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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나의 일만 생각하는 구나!'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08 조회수749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 18주간 목요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제1독서: 예레미야서 31,31-34   
복음: 마태오 16,13-23







베드로 사도

엘 그레코(Greco, El) , (1606), 톨레도 그레코 박물관

 


     <'나의 일만 생각하는 구나!'>

   어제 초등부 저학년 아이들과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성당 유치원 아이들과 풀장에 갔던 기억이 났습니다. 저는 유치부 아이들의 안전을 살펴야 하는 의무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허리까지 차는 물속에서 자기들끼리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그러던 중 한 아이가 수영을 하는지 얼굴을 물속에 묻고 팔을 허우적대며 저었습니다. 저는 풀장 밖에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냥 일어서면 물이 허리밖에 안 차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은 결코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유치원 선생님이 그 아이를 보고 바로 물로 뛰어들어 아이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아이는 사정없이 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선생님은 그럴 거면 뭐 하러 따라왔냐는 듯이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우는 아이를 안고, “아이들은 허리도 안 차는 물에서도 익사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무엇에 크게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 나는 모든 것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는구나!’였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판단하지 않고 내 입장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이 허리밖에 안 찬다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기준이지, 아이의 기준은 아닌 것이었습니다.

 

어제 신앙학교 하는 곳에 가 있는데 장례가 났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나이가 29살밖에 안 된 청년이 친구들과 물놀이 갔다가 익사했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그 집에 가서 집축복을 해 주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축복이 아니라 젊은 아들이 죽었으니 말입니다. 아버지는 아직 세례를 받지 않으셨지만 어머니는 열심한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죽은 아들은 냉담 중이었습니다. 어머니가 하느님을 매우 원망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미리 다녀온 수녀님의 말씀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수녀님이 어머니를 만나셨을 때, “내가 무슨 잘못을 그리 크게 했기에...”라고 한탄하셨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이런 악상 때에는 강론준비가 참 난감합니다. 하루 종일 그래도 위로의 말을 해 주는 강론이 되어야 할 텐데. 이 위기를 어떻게 잘 헤쳐 나가지?’라는 마음으로 조문을 갔습니다. 이런 때는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줄 알면서도 저는 절을 하고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말해버렸습니다.

제가 신앙학교 가 있는 데, 이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요.”

그러면서 속으로는 그런 말이 튀어나온 제 자신의 머리를 치며 바보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자녀를 잃은 어머니에게 내가 그 일 때문에 매우 놀랐다는 것이 위로가 되는 말인가?’

얼마나 힘 드셔요.”라든가 좋은 말도 많은데, 제가 놀랐다는 말을 통해,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강론 때문에 매우 고민이라는 것이 다 드러나 버린 것이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이 예루살렘에 올라가 많은 고난을 받고 돌아가셔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 때 베드로가 그런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방금 교회의 수장으로 세우시고, 하늘나라의 열쇠까지 주셨던 베드로를 사탄이라고 부르시며 이렇게 꾸짖으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느님 일보다는 자신의 일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사탄입니다. ‘자기중심적인 것이 곧 사탄의 본질인 것입니다. 그런데 저도 강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놀랐다.’는 말로 표현해 버린 것입니다.

저는 어머니의 마음보다는 이 상황을 어떻게 잘 풀어나갈까?’라는 내 자신의 생각만 해 온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 어머니 마음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랬더니 결국 지금 자녀를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어떤 말도 지금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상황인 것입니다.

그래서 장례미사 때,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지금은 제가 어떤 위로의 말씀을 해 드려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말씀드리고 나니 이것만큼 자녀를 잃은 어머니의 아픔을 잘 표현하는 말도 없다.’ 싶었습니다. 이런 말로 시작하여 상대의 마음을 더 이해해보려는 마음으로 준비한 강론은 무엇보다 제 자신이 먼저 만족스럽게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마 듣는 분들도 그러셨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교회의 수장이 된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하느님의 뜻은 두 번째였습니다.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것’, 이것이 사탄의 생각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상의 비오 성인은 자신의 자아마귀라고 했을 것입니다. 나보다는 항상 상대의 입장을, 사람의 일보다는 항상 하느님의 일을 먼저 생각하는 사탄이 아닌 천사와 같은 마음을 지닌 우리들이 되어야겠습니다.

 

 

 

 

<사랑의 능력>

어떤 사람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 면전에서 시중드는 위대한 대천사들 가운데 하나의 안내를 받아 하늘나라를 돌아보는 놀라운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는 경이로운 광경들을 수없이 보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광경은 그가 대천사와 함께 아주 멋진 골짜기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길을 걸어 내려가고 있을 때에 일어납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시력이 아주 좋아지기 때문에 그는 골짜기 건너 맞은편 산허리에서 일어나는 장엄한 광경을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골짜기를 향해 비스듬히 내려가는 길을 기쁨에 찬 무리가 거대한 행렬을 이루어 걸어가고 있습니다. 행렬 맨 앞에서는 수많은 케루빔과 세라핌이 각양각색의 천사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고 공중 제비돌기를 하면서 온 산을 황홀한 합창소리로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놀랍게도 다른 사람 아닌 아담과 하와가 따라가고 그 뒤를 아브라함과 사라, 이사악과 야곱과 그들의 아내들, 요셉과 모든 형제 등 성조들이 환희에 찬 모습으로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그 뒤로는 구약의 위대한 예언자들이 류트와 하프와 북을 들고 노래하고 춤추며 따라갑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는 네 복음사가, 곧 마태오와 마르코, 루카와 요한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오로 역시 성 스테파노와 손을 잡은 채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초대교회의 순교자 144인과 예로니모, 바실리오, 아우구스티노, 대 그레고리오 같은 위대한 박사들과 교부들이 나타납니다. 그 뒤로는 베르나르도, 브루노, 프란치스코, 클라라, 도미니코 같은 중세 성인들이 황홀한 합창에 목소리를 합하고 있고, 이어서 아빌라의 데레사와 십자가의 요한, 이냐시오 로욜라, 마리아 고레띠, 리지외의 데레사 같은 비교적 근대의 거룩한 성인들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 거대한 대천사 하나가 위풍당당하게 걸어내려오며 떡갈나무들이 바르르 떨 만큼 웅장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의 길은 너희 길과는 다르다. 하늘이 땅에서 까마득히 멀 듯이, 나의 길은 너희 길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우리의 여행자는 이 엄청난 광경에 놀란 나머지 넋을 잃은 채 꼼짝 못 하고 서 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왜 이 장엄한 행렬을 하는지 그 까닭을 알게 됩니다. 맨 마지막에 천상의 군대에서 가장 위대한 천사들 넷이 황금 가마를 어깨에 메고 산허리를 내려오는데, 그 가마 위에 더없이 아름다운 여인이 앉아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길을 안내하는 천사에게로 얼굴을 돌립니다. 이 여인이 틀림없이 하느님의 복되신 어머니일 것으로 생각한 그는 숨이 막힌 나머지 질문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저분은... 저분은...?” 그는 결국 말을 끝맺지 못하고 맙니다. 그러자 천사는 껄껄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니오, 아니오. 저분은 물리 슐츠요. 당신은 모르는 분일 거요. 저분은 당신이 살던 도시의 빈민굴에서 살았다오. 직업은 청소부였지만 무척 많은 사랑을 한 분이오. 여기에서는 가장 위대한 분들 가운데 한 분이지요.”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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