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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의 20일간 남미 여행기(마지막)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02 조회수542 추천수4 반대(0) 신고
718일 수요일
 
페루에서의 마지막 일정이다. 어제 한인 교우들을 만났는데, 그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동물원에 가보라는 것이다. 그래야 남미에 살고 있는 신기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는... 그래서 우리들이 선택한 페루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동물원으로 잡았다.
솔직히 동물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야생화를 집에서 가꾸면서 나는 야생화를 키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집에서 키우면 그것이 무슨 야생화인가? 동물 역시 가둬서 보는 것이 그렇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동물의 본성을 가두는 것. 하느님께서 보시기에도 별로 좋게 보시지 않을 것 같다. 또한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대단할 것인가? 지금 내 자신이 우리 안에 갇혀 있다고 생각해보라. 끔찍하다.
그런데도 꼭 가봐야 한다는 말 때문에 동물원에 갔다. 그것도 2시간 이상을 걸으면서 말이다. 사실 꼭 보고 싶은 것이 하나 있기는 했다. 5Cm 원숭이가 있다는 것. 그렇게 작은 원숭이가 있다는 말에, 이것만 보고 오자고 동물원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 5Cm 원숭이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 나중에 안 사실은 처음 들어가는 입구를 못 찾아서 거꾸로 구경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맨 마지막에서야 5Cm 원숭이를 만날 수 있었다(5Cm는 아니고, 실제로는 10Cm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럼... 동물원 사진을 감상해보자. 참고로 내 사진 실력이 좋지 않고, 또 사진기도 좋은 것이 아니라서 차혁준 신부님께서 찍은 사진을 그대로 올린다. 이제까지 올렸던 나의 허접한 사진과는 차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ㅋㅋㅋ
 

 

 
 

 
 

 
 

 
 

 
 

 
 

 
 

 
 

 
 

 
 

 
 

 
 

 
 

 
 

 
 

 
 

 
 

 
이 원숭이가 5Cm 크기의 원숭이다.
 

 
 

 
 
이제 남미 여행의 마무리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도 차마 갈 수 없었던 나라. 비행기를 여러 차례 갈아타야하고, 또한 비행시간도 장난 아니라는 곳. 또한 남미에 가려면 각종 예방접종을 해야 할 만큼 위험이 뒤따른다는 곳(황열병 예방접종까지 하고 갔는데, 실제로 가보니 예방접종이 필요 없었다). 더군다나 예전 아마존의 눈물을 보면서 저런 곳에 어떻게 살까 라는 생각을 하게끔 했던 곳. 사람들이 총을 들고 다니는 치안도 엄청나게 불안하다고 하는 곳.
 
이렇게 불리던 남미에 다녀왔다. 721110분에 떠나 21일 새벽 340분에 다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 남미의 여행을 모두 마쳤다. 물론 페루를 중심으로 한 남미 여행이었지만, 상당히 의미 깊었으며 이곳 역시 따뜻한 피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임을 깨닫는다. 처음 가졌던 선입견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어떤 신부님께서 콜롬비아 출신의 수녀님과 대화를 나누시다가 수녀님, 콜롬비아는 정말로 위험하죠?”라고 말했더니, 수녀님께서는 신부님, 한국은 지금 전쟁국가에요. 전쟁의 위험이 있는 이곳이 더 위험해요.”라고 말씀하시더라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리나라가 제일 안전하고 잘 사는 줄 알았는데, 이것 역시 나만의 기준인 것이다.
 
아무튼 여행을 마치면서 내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의 소중함을 느낀다. 여행을 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되며, 낯설은 공간보다는 낯익은 공간이 나를 편하게 한다는 것 역시 깨닫는다.
 
여행은 불편한 것이 분명하다. 편한 것만을 쫓는 사람은 여행할 수가 없다. 또한 낯익은 것만 추구하는 사람도 여행할 수 없다. 불편한 잠자리, 먹기 힘든 음식, 낯선 환경을 받아들여야지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받아들일 때, 여행이 주는 선물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여행은 또 한 가지 감사의 기도를 바치게 만든다. 이렇게 부족하고 나약한 내가 낯선 공간에서 주님과 이웃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는 사실에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특별히 이번 여행에서는 페루 한인교회의 주임신부님이신 김원중 신부님, 그리고 페루 한인교회 공동체의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기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어떤 분이 내게 이런 말을 한다. “신부님은 맨날 놀러만 가는 것 같아요.” 그러나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삶을 충전하러 가는 거에요.”
 
여행을 통해서 충전된 삶. 더욱 더 힘차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에 도착하자마자 강의, 방송, 미사 등등... 계속 바쁜 일정이지만 그렇게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여행에서 많은 것들을 충전했기 때문이다. 이 충전된 힘으로 주님의 뜻을 향해 힘차게 걸어가리라.
 
이렇게 여행기를 마칩니다. 부족한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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