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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9일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09 조회수791 추천수17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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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일 연중 제18주간 목요일-마태 16장 13-23절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흔들리는 반석>

 

 

    인간이란 존재, 특히 저란 존재 가만히 살펴보니 때로 정말 별것 아니더군요. 오늘 떵떵거리지만 내일 어떻게 될 수 없는 존재, 작은 파도 앞에서도 크게 요동치는 조그마한 조각배 같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금강석보다 더 단단한 각오와 강한 결심, 대단한 결의로 혈서까지 쓸 정도로 기세등등했었는데, 오늘 정말 작은 풍파 앞에 정신 못 차리고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불같은 사랑도, 피를 나눈 우정도, 목숨 걸고 따랐던 가치관이나 이데올로기도 사실 기대할 것이 못됩니다. 인간 존재는 어쩔 수 없이 본질적으로 변화무쌍합니다. 세월의 흐름,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점점 퇴색되고 상대화되기 마련입니다.

 

    작은 목선을 타고 큰 바다로 나가본 적이 있습니다. 큰 삼각파도 한번 제대로 맞으면 배는 마치 쓰러질듯이 기우뚱거립니다. 큰 너울파도를 만나면 마치 놀이동산 바이킹이라도 타는 기분입니다. 처음 배를 타본 사람들은 멀미로 죽을 고생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번은 멀미로 죽을 고생을 다하고 있는 제가 무척이나 안 되어 보였던지 그 배의 선장이 제게 한 가지 노하우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멀미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서든 두 다리를 바닥에 붙이라고, 아니면 최대한 자세를 낮춰 배와 한 몸이 되라고, 바로 눈앞에서 포말을 만들어내는 파도, 심하게 흔들리는 뱃머리를 바라보지 말고 멀리 고정된 수평선을 바라보라고...

 

    우리 인생이 안정되지 않고 이렇듯 수시로 흔들리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기반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의 기초가 탄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노력이 한 가지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두 발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영원한 반석’이신 예수님의 손바닥 위에 고정시키는 일입니다.

 

    베드로 사도를 한번 보십시오. 그는 한때 정말 약했습니다.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방황도 고민도 많았습니다. 각고의 노력을 하고 처절하게 결심을 반복했지만 결국 나약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스승님을 배반하는 잘못까지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대단했습니다. 그 큰 죄책감, 그 큰 비참함, 그 큰 좌절감을 딛고 일어섭니다. 어떻게 해서든 예수님 곁에 머물러있고자, 그분 옷자락만이라도 잡고자 많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나약한 한 인간 베드로는 제자 중의 제자, 참 제자, 수제자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베드로 사도처럼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하는 사람 모두에게 하느님께서는 그 옛날 베드로 사도에게 하셨던 동일한 말씀을 우리에게 건네실 것입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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