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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길 잃은 아흔 아홉 마리의 양 --- 도나 오쉐이 신부님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23 조회수700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때에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마르 6,30-34)
 
마르코 복음에서 제자들이 너무나 바빠서 식사할 시간조차도 없었다는 것을 또 다시 말하고 있다(3,20에서도 말하고 있음). 제자들이 외딴 곳으로 가서 쉴 시간이 되었지만 정작 그곳에 가보니 군중들이 제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르코 복음에서는 성급하게 제자들이 사목활동을 하는 것을 처음으로 말하고 있지만 그 활동의 중심에는 언제나 베드로가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쉬는 것도 용납하시지 않은 것은 흥미롭다. “군중들에게 꽤 오랫동안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기 시작하셨던 것이다.” 군중들이 가엾게 보이셨기 때문이었다. 군중들이 우선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먼저 깨닫게 하시려고 하시지는 않았다. 오히려 제자들이 시행착오를 많이 하도록 내버려두셨다. 그리하여 ‘교회’가 곧 ‘사제(司祭)’를 의미하는 슬픈 역사가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도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지금도 사제가 평신도 위에서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 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하고 말씀하셨다(루카 15,4; 마태 18,12). 길 잃은 사람들을 찾으려면 친숙한 단체를 떠나 낯선 곳으로 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어느 정도 자기 자신을 버려야 한다. 사람마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우리 모두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낯선 곳으로는 가기 싫어한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면 낯선 곳으로 가봐야 한다. 낯선 사람들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아야 자신을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사제는 교회에 아흔 아홉 마리의 길을 잃은 양을 팽개쳐 두고 길을 잃지 않은 한 마리의 양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제가 길을 잃고 있는 것이다. 무사안일만 찾고 있기 때문이다. 목자가 모든 것의 중심이 되게 되면 길을 잃게 된다. 우리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 목자는 하느님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길 잃은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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