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 안의 보물(寶物), 내 안의 괴물(怪物) - 7.2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25 조회수534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2.7.25 수요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2코린4,7-15 마태20,20-28

 

 

 

 

 



내 안의 보물(寶物), 내 안의 괴물(怪物)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닙니다.

진짜 사람이 있고 괴물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삶은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받은 선물 인생에 감사하여

항구히 주님 따라 살아가며 과제에 충실할 때는 점차 사람이 되어가지만


주님을 벗어나 제 멋대로 살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괴물이 되어갑니다.

 


환히 웃을 때는 천사 같은 사람이지만

불같이 성낸 얼굴은 그대로 괴물 같습니다.


같은 얼굴인데 이렇게 차이가 날까하며 참 신기하게 생각됩니다.

 


얼마 전 어느 자매와의 면담 중,

환하게 웃는 얼굴이 전혀 딴 얼굴이라 저절로 나온 말입니다.

 


“아, 자매님, 웃으니 참 예쁘고 자연스럽고 좋습니다. 많이 웃으십시오.”

 


하여 사도 바오로는

항상 기뻐하며, 늘 기도하며,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라하십니다.

바로 사람이 되는 지름길의 처방입니다.


오늘 1독서 중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첫 구절을 묵상하는 순간, ‘내 안의 괴물’이 떠올랐습니다.

 


누구나의 실존적 체험이 내 안의 괴물입니다.

탐욕의 괴물, 질투의 괴물, 무지의 괴물, 분노의 괴물 등 끝이 없습니다.


욱하고 열화 같은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을 보면

그대로 괴물의 출현같이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이 모든 괴물의 정체는 자기중심적 ‘이기적 나(ego)’로 귀착됩니다.


‘이기적 나라’는 괴물과의 평생 싸움이 바로 우리의 영적전쟁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입니다.

이를 위해 항구한 수행생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괴물의 모습이 얼핏 감지됩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 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야고보, 요한 두 아들과 함께 소원을 말하는

그들 어머니의 욕심을 통해서 들어나는 괴물입니다.


괴물에 화를 내거나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괴물의 유혹에 빠지는 것입니다.


충동적 반응이 아닌 인내 후의 사려 깊은 응답이 괴물 퇴치에 제일입니다.

 


예수님의 응답이 얼마나 침착하고 사려 깊은 지요.


차분히 설명하면서 전혀 감정에 휘말리지 않습니다.


이어 주님은 괴물 퇴치에 제일 좋은 수행을 권합니다.


백성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들이나, 백성들에게

세도를 부리는 고관들 같은 괴물이 되지 않고

참 사람이 되는 수행의 길을 보여주십니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들은 절대로 그런 괴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시며

섬김의 길을 제시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섬김의 수행에 항구할 때 섬기러 오신 주님을 닮아 참 사람이 됩니다.

평생수행이 섬김의 수행이요,

하여 분도수도공동체를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라 명명합니다.


내 안의 괴물은 없앨 수도 없거니와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괴물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살게 하는 에너지입니다.


괴물이 사라지면

좋은 열정도 함께 사라져 삶도 활력을 잃어 무기력하게 됩니다.


괴물과의 부단한 영적전쟁 있어 역동적인 삶입니다.


수행에 항구할 때 서서히 괴물의 부정적 에너지도

섬김의 좋은 에너지로 변형됩니다.


그러니 내 안의 괴물이 발호할 때 놀라지도, 성급히 반응하지도 말고

가만히 응시하십시오.


서서히 괴물도 순하게 길들여져 갈 것입니다.


내 안에 괴물도 있지만 동시에 보물이신 주님도 계십니다.


보물이신 주님으로부터 샘솟는 엄청난 힘 있어

괴물과의 평생 전투가, 승리의 삶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이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 안의 보물이신 주님으로부터 샘솟는 생명의 힘이

백절불굴의 믿음으로 괴물과의 싸움을 승리로 이끕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 은총으로

우리 안의 괴물을

점차 우리 안의 보물인 당신의 모습으로 변형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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