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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공동체 - 7.2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24 조회수536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2.7.24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미카7,14-15.18-20 마태12,46-50

 

 

 

 

 




사랑의 공동체

 

 

 

 

 



사랑이 이상이라면 공동체는 현실입니다.

 

사랑이 공동체를 통해 현실화될 때 참 사랑이요 하늘나라의 실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님의 기도 중 서두의 말마디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며

기도할 수 있는 아버지 하느님이 계시다는 사실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어느 수도승은 이 말마디에 목이 메어

더 이상 기도를 바치지 못했다는 일화도 생각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있어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마음이 맞아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함께 바라보는 중심의 방향이 같아야 일치입니다.


우리 공동체 모두의 중심이 바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입니다.


얼마 전 청원자 수업 중 나눈 대화가 생각납니다.

제 집무실,

똑같은 크기의 벽돌로 이루어진 벽을 공동체와 견주어 설명했습니다.

 


“이런 공동체는 바람직한 공동체가 아닙니다.

  붕어빵 같이 똑같이 획일화된 모습의 사람들이라면

  참 공동체 재미없을 것입니다.

  이건 죽은 공동체지 산 공동체가 아닙니다.

  이보다 시골 돌담이 아주 이상적인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다양한 모습, 다양한 크기, 다양한 색깔 등이 어울려

  참 자연스럽고 평화로워 보이는 돌담이 참 공동체의 모델입니다.”

 


이런 공동체가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강한 이와 약한 이, 잘난 이와 못난 이, 건강한 이와 병든 이,

젊은이와 늙은 이, 큰 이와 작은 이,

서로 사랑으로 보완하고 협력하며 살 때

하느님의 축복 쏟아지는 아름다운 공동체입니다.


내가 지닌 좋은 조건들은 사랑으로 겸손히 부족한 형제들과 나누라고

주어진 하느님의 축복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세계에 산재한 모든 트라피스트 수도회를 방문했던

트라피스트 수도회 총 아빠스님의 시찰 보고 중

다음의 말씀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수도원 방문 중 많은 이들의 말을 경청하면서 분명히 부각된 것은,

  매일의 삶에서 큰 도전은 이런저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평화롭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

  바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것은 관계이다-내 형제자매들과 사랑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핵심을 정확히 포착한 말씀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자명한 말씀이지만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힘든 일도 없습니다.


수도원이든 수도원 밖이든 모든 문제는 사랑 부재에서 기인합니다.

문제는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안에 있고 또 답도 안에 있습니다.


내 사랑 없음이 문제이고 주님 안에 있는 사랑이 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은

하느님의 한 가족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주님의 제대를 중심으로

하느님의 한 가족 되어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의 모습 같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이들이 내 어머니이고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바로 이 장면이 사랑의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주 그리스도님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입니다.

 


어떻게 아버지의 뜻을 실행합니까?

아주 간단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즉시 가능합니다.

자비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진정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자비를 실행하는 자가 수행자입니다.

자비의 수행자로 살 때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서로 사랑하며 함께 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매일 노력해야 하는 사랑의 현실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기도를 통해 끊임없이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 사랑을 충전하고 순화하고 성화하고 심화해야

지칠 줄 모르는 사랑입니다.


미카 예언자가 고백과 기도가 그 모범입니다.

 


“그분은 분노를 영원히 품지 않으시고,

  오히려 기꺼이 자애를 베푸시는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다시 우리를 가엾이 여기시고,

  우리의 허물들을 모르는 체해 주시리라.”

 


이런 자비의 하느님을 닮아갈 때 사랑의 공동체 건설도 순조로워 집니다.

고백에 이어 계속되는 미카의 기도입니다.

 


“당신께서 저희의 모든 죄악을 바다 깊은 곳으로 던져 주십시오.

  먼 옛날 당신께서 저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대로,

  야곱을 성실히 대하시고, 아브라함에게 자애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대로 내 기도로 삼아도 좋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모든 죄악을 바다 깊은 곳으로 던져 주시고,

우리를 성실히 대하시며

자애를 베풀어 주시고

사랑의 공동체를 건설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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