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풀어 열게 하시어(마태 16, 13-23)

저희에게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 하신 주님!

주님 사랑으로의 가르치심이 하늘나라의 열쇠입니다.

저희에게 그 하늘나라의 열쇠를 쥐어주시고

수난을 예고하시며 부활의 신비로움을 가르치시니

저희들이 그 가르치심을 몰라 하느님 일의 걸림돌이 됩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 영광이 반드시 있사오나

그 영광을 누리며 보기까지의 여정에서 만나지는 모든 것들이

그 끝이 없을 것 같은 고난의 연속으로

뽑아도 뽑아도 어느 틈새 심어지고 자라난 풀들과 같습니다.

저희의 상처들과 죄들도 아름다운 화초들 사이에

돋아나는 풀처럼 뿌리까지 뽑고 뽑아도

바람 따라 날아오는 씨들로 또 심어집니다.

그 끝 날까지 부지런히 캐내고, 빈 공간에 사랑으로 가득 채워

하느님과 이웃과 함께하는 순간순간의 시간에서

사랑 없이 행하여 매어졌던 생각과 말과 행위는

다시 하느님의 사랑의 심성으로 풀어놓아 올립니다.

저희에게 매여 있던 상처들은 하느님 사랑으로 치유되고

저희가 매어 놓은 죄들은 하느님 사랑의 성사로 치유되어

하느님의 자비로우심만이 저희의 살아가는 길입니다.

하느님 자비로우심에 만나지는 고난들을 싫다하지 않게 하소서!

그 고난들의 여정에서 얻어지는 기쁨을 맛보게 하소서!

그 고난들의 끝에서 얻어지는 영광을 주님께 올리게 하소서!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하늘나라의 열쇠로

하느님과 함께 동반하는 삶으로 땅에 매여 있지 않으며

세상의 어떠한 유혹과 악에도 물들지 않아

모든 것을 사랑으로 풀어 열게 하시어

땅에서 만들어 놓은 하늘나라, 그대로 들어 올려지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