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노아[9]일년 동안의 항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05 조회수528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렇지만 물은 땅 위에 백오십 일 동안 계속 불어났다.
사십 일 동안의 아비규환과 같은 대홍수 기간에 하늘위의 물은 다 쏟아졌을 것이다.
천둥 번개를 수반한 폭우는 지상의 모든 것을 쓸어내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하늘 아래 땅에서의 심연은 바다와 뭍 곳곳에서 여전히 물을 내뿜었다.
이리하여 오 개월 기간이나 물은 뿜어져 방주를 물 위로 떠다니게 하였다.

그때에 하느님께서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집짐승을 기억하셨다.
이 기억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그분의 인간 구원의 약속이행이다.
그리고 이 기억은 앞으로 무지개를 통해서
하느님과 노아와의 계약을 우리 인류가 기억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마련하실 것이다.
 

사실 하느님의 인류 구원 아니 그가 택한 백성의 기억은
앞으로도 성경을 통해서 우리에게 계속 나타날 것이다.
몇 가지 대표적인 기억의 사례를 소개하면
첫 째가 소돔의 멸망과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구원이다. ‘하느님께서 그 들판의 성읍들을 멸망시키실 때, 아브라함을 기억하셨다. 그래서 롯이 살고 있던 성읍들을 멸망시키실 때, 롯을 그 멸망의 한가운데에서 내보내 주셨다(창세 19,29).’

둘째가 라헬을 통해 야곱에게 요셉을 얻도록 함이었다. ‘그 뒤에 하느님께서 라헬을 기억하셨다. 하느님께서는 그의 청을 들어 주셔서 그의 태를 열어 주셨다(창세 30,22).’

그 세 번째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 종살이에서의 탈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느님께서 그들의 신음 소리를 들으시고,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맺으신 당신의 계약을 기억하셨다(탈출 2,24).’  

이런 그분의 기억이 없었다면 그 방주는 어찌되었을까?
아니 우리는 어떤 삶을 누리게 될까?
어쩌면 이건 인간적인 생각이다.
그분은 언제나 그분의 구원 계획에 포함된 것은
단 하나라도 결코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


노아가 승선한 그 방주도 그분은 결코 한 치의 눈도 딴 곳으로 팔지 않았으리라.
그 노도마냥 때리고 부수어지는 폭풍우와 해일이 엉키는 그 칠흑같은 어둠에서도
그분은 그 방주를 지켰으리라.
지구를 커다란 심연에 담겨두고는
그분은 그가 선택한 노아를 두고두고 기억하였으리라.

이 와중에서도 하느님은 백 이십년 전에 아무에게도 그 구체적 전모를 밝히지 않은
그가 생각하신 싹쓸이 계획을 이제 거의 마무리하시면서
최종 단계를 손수 점검하고 계셨다.
그 막바지 단계인 노아와 그 일행만이
새 세상을 천지창조 때 만든 그가 만드신 곳에 풀어 놓을 생각이셨다.

이제 스스로 만든 모든 피조물의 타락을 쓸어버리시고
그 심연위에 홀로 떠다니는 노아가 승선한 방주를 기억하신 것이다.
말이 방주이지 실은 ‘노아’였다.
그렇다고 노아는 그 방주의 선장이 아니다.
하느님이 손수 그 방주의 조타실의 선장이나 다름없었다.
노아 그는 다만 승무원에 불과했다.
 

이제 그분은 심연에 담긴 하나뿐인 지구를 제 모습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땅 위에 바람을 일으키시니 물이 내려갔다.
이 바람은 히브리말로는 ‘하느님의 영’이다.
창세기 천지창조 이전에 땅이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은 그 때에
어둠과 함께 심연을 덮고 있었던 그 하느님의 영이었다.(창세 1,2)


하느님의 리모델링 작업인 이 대홍수의 마지막 단계인 땅 위에서의 바람 일으킴은
이집트를 나오면서 홍해 바다를 건너는 그 모습이나 흡사하다.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
주님께서는 밤새도록 거센 샛바람으로 바닷물을 밀어내시어,
바다를 마른 땅으로 만드셨다.
그리하여 바닷물이 갈라지자,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 땅을 걸어 들어갔다.
물은 그들 좌우에서 벽이 되어 주었다.(탈출 14,21-22)’

심연의 샘구멍들과 하늘의 창문들이 닫히고 하늘에서 비가 멎으니,
물이 땅에서 계속 빠져나가, 백오십 일이 지나자 물이 줄어들었다.
그리하여 일곱째 달 열이렛날에 방주가 아라랏 산 위에 내려앉았다.
물은 열째 달이 될 때까지 계속 줄어, 열째 달 초하룻날에는 산봉우리들이 드러났다. 
 

노아가 육백한 살이 되던 해, 첫째 달 초하룻날에 땅의 물이 말랐다.
노아가 방주 뚜껑을 열고 내다보니 과연 땅바닥이 말라 있었다.
둘째 달 스무이렛날에 땅이 다 말랐다.
홍수가 시작되어 땅이 회복하기까지 1년 10일이 걸렸다.
둘째 달 열이렛날에 홍수가 시작되어 이날 땅이 말랐기 때문이다.
이 기간은 태음력 계산에 따르면 삼백육십오 일이다.
방주에서의 생활은 이보다 일주일 더 긴 지금의 일 년하고도 일주일이다.
장장 이 긴 기간 동안 방주에 머물게 한 하느님의 뜻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하느님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싹쓸이의 근본은 살덩어리나 다름없는 타락한 인류에게
정결을 요구한 최소한의 기간이 아니었을까?
새로 창조한 세상에서 영육간의 모든 것이 새로움에서 출발하기 위해서였다.

세상은 이제 정리될 것이다.
그렇지만 방주안의 그 모든 것들의 최소한의 정화 기간이 필요했다.
그 기간이 아무리 짧아도 일 년이리라.
이 기간은 어쩜 축복의 기간인지도 모른다.
성욕을 포함한 기본 욕구가 절제되는 이러한 정결이 지켜지면서
그들은 하느님이 의도하는 새로운 세례로 새 땅을 밟으리라.
 

대홍수의 끝은 노아의 방주가 아라랏 산에 닻을 내림으로 시작되었다.
바닷가 해안선이 아닌 산이다.
아마도 방주가 떠다닌 그 일대에서는 제일 높은 곳이리라.

[이어서 노아 제 10탄 '대홍수의 끝'이 계속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