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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04 조회수822 추천수11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 18주일 


<나에게 오는 사람은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제1독서: 탈출기 16,2-4.12-15       제2독서: 에페소서 4,17.20-24   
복음: 요한 6,24-35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성모

벨리니(Bellni, Giovanni) 작, (1475), 피렌체 콘티니 보나코씨 콜렉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

   20111124일 서울 광진구, 모친을 살해하고 8개월간 시신을 숨겨온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을 받았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학생은 어머니가 대학진학 상담을 위해 학교에 오게 되면 모의고사 성적표에 전국 62등을 했다고 고쳐놓은 게 들통 나 혼날까봐 겁이 났다고 살해 원인을 말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늘 좋은 성적을 원했고 아들도 초등학교 6학년 때 토익 900점을 넘겼다고 합니다. 중학교에 가서도 반에서 12등을 했지만 중3이 되면서 점수가 많이 떨어지자 두려워 성적표를 조작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그걸 알아채어 죽도록 맞았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첫 시험에선 전국 4000등이었지만 다음 시험에서는 2만 등이 되어 성적표를 계속 위조했다고 합니다. 2500, 1500, 700, 500, 250, 67, 62. 점차 나아지는 성적표를 본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전국 1등도 할 수 있다고 했고 아들은 더욱 두려웠다고 합니다. 어머니를 살해한 320일은 학교 학부모 총회를 이틀 앞둔 날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담임선생님과 면담하면서 자신의 실제 성적을 알게 될 것이 두려워 살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살인 사건 전날인 319일에도 어머니는 아들이 고3인데도 너무 나태하고 의지가 약하다며 매질했다고 합니다. 그 날 밤 아들은 '맞을 때 입는 솜바지'로 갈아입고 거실에 꿇어앉았으며 매질은 밤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8시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골프채를 두 손으로 쥐고 아들의 엉덩이를 120여 회 때리다 보니 솜바지의 왼쪽 엉덩이 부위가 찢겨 살점이 떨어져나가 골프채에 피가 묻었다고 합니다. 매질 후 어머니가 잠들자 아들은 오전 11, 부엌에 있던 칼을 들고 안방에 들어가 잠들어 있던 어머니의 얼굴과 목을 찔렀다고 합니다.

 

이 어머니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많이 있습니다.

아들이 그렇게 심하게 맞기 시작한 건 5년 전쯤 어머니와 아버지가 별거하면서부터였고,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정식으로 이혼을 요구한 올해 초부터는 체벌의 강도가 한층 강해졌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태어난 지 1년 만에 가출해 6개월을 떨어져 살았고, 그 뒤로도 이따금씩 집을 나갔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일찍이 모친을 여의고 열다섯 살 때부터 세 동생을 돌봤지만 그녀의 부친은 두 남동생만 아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온 어머니는 가정으로부터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를 결심합니다. 당시 여자가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사회에 진출하여 성공하거나, 아니면 결혼하여 아이를 성공시키는 것입니다. 우선 어머니는 첫 번째 방법을 택합니다. 어머니는 혼자 힘으로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유학도 다녀왔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남편과 결혼을 하고 자신을 철저히 무시했던 친정과는 인연을 끊었습니다. 아들의 아버지도 친인척과 왕래를 하지 않아 세 사람은 철저한 외톨이였다고 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어머니가 살해된 320일부터 아버지가 실종 신고를 한 1118일까지 그녀의 자취를 궁금해 하거나 수상히 여긴 사람이 없었으며, 아들이 "엄마는 가출했다고 거짓말을 해도 믿었다고 합니다.

남편도 혼자 일본유학까지 다녀 온 아내 정도라면 사회 어디에 내놓아도 괜찮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내를 통해 자신의 지위를 높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내는 자신의 노력이 남편의 지위를 높여주는 것을 허락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먼저 남편에게 인정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소중한 존재이니까 찬물에 손을 담그면 안 된다. 당신이 밥을 차리고, 빨래를 해라라고 남편에게 말했고, 어떤 때는 면도칼을 들고 당신이 나를 안 믿으니까 동맥을 끊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유명 브랜드의 고급차를 갖고 싶어 했습니다. 보통 차는 남들이 무시한다며 거부했습니다.

남편은 이런 아내가 부담스러워서 집보다는 집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둘의 관계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아들을 낳은 지 1년 만에 6개월 동안 떨어져 살았고, 그 뒤로도 이따금씩 집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별거를 시작한 5년 전부터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구타가 심해졌습니다. 이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은 아들을 성공시키는 것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행위가 아들을 위해서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이렇게 된 것은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자신을 세상에서 채우려 했던 데에서 비롯되었던 것입니다. 만약 가정에서부터 인정받는 사람이었다면 아이를 외톨이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어머니의 부모님에게도 있는 것입니다.

경찰서에서 아이를 만난 이모가 물었습니다.

차라리 도망가지 그랬니?”

도망칠 곳이 없었어요.”

아이를 이렇게 철저하게 고립시킨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 탓이었습니다. 또 그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들의 부모의 탓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들이 온전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도 세상에 외톨이로 남게 만든 것입니다.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된 마더쇼크란 프로그램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고통을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되면 행복할 줄만 알았고, 또 엄마가 되어 행복하겠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아기가 보기 싫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쁜 엄마 같아서 죄책감이 듭니다.

한 어머니는 아기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어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열 시간 동안 애가 보챘던 날은... 애가 우니까... 이런 말까지 하면 너무 정말... 그렇지만... ‘애 입에 손수건을... 물려버리고 싶다.’... 너무 막 미칠 것 같고. ... ‘애기를... 버리고 싶다.’ ... 흑흑

다른 분은 어린 아기를 안은 채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어느 날 창문을 열고 밑을 보았는데... ‘뛰어내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충동적으로 들고...”

어머니는 아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도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자신은 엄마가 되기에 합당하지 못한 사람처럼 생각이 듭니다.

엄마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어머니들에게 물었습니다.

- 항상 아이가 최우선이어야 한다

- 항상 아이의 마음을 읽어줘야 한다

- 항상 화를 내면 안 된다

- 항상 교육정보에 능통해야 한다

- 항상 나를 포기해야 한다

- 아이의 재능을 발견해야 한다

- 아이의 장례 계획을 잘 세워줘야 한다

- 항상 모유 수유를 해야 한다

- 항상 참아야 한다

 

그러나 정작 엄마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한 사람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기는 엄마를 보면서 하루에도 2000-3000편의 광고를 보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아기는 엄마를 통해서 세상을 배워갑니다. 그런데 엄마가 정서적 안정이 되어있지 않다면 엄마의 짜증난 목소리와 눈초리 등이 아기의 마음 깊숙이 새겨지게 됩니다. 따라서 좋은 엄마는 엄마로서 당연히 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수많은 저런 것들보다 정서적 안정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를 위해 24시간 헌신해야 하는 엄마가 정서적으로 어떻게 자신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요? 아마도 남편의 힘이 가장 클 것입니다. 남편이 일찍 들어와서 엄마의 일을 조금이라도 분담해주고 수고한다고 한마디만 해 주어도 엄마는 큰 힘을 얻게 됩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마리아는 교회의 어머니로 나옵니다. 그리고 교회의 아버지는 그리스도이십니다. 엄마는 자녀들이 부족한 것을 금방 눈치 챕니다. 바로 혼인잔치에 술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당신 자녀들에게 달려가지 않습니다. 곧바로 예수님께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약간 부정적인 대답을 하시며 포도주를 주시기를 거부하십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기적을 강요하십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하면 당신을 사랑하는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녀들에게 포도주를 주시지 않을 수 없음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만큼 그리스도께 사랑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남편에게 먼저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그래서 당신의 자녀들인 교회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얻어주실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를 낳으면 아버지보다 아이에게 신경을 더 쓰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이것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아이를 위해서 아버지에게 더 신경을 써야합니다. 만약 둘이 이혼하게 되면 아버지의 부재로 가장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은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먼저 남편에게 인정받아야합니다. 그러나 인정받는 가장 빠른 길은 무엇이겠습니까? 겸손함입니다. 순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순종으로 아버지께 인정받으셨기 때문에 당신의 자녀들에게 생명의 빵이 되실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먼저 하느님으로부터 인정받으려고 노력합시다. 우리는 재료이고 우리로 양식을 만드실 수 있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만약 밀가루에 모래가 섞여 있다면 빵을 만들 수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생명의 빵이 되고 싶거든 먼저 나를 좋은 빵으로 만들어주실 수 있는 분께 인정을 받도록 합시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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