신의 온 시간 을 주셨지요. 그런데도 저는 당신의 시간을 제 시간인 양 멋대 로 사용하였군요. 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였지요. 제가 지금 앓 고 있는 병도, 불안도 다 제 탓이고 제가 초래한 것이지요. 그런 데도 저를 벌하지 마시고 한 번만 더 살 기회를 달라고 비겁하 게 조르고 있는 것이군요. - 그렇다. 너는 항상 고통 가운데서도 나의 현존을 느끼라고 설교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무엇이 그리 겁이 나서 한번만 더 살 기회를 달라고 조르느냐? 그렇구나. 너 내게 죄를 지은 것이 있구나. 내가 창조한 세상에 죄를 지은 것이 있구나. 그 죄 때문 에 괴로워하고 있구나. - 그렇습니다. 주님 당신께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이 병과 괴 로움은 당신이 그래서 내리신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 병 때문에 당신보다 세상 보기가 더 부끄럽습니다. 저를 낫게 하여 주십시 오. - 너는 여전히 네 체면만을 생각하는구나. 어떻게 하면 사람 들에게 수치를 당하지 않을까. 네 명예만을 생각하는구나. - 주님, 당신 뵐 면목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껏 당신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위선이 아니라는 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 습니다. 제가 당하는 이런 수치스런 병을 사람들이 본다면 사람 들은 제게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제가 당신에 대해 이야기한 것 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 그러면 네가 나를 생각하여 네 병을 낫게 해달라는 것이냐? 네가 그다지도 나를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냐? 네 속이 보인다. 너는 지금 사람들에게 수치를 당하지 않고 네 병이 낫기만을 바 라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 내가 항상 너와 함께 있다는 것 을 네가 어찌 깨달을 수 있겠느냐? 너의 그 수치스런 병에도 내 가 너와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닫는 날, 너는 다시는 죄를 짓지 않 으리라. - 하느님, 죄송합니다. 당신에 대해 이야기한 바를 깨닫게 하 기 위하여 저에게 이런 병을 주셨군요. 이 병을 통해 내 멋대로 산 나의 삶도 당신이 마련해주신 것임을 깨닫기를 기다리셨군요. 그렇군요. 당신은 제가 죄를 지을 때도 저를 떠나지 않고 저와 함께 계셨군요. 하지만 하느님, 제가 당하는 병을 보고 사람들이 제가 아니고 당신의 교회를 욕할까 두렵습니다. 제가 욕먹는 것 은 참겠습니다만 저 때문에 교회가 욕먹는 것은 피하게 하여 주 십시오. - 그런 건 상관 말아라. 나는 늘 사람들에게 그렇게 당하여 왔 다. 아무렇지도 않다. - 주님, 이 부끄러운 병에서 저를 해방시켜달라고 하지 않겠 습니다. 더군다나 당신의 일을 하기 위해서라느니 하는 구실을 찾지 않겠습니다. 이 병을 앓으면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당신의 성전을 짓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이 주신 병을 찬미하게 하여 주십시오. 하느님 당신은 참으로 묘한 분이시군요. 당신은 교 만과 위선을 꺾기 위해 제게 이런 병을 주시고 제 잘못을 뉘우 치게 하시는 군요. 이런 병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열어주시는군요. 세상을 제 멋대로 살 때는 세상이 이름답다고 감탄하다가 금방 보기 싫고 귀찮다고 원망하기도 하였지요. 제 몸이 조금 아프면 낫게 해달라고 매달렸다가 나으면 감사하고 낫지 않으면 당신을 원망하기도 했지요. 병도 늙음도 아픔도 불 행도 다 당신의 작품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지요. 그게 다 당 신 뜻이었는데, 당신의 사랑을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 것을 알지 못하였지요. 그런데 주님, 깨달은 듯 말하는 이 몸, 다시 건강해지면 언제 아팠냐는 듯 세상을 멋대로 살다가 또 병을 얻고 그러면 다급해 져 당신께 반성어린 소리를 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 몸 믿지 마십시오. 저도 믿지를 못합니다. 주님, 생로병사를 당신의 선물 로 여기며 살아가는 지혜를 주십시오. 죄악도 당신의 은총을 깨 닫게 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허여 주십시오. 세상에 당신 의 은총이 아닌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그렇게 늘 당신의 은총 속에서 살게 하여 주십시오. 자비를 베풀어 주십 시오. 저 다윗의 노래를 부르게 해 주십시오. - 그의 자손들이 내 가르침을 저버리거나 내 법규에 따라 걷 지 않는다면, 내 규범을 더럽히고 내 계명을 지키지 않는다면 나는 채찍으로 그들의 죄악을, 매로 그들의 잘못을 벌하리라. 그러나 그에 대한 내 자애를 깨뜨리지 않고 내 성실을 거두지 않 으리라. 내 계약을 더럽히지 않고 내 입술에서 나간 바를 바꾸지 않으리라. 나의 거룩함을 걸고 이 하나를 맹세하였노라. 나는 결 코 다윗을 속이지 않으리라. 그의 후손들은 영원히 존속하고 그 의 왕좌는 태양같이 내 앞에 있으리라. 구름 사이에 자리잡은 충 실한 증인으로 영원히 지속되는 달과 같으리라(시편 89, 31-38). - 뒤늦게나마 당신의 은총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 신의 사랑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당신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다 시 아름답게 보도록 하기 위해서 당신은 저에게 그런 시간을 주 신 것이군요. 당신이 주신 이 병 가운데서 당신의 은총을 느끼며 살게 하여 주십시오. 병도 은총이다. 아무리 수치스런 병이라도 그것이 은총임을 깨닫는 날 자비와 평온이 드디어 새롭게 펼쳐진다. 자기가 죄인 임을 알 때 비로소 세상이 아름답게 열린다. 하늘이 더 없이 맑 고 푸르게 보이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더없이 하얗고 탐스럽 게 보이며 가을의 단풍이 더 찬란하게 보인다. 세상의 온갖 죄를 지으면서 자기 멋대로 살 때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였 다. 봄의 생명을 느끼지 못하였다. 이제 죄를 지어 불행한 죽음 이 다가오자 세상이 비로소 달리 보이는 것이다. 아 나는 세상을 왜 그리 살았던가 "오, 복된 원죄여" 하고 아담의 죄를 칭송했던 교부는 참으로 위대하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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