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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05 조회수724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8월 5일 연중 제18주일




I am the bread of life;
whoever comes to me will never hunger,
and whoever believes in me will never thirst.
(Jn.6,35)



제1독서 탈출기 16,2-4.12-15
제2독서 에페소 4,17.20-24
복음 요한 6,24-35

비행기가 이륙한지 1시간 쯤 지나자 스튜어디스가 음료수와 간식을 나눠줍니다. 그런데 한 할머니께서 자기는 음료수도 또 간식도 필요 없다며 거절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2시간쯤 지나자 이번에는 식사가 나오지요. 역시 스튜어디스가 식사를 나눠주는데, 이 할머니께서는 이번에도 식사가 필요 없다면서 드시지 않는 것입니다. 스튜어디스는 할머니에게 “왜 식사를 안 하세요?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돈이 아까워서 사먹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떻습니까? 비행기 안에서 주는 음료수와 간식, 그리고 식사를 돈 내고 사먹는 것일까요? 대부분 이미 비행기 표 값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돈이 아까워서 굳이 간식이나 식사를 피할 필요가 없습니다(하긴 예전에 어떤 항공을 타보니까 돈을 내고서 간식을 사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그런데 처음 비행기를 탈 때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저 역시 처음 비행기를 탈 때,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식사비를 따로 내는 것은 아닌지 혹시 신발을 벗고 타는 것은 아닌지 등등의 생각으로 불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님을 믿고 따른다는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은총과 축복이 주어지는 일입니다. 즉,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로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도 잘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주님을 믿고 따름 그 자체로 커다란 은총과 축복을 받을 수 있는데도 잘 모르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간직하면서 어렵고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직접 듣고 보았던 이천 년 전의 이스라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빵의 기적을 체험한 뒤, 호수 건너편으로 가신 예수님을 쫓아가며 함께하려 합니다. 예수님만 계시다면 굶어죽을 일이 없을 테니, 언제나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예수님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을 보면서 예수님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즉, 예수님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야 한다는 점에만 관심을 가졌지, 예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하느님의 일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하느님의 일을 해야 진정으로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님을 믿고 따른다는 것은 곧 주님께서 원하시는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주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고자 하는 것만으로는 주님을 진정으로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하느님의 일을 나의 몸으로 행하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갈 때, 생명의 빵을 얻게 되어 영원히 배고프지도 또 목마르지도 않을 가장 큰 선물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말하는 우리입니다. 그런데 혹시 말로만 하고 몸으로는 나의 욕심만을 채워서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는 어리석은 나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나에게 1은 누군가에겐 100이다. 그 1을 귀하게 여겨라(틱낫한).


가지런히 놓여있는 장독대. 내 마음도 가지런해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가?
 

어느 책에서 본 내용이 생각납니다.

한 늙은 인디언 추장이 자기 손자에게 자신의 내면에 일어나고 있는 ‘큰 싸움’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이 싸움은 또한 나이 어린 손자의 마음속에도 일어나고 있다고 했지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궁금해 하는 손자에게 설명했습니다.

“얘야, 우리 모두의 속에서 이 싸움이 일어나고 있단다. 두 늑대간의 싸움이란다. 한 마리는 악한 늑대로서 그 놈이 가진 것은 화, 질투, 슬픔, 후회, 탐욕, 거만, 자기 동정, 죄의식, 회한, 열등감, 거짓, 자만심, 우월감, 그리고 이기심이란다. 또 다른 한 마리는 좋은 늑대인데 그가 가진 것들은 기쁨, 평안, 사랑, 소망, 인내심, 평온함, 겸손, 친절, 동정심, 아량, 진실 그리고 믿음이란다.”

손자가 추장 할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추장은 간단하게 답했습니다.

“내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기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긴다는 말, 당연한 말이면서도 우리는 이 당연하고도 간단한 진리를 잊어버립니다. 당연히 좋은 늑대가 내 안에서 계속 이기도록 하기 위해, 좋은 것들에 관심을 갖고 또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를 잊어버리고 내 안에는 욕심과 이기심을 내세워서 나쁜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내 안에서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있나요? 나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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