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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영성 - 7.1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11 조회수581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2.7.11 수요일 유럽의 수호자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480-547)대축일

 

잠언2,1-9 콜로3,12-17 루카22,24-27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영성

 

 

 

 

 



오늘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 대축일입니다.

서방수도생활의 성조(聖祖)이자 유럽의 수호성인으로

유럽 모든 사람들로부터 추앙받는

오늘날 유럽의 은인 같은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입니다.

이분이 계셨기에 오늘날 유럽도 존재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교황께서 베네딕도 16세이니

역대의 많은 교황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은 성인임을 깨닫게 됩니다.


아침기도 즈카리야 후렴이 아름다웠습니다.

 


“베네딕도는 축복받은 자라는 그의 이름대로

  주님께 축복받아 거룩하게 살았도다.”


참 좋은 이름입니다.

진정 주님을 사랑하고 따르는 이들 역시

또 하나의 축복받아 거룩하게 살아가는 베네딕도임을 깨닫습니다.


얼마 전의 피정을 마치고 떠난 수녀님의 격려 말씀이 생각납니다.

힘들어 하는 부부를 수도원 피정에 초대에 오게 했다는 것이며

피정하신 부부의 감동적 소견입니다.

 


“배 밭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분이 수사님인 줄 몰랐는데 성당에서 보니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가슴 뭉클한 충격과 더불어 눈물이 났습니다.

  이어 밖에 산책하다가 보니

  기도하던 그 수사님들이 밭에서 또 일하고 계셨습니다.

  또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습니다.”

 


아마 인간의 가장 거룩한 아름다운 모습 두 가지를 꼽으라면

기도에 전념하는 모습과 일에 전념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축복받아 거룩하게 살아가는

여기 사부 성 베네딕도의 제자들인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오늘은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영성’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하느님만을 찾는 영성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자들이 진정 참된 이상주의자들입니다.

하느님이 그의 비전이자 꿈이자 희망일 때

늘 초록빛 생명으로 빛나는 영혼입니다.


참 지혜이신 하느님을 찾을 때 행복하고 자유롭고 부요한 삶입니다.

바로 잠언이 하느님을 찾는 자들에 축복에 대해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참 지혜이신 주님께 귀를 기울이고 보물을 찾듯이 그분을 찾아라.

  그 때에 너는 주님 경외함을 깨닫고 하느님을 아는 지식을 얻으리라.

  주님께서는 지혜를 주시고, 그분 입에서는 지식과 슬기가 나온다.”

 


지혜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찾지 않아 가난하고 어리석은 삶입니다.

그분께서는 올곧은 이들에게 주실 도움을 간직하고 계시며

결백하게 걸어가는 이들에게는 방패가 되어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공정의 길을 지켜주시고,

당신께 충실한 이들의 앞길을 지켜주십니다.


진정 하느님을 찾을 때

그분은 우리의 참 좋은 도반이, 최고의 가이드가 되어 주십니다.

 

 

 

 

 



둘째, 주님 중심의 공동체 영성입니다.

 


공동체가 붕괴되어 가는 작금의 시대에

분도회의 공동생활은 시대의 징표입니다.


주님 중심의 공동체 영성이 분도회의 가장 핵심적 영성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이상은 공동생활을 통해 현실화 됩니다.


하여 분도 성인처럼

참 분도수도승들은 이상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라 할 수 있습니다.


막연히 모여 사는 집단이 아니라

하느님을 찾아 주님 중심의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주님 중심의 수도공동체이기에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라 명명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의 말씀대로

주님과 형제들을 순종으로 섬기며 겸손한 삶을 사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 있다.”

 


섬기는 사람으로 우리 한 가운데에 계신 주님이 바로 섬김의 모델입니다.

섬김의 삶을 통해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닮아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졸업이 없이

평생 섬기는 법을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배움터의 도장이 수도원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도 결국은 섬김의 표현들임을 깨닫습니다.

감동적인 말씀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막연한 섬김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용서와 사랑, 평화와 감사를 통해

완성되는 섬김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섬김의 수행에 항구할 때 부단히 성장, 성숙하는 공동체요 개인입니다.

 

 

 

 

 



셋째, 정주(定住)의 영성입니다.

 


정주의 영성 역시 시대의 표지입니다.

중심을 잃어 중심에 뿌리내리지 못해 방황과 혼란한 삶,

바로 이게 현대인의 자화상입니다.


중심이 없어 중심 안에 머물지 못해 불안과 두려움입니다.


확고한 중심 안에 머물러 믿음의 뿌리 깊이 내릴수록

내적 안정과 평화의 삶입니다.


중심은 바로 하느님입니다.

하느님 안에 머물러 사는 정주의 삶입니다.

 

하여 하느님을 찾아 정주의 안정과 평화를 맛보고자

부단히 하느님의 집, 정주의 분도수도원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정주(定住)와 안주(安住)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정체되어 있는 안주가 아닌

끊임없이 하느님 향해 흐르는 역동적 정주의 삶입니다.


이의 극명한 표지가 균형과 조화를 이룬 하루의 일과표입니다.

기도와 노동과 성독이 균형 잡힌 일과표의 리듬에 따라

내적으로 끊임없이 흐르기에 늘 새롭고 평화롭고 안정된 정주의 삶입니다.


우리의 수행은 별난 수행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기본에 충실한 수행입니다.

 


일과표에 따라 정주생활의 3대 기둥이라는

기도, 노동, 성독에 항구한 수행과 더불어 내적으로 깊어지는 삶입니다.


정주생활 있어 환대입니다.

우리의 선교는 밖에 나가 선교가 아니라 환대를 통한 초대의 선교입니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많은 이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하는 공동체적 선교입니다.


바로 공동전례가 거행되는 성당이,

함께 일하는 일터가 공동체적 환대의 장이자 선교의 장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만을 찾는 정주의 수도승을 상징하는

수도원 정문 앞의 커다란 바위 판입니다.

 


오늘 비에 젖은 바위 판이

그대로 정주의 수도승을 형상화한 듯 잔잔한 감동이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그 자리에 종신불퇴(終身不退)의 자세로 서있는 바위 판입니다.


바위 판이 존재의미의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그 안에 새겨진 글자 때문입니다.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

 


바로 분도회의 모토입니다.

늘 정주의 그 자리에서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는 삶,

이게 우리 분도수도승들의 신원이자 영원한 자랑입니다.

 


우리 모두 가톨릭교회에

위대한 성 베네딕도 아빠스를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대축일 미사를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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