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당신이 이야기입니다(You are Story)” -7.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22 조회수609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7.22 연중 제16주일 예레23,1-6 에페2,13-18 마르6,30-34

 

 

 

 

 




“당신이 이야기입니다(You are Story)”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방금 우리 모두가 흥겹게 부른 화답송 후렴은

늘 부르고 들어도 언제나 위로와 힘이 됩니다.


어느 분의 묘지명 부탁에

두말할 것 없이 위의 시편 구절을 써 준 일도 생각이 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입니다.

주님은 나의 운명이자 사랑입니다.


목자이신 주님께 코드를 맞춰가며 나의 이야기책을 써가는 우리들입니다.

어제도 면담성사 중

장장 2시간에 걸쳐 어느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감동했습니다.

그대로 하나의 성경이었습니다.

 


신구약 성경만 아니라 은총과 죄가 굽이굽이 점철되어 있는

개인의 이야기도 그대로 살아있는 미완의 성경입니다.

하나하나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존중 받아야 하는지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깊이 깨닫곤 합니다.


얼마 전 피정 온 개신교 두 젊은이와의 대화도 신선했습니다.

친구관계인 두 젊은이는 뜻을 같이 하여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회사를 차리고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수도원 피정에 온 것입니다.

기도해 드릴 테니 회사명과 이름은 적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You are Story 프로덕션”

 


한 눈에 들어왔고 그 이름에 감동했습니다.


‘네가 바로 이야기이다’

‘네가 소중한 네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참 울림이 깊고 함축하는바 풍부한 이름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두가 소중하고 사랑스런 인생입니다.

마땅히 존중받고, 배려받고, 사랑받아야 할 그만의 인생 이야기책입니다.

모두가 소중하고 유일한 내 삶의 책에 날마다 이야기를 써가고 있습니다.

이런 감동적인 삶의 책 이야기를 듣다 보면

때로 그 이야기를 그대로 겪어 온 몸 자체가

그렇게 거룩하고 사랑스럽고 고마울 수가 없어

꼭 안아보고 싶은 마음도 일어나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내 이야기책을 잘 써 갈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정의롭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래야 내 정의의 이야기책이 됩니다.

오늘 1독서 예레미야서의 다음 대목에서 착안했습니다.

길다 싶지만 아름다운 대목이라 그대로 인용합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

  그의 시대에 유다가 구원을 받고 이스라엘이 안전하게 살리라.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주님은 우리의 정의’라 부르리라.”

 


그대로 착한목자 예수님을 통해 실현된 예레미야의 예언입니다.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정의입니다.

주님께 우리의 코드를 맞춰갈 수록

우리는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우리의 이야기는 주님의 정의의 이야기가 됩니다.


주님의 정의에 우리의 코드를 맞춰갈 때

우리의 불의와 이기심, 사심(邪心)은 점차 순화되어

우리의 이야기는 주님의 순수한 정의로 변해갑니다.


정의가 사랑입니다.

정의와 사랑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정의로운 사랑이 참 사랑입니다.

주님의 코드에 맞춰가면서 주님과 하나 될 때

우리는 주님의 정의롭고 사랑스런 사람이 되고

우리의 이야기는 주님의 정의와 사랑의 이야기가 됩니다.

 

 

 

 

 



둘째,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래야 내 평화의 이야기책이 됩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평화를 이루어 내 삶의 책이 주님의 평화의 이야기가 될 때

그대로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입니다.


주님 평화의 이야기와 하나 될 때

내 두려움과 불안의 이야기들은 주님의 평화의 이야기로 바뀝니다.

이 길 말고는 평화의 길은 없습니다.


누구나 소망하는 평화이지만 현실은 두려움과 불안이요

끊임없이 이어지는 내외적 불화와 전쟁입니다.


바로 주님 평화의 이야기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오로의 다음 대목 역시 참 아름답고 고마워 길다 싶지만 인용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하여 당신 안에서 두 인간을 하나의 새 인간으로 창조하시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십자가를 통하여 양쪽을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어,

  그 적개심을 당신 안에서 없애셨습니다.”

 


참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감사하게도 평화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중

한 몸의 당신 성체 안에서 서로를 가르는 적개심을 없애주시고

하느님과 화해시켜주시며 하나의 새 인간으로,

평화의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주님 평화에 내 코드를 맞춰감으로

비로소 내 이야기책은 주님의 평화의 이야기로 변해갑니다.

 

 

 

 

 



셋째, 주님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느 주교님이 어려운 이웃돕기를 위해

경매에 내 놓으셨던 도자기에 씌어져 있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하느님은 우리의 힘’이란 글귀 가 생각납니다.


주님은 우리의 힘입니다.

주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내적 힘도 강해집니다.

이게 진정한 힘이요 이런 힘을 지닌 자들은 천하무적입니다.

아무도 하느님의 힘을 당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복음 선포에 온 힘을 다 소진시킨 주님의 제자들은

다시 충전시키기 위해 힘의 원천이신 주님께 옵니다.

 


“너희는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한 후

이어 주님의 말씀에 따라 외딴 곳 주님 안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제자들을 쉬도록 안배하신 후

착한 목자 주님은 당신을 필요로 하는 목자 없는 양들과 같은 이들에게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심으로 힘을 북돋아 주십니다.


잘 쉬어야 잘 기도하고 일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름대로 주님과의 친교를 깊게 할 수 있는

외딴 곳의 장소와 시간 마련은 필수입니다.

 


언젠가 그날 그 장소가 아닌

매일 그런 외딴 장소와 시간을 마련하여

짧은 동안만이라도 쉬고 기도해야 건강한 영육으로 살 수 있습니다.


매일미사 책에서 읽은 예화가 생각납니다.

베르나르도 성인이

그의 제자였던 에우제니오 3세 교황에게 주셨던 다음 조언입니다.

 


“자기 자신과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누구에겐들 잘할 수 있겠습니까?

  ‘너 자신에게 베풀라.’는 말을 잘 생각해 보십시오.”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중요한

내 몸, 내 마음, 내 감정을 방치하며 지내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지요.


외딴 곳, 주님 안에서

자신의 마음에, 자신의 몸에,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면서

자신과의 관계를 깊이 할 때 정화와 성화, 치유의 구원입니다.


이래서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이곳 외딴 곳 요셉수도원 피정집을 찾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자기 고유의 내 삶의 이야기책을 갖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한 페이지씩 써 가야하는 아직 미완의 내 삶의 이야기책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정의입니다.

주님의 정의의 코드에 부단히 맞춰갈 때

우리 삶의 이야기는 주님의 정의의 이야기가 되어갑니다.

 



주님은 우리의 평화입니다.

주님의 평화의 코드에 부단히 맞춰갈 때

우리 삶의 이야기는 주님의 평화의 이야기가 되어갑니다.

 



주님은 우리의 힘입니다.

주님의 힘의 코드에 부단히 맞춰갈 때

우리 삶의 이야기는 주님의 생명의 이야기가 되어갑니다.

 



주님 정의의 이야기, 주님 평화의 이야기, 주님 힘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 삶의 이야기가 되니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런 우리 이야기인지요.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시간

마음을 다해 당신께 코드를 맞추는 우리 모두를

당신 정의와 평화, 힘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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