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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15일 야곱의 우물- 마르6,7-13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15 조회수361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7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8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9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10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11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버려라.” 12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13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주었다.
 
 
 
 
시작 기도
오소서 성령님, 주님이 저를 파견하는 곳에 지팡이만 가지고 출발하게 해주십시오.


세밀한 독서(Lectio)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선교 현장에 처음으로 파견하십니다. 부르심 받은 제자들은 그분과 함께 지내면서 파견될 준비를 해왔습니다. 지금은 미성숙하지만 제자들은 훈련을 통해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면서 예수님은 ‘지팡이’만 가져가라고 하십니다.
지팡이는 고대에 여행하는 사람이 꼭 지니고 가야 할 ‘필수품’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호주 원주민 참사람부족 무탄트족은 이동하는 시기가 되면 지팡이만 들고 간다고 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떠날 수 있도록 삽니다. 출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들은 농사를 지으며 사는 정착민이 지닌 것은 아무리 좋아 보여도 포기합니다. 그런 것은 그들 삶의 본질인 여행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그들은 지팡이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출현하는 뱀 같은 위험한 동물을 피하고, 나뭇가지에 달린 과일 열매를 수확하고, 강물 안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잡아 일용할 양식으로 삼습니다. 무탄트족한테 지팡이는 여행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절대자의 섭리에 맡긴다는 상징이라고 합니다. 지팡이만 가지고 가라고 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이 자신의 모든 삶을 하느님 섭리에 맡기기를 바라십니다.

지팡이는 또한 제자들 삶의 특징이 ‘가난’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지팡이밖에 없는 가난한 제자의 삶’은 바로 머리 누일 곳도 없다고 하신 스승의 삶을 그대로 본받는다는 표시입니다. 가난한 스승에 대한 복음 선포는 제자들의 영적인 가난과 물질적인 가난 안에서 선포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가난한 사람을 무시하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어느 부자가 배를 두드리며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너희들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또 자신의 권력을 위해 사람들을 감시하고 죄 없는 사람을 감옥에 가두는 권력가가 ‘박해받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라고 연설한다면 누가 진심으로 그의 말을 믿을까요? 성경에서 예수님 제자들의 가난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입니다. ‘말’ 이전에 ‘존재’가 제자들이 하는 복음 선포의 신빙성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지팡이는 제자들이 파견받아 해야 하는 일이 오직 ‘하느님의 도움’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제자들은 매일 기도로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지 않으면 그들이 맡은 일을 완수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성경에 나오는 하느님 종이 살아가는 태도입니다. 하느님의 벗이라고 불린 위대한 지도자 모세도 지팡이 없이는 홍해 바다를 가르는 기적을 행할 수 없었습니다. 그의 후계자인 눈의 아들 여호수아도 지팡이 없이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요르단 강을 건너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할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종들이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을 감지하면서도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하느님이 지팡이가 되어 끝까지 함께해 주시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가 저에게 위안을 줍니다.”(시편 23,4)

오늘 복음에서 마르코는 파견된 제자들이 회개하라고 선포한 후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한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주었다.”(마르 6,13)라고 마무리합니다. 고대에 ‘기름’은 좋은 약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단순한 의약품이 아니라, 병자한테 베풀어지는 하느님의 도움을 나타내는 표징으로 쓰입니다. 파견된 제자들은 오직 하느님의 도움으로 그들이 맡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묵상(Meditatio)
‘지팡이’만 가지고 떠났던 첫 제자들의 기쁘고 모험에 찬 선교체험은 마르코 공동체에 매우 중요했습니다. 예수님 시대와 간격이 있는 공동체의 삶을 첫 제자들이 살았던 방식과 실천과 비교하면서 공동체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가난하게 살려는 용기와 하느님 섭리에 대한 첫 제자들의 믿음은 오늘 우리한테도 좋은 영감과 격려의 원천이 됩니다.


기도(Oratio)
주님, 저희에게 당신 자애를 보이시고 저희에게 당신 구원을 베푸소서.(시편 85,8)

 

임숙희(영성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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