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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밀과 가리지는 공존한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30 조회수763 추천수15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17주간 화요일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제1독서: 예레미야서 14,17ㄴ-22  
복음: 마태오  13,36-43





유다의 배반


조토(Giotto) 작, (1302-1305), 파도바 아레나 경당
성경 : 루카 복음서 22,47-49

<밀과 가라지는 공존한다.>

저에게 한 자매가 살기 싫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 자매는 성물을 제작해 파는 신자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몇 년간 고심하여 만든 모델들을 사람들이 도용하여 외국에까지 팔아먹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성물들은 특허를 내도 조금만 바꾸면 특허권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법이 큰 도움이 안 되나봅니다. 저도 특허권이 있는 성물이지만 조금만 바꾼 가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주 약간만 바꾸어서 오리지널과 큰 차이가 없어보였지만 이렇게만 해 놔도 법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매가 더 화가 나는 것은 그렇게 도용을 하는 사람들이 성당에서 큰 자리들을 맡아 남 보기에는 매우 열심하다는 신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신자가 신자의 것을 도둑질하는 것입니다. 이 일에 매우 몰두했던 사람으로서는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당 다니는 사람들이 다 천사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것일까요, 바보스러운 것일까요? 밀과 가라지는 성당 안에도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주님, 주님 한다고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당신의 자녀들을 밀이라고 하시고 원수가 뿌려놓은 자녀들을 가라지라 하십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마지막 심판이 있는 날까지 이 밀과 가라지가 항상 공존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비둘기처럼 순진하기만 한 것이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닙니다. 양이 있으면 양을 노리는 늑대가 있음을 알고 지혜로울 줄 알아야합니다. 뱀과 같이 지혜로울 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양떼가 있으면 늑대도 있고, 밀이 있으면 가라지도 있고, 벼가 있으면 피도 함께 자란다는 진리입니다.

 

제가 신학교에 처음 들어가서 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신학교에 천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이런 말을 해 주는 선배들이 있었습니다.

저 교수신부님만 조심하면 신부될 수 있다.”

사제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들어와서 듣는 충고들이 이런 것들이라 처음에는 좀 충격스럽고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니 참 좋은 충고들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신학생들이나 교수신부님들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잘 몰랐던 친구들은 신학생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신부님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실망하며 성소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교회가 이럴 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순진하기만 한 것은 바보스러운 것입니다.

 

한 가지 더 깨달아야 하는 진리는 나도 가라지가 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안에도 밀과 같은 면이 있고, 어떤 때는 가라지와 같은 면도 나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건 이 두 극단이 항상 나를 유혹합니다. 내가 밀과 가라지 중 어떤 씨에 물을 주느냐에 따라 내 행동이 밀도 되고 가라지도 되는 것입니다. 물론 내 의지에 따라 가라지 같은 면을 최대한 줄일 수는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하느님은 내 안에 자라는 가라지가 최대한 줄어들기만을 기다리십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가라지가 다 클 때까지 기다려주시는 것처럼 나도 가라지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밀로 바뀌기를 기대하며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열 두 사도 중 가라지는 가리옷 유다였습니다. 유다는 경향이 가라지 쪽으로 자꾸 쏠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를 내쫓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를 내쫓으시면 예수님은 더 이상 구원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구원자는 자신이 잡고 있기 힘들다고 악마에게 한 영혼을 놓아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그 안에 밀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을 때는 계속 잡고 있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은 일이 됩니다.

 

요즘 신천지라는 이단 때문에 개신교나 천주교나 골치가 아픈가봅니다. 각자가 2-3년 동안 각 본당에서 봉사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주위 사람들을 끌고 이상한 성경공부에 데려간다고 합니다. 어쩌면 성당 내에서도 불신이 조장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성당에도 가라지가 있을 수 있다는 현실은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라지에게 흔들리거나 양분을 빼앗겨 말라버리는 우리들이 되지 않도록 뱀처럼 지혜로운 면도 반드시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곡 모음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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