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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의 여정 (기적-회개-믿음) - 7.1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17 조회수607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2.7.17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이사7,1-9 마태11,20-24

 

 

 

 

 



믿음의 여정

 

(기적-회개-믿음)

 

 

 

 

 


오늘 새 사제와 미사를 공동 집전하면서 새삼 겸손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겸손한 사제가 참 사제의 진면목이구나,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겸손한 믿음이 참 믿음이구나,

진위를 식별해내는 기준은 겸손이구나.’ 하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겸손한 믿음의 여정에 항구할 때 참 사람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괴물도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이 들어 갈수록

사람의 얼굴인지 괴물의 얼굴인지 점검해 봐야 될 것입니다.


오늘은 ‘믿음의 여정’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아침 성무일도 독서 중 다음 대목이 그대로 하느님을 향한 믿음의 여정을 압축한다 싶어 길다 싶지만 인용합니다.

 


-엘리야는 싸리나무 아래로 들어가 앉아서

 죽기를 간청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이것으로 충분하니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제 조상들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고 나서 엘리야는 싸리나무 아래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때에 천사가 나타나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하고 말하였다.

엘리야가 깨어 보니,

뜨겁게 달군 돌에다 구운 빵과 물 한 병이 머리맡에 놓여 있었다.

그는 먹고 마신 뒤에 다시 누웠다.

주님의 천사가 다시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하고 말하였다.

엘리야는 일어나서 먹고 마셨다.

그 음식으로 힘을 얻은 그는 밤낮으로 사십 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다(1열왕19,4-8)-

 



믿음이 여정 중에

좌절로 드러눕거나 주저앉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지요.


‘눕다-앉다-서다-걷다’ 로 표현되는 몸의 동작에 주목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휴식이나 기도나 공부의 때가 아니곤

드러눕거나 주저앉는 경우는 좋지 않습니다.

똑바로 일어선 후 믿음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하여 두발로 서서 걸어가라고 직립인간입니다.

‘립(立)’자가 들어가는 한자말이 흥미롭습니다.

직립(直立), 독립(獨立), 자립(自立), 건립(建立), 연립(聯立) 등

모두 믿음과 관련되는 ‘립(立)’자임을 봅니다.


믿음 있어야 똑바로 설 수 있습니다.


오늘 1독서 열왕기 마지막 말씀입니다.

 


“너희가 믿지 않으면, 정녕 서지 못하리라.”(1열왕19,9ㄴ).

 


바로 불신불립(不信不立)의 진리를 보여줍니다.

오늘 아침 성무일도 이사야 찬가의 일부도 같은 맥락입니다.

 


“당신을 믿기에 당신께 마음을 견고히 주는 이를,

  당신은 완전한 평화로 지켜주시나이다.

  주님을 길이길이 의지하라.

  주 하느님은 영원한 바위이시다.”(이사26,3-4).

 


영원한 바위이신 주 하느님 위에 굳게 서는 것이 믿음입니다.


믿음이 없어, 믿음이 약해

두려움과 불안으로 무너져 주저앉게 되고 드러눕게 됩니다.


믿음의 빛에 저절로 사라지는 두려움의 어둠이요 환상입니다.


믿음이 약해져 드러누운, 주저앉은 엘리야를 일으켜 세우는

주님의 천사입니다.

 


오늘 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는

아람이 에프라임에 진주하였다는 소식에 숲의 나무들이 바람 앞에 떨듯

약한 믿음으로 두려움에 떠는 아하즈 왕을 일으켜 세웁니다.

 


“진정하고 안심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르친과 아람, 그리고 르말야의 아들이 격분을 터뜨린다 하여도,

  이 둘은 타고 남아 연기만 나는 장작 끄트머리에 지나지 않으니,

  네 마음이 약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믿음이 없어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믿음의 눈만 열리면 힘들었던 것들도

타고 남은 연기만 나는 장작 끄트머리에 불과한 환상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세 고을들 역시

순전히 믿음 부재로 예수님께 깊은 좌절을 안겨줍니다.


기적-회개-믿음의 연속된 과정으로 이루어진 믿음의 여정입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 옷을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믿음의 눈이 닫혀 기적들을 보고도 회개하지 않는 불신의 고을들에 대해

불행을 선언하는 주님이십니다.


믿음의 눈만 열리면 모두가 회개의 표징인 기적들입니다.


여기 회개의 깨끗한 마음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찬양과 감사요

더불어 굳건해 지는 믿음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한 우리들을

당신 말씀과 성체로 믿음을 북돋아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1열왕 19,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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