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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뱀과 비둘기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12 조회수978 추천수13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 뱀과 비둘기

 


 

 
        송봉모 신부님의 상처와 치유에 대한 강의 중에 많은 사람들이 용서화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하시며 이런 예화를 들려주셨습니다.

어떤 성당단체에서 한 자매님이 다른 자매님의 말에 상처를 입어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정과 기도 끝에 어차피 성당을 다니기 위해서는 그 자매를 다시 보아야 하기에 고해성사를 보고 용서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용기를 내어 자신에게 상처를 준 자매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매가 도리어 그러더랍니다.

이제야 네 잘못을 뉘우치는군!”

결국 화해하려다 더 큰 상처를 입게 된 것입니다.

 

또 다른 한 실화는 더 충격적입니다.

아버지로부터 어렸을 때 성추행을 당했던 딸이 있었습니다. 그 딸은 오랜 노력으로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화해를 청하여 아버지와 화해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 딸이 결혼하여 또 딸을 낳았는데, 자유롭게 딸집에 드나들던 아버지는 어느 날 손녀딸에게도 또 몹쓸 행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문제는 자신에게 비둘기처럼 순박한 면은 있지만 뱀처럼 슬기로운 면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당신의 제자들을 이리들 가운데로 보내는 것과 같다고 하시며 비둘기와 뱀의 두 모습을 동시에 지니라고 하십니다. 뱀은 독이 있고 교활하여 겁을 주는 모습의 동물이고, 비둘기는 사람과 매우 친근하여 먹을 것만 던져주면 도망갔다가 다시 날아오는 순박한 동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에게 이 두 상반되는 성격을 동시에 지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만약 비둘기와 같은 모습만 있어서는 위의 두 예와 같이 더 안 좋은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입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덴마크의 닐스보어는 아주 미세한 전자의 성질을 알고 싶어 하였습니다. 빛은 입자일까요, 파동일까요? 입자라면 휘지 않아서 대낮이라도 집 안이나 나무 그늘엔 빛이 들어오지 말아야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늘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빛이 입자이면서도 동시에 휘는 성질의 파동이기도 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입자가 파동일 수 없고, 파동이 입자일 수 없습니다. 그러다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미시 세계에서는 상호 배타적인 성격이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전자를 입자로 보려고 한다면 입자로 보이고, 파동으로 보려고 하면 파동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보어의 상보성원리라고 하는데, 보어는 이 개념으로 그 이전에 자신이 곤경에 빠졌던 파동-입자 이중성의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후일 닐스 보어의 상보성 원리는 상호 배타적인 것들은 상보적이다.”(Contraria sunt complementa)라는 명제로 일반화되는데, 보어는 이 개념을 위치와 운동량, 입자와 파동, 에너지와 시간 사이와 같은 물리학적 개념 사이의 상보적 관계뿐만이 아니라, 정의(justice)와 사랑(love), 이성(reason)과 본능(instinct)과 같은 과학을 넘어선 문제에까지 확대시키려고 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들숨과 날숨과 같고, 썰물과 밀물과 같으며, 빛과 어두움과 같아서 하나가 거두어지면 다른 하나도 성립할 수 없으며, 그래서 상보적인 것입니다. 남자나 여자나 자신과 반대되는 성이 없다면 남성이나 여성이나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비하신 하느님이 어떻게 지옥을 만들어 놓을 수 있느냐고 말합니다. 하느님은 자비이시지만 동시에 정의이십니다. 자비만 가졌다면 하느님을 선악의 구분도 못하는 바보로 만드는 꼴입니다. 시소는 혼자 탈 수 없습니다. 시소가 계속 움직이려면 양쪽에 같은 무게의 사람이 올라타서 서로 튕겨주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안에도 이 균형이 이루어져야만 이리떼들 가운데서도 잘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뱀과 같아서도 안 되고, 비둘기와 같아서도 안 됩니다. 충격을 덜 받기 위해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는다거나, 발이 아프지 않기 위해 신발은 신는 것은 당연합니다. 비둘기처럼 순박해야 하지만 뱀처럼 슬기롭고 약을 필요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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