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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10 조회수711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제1독서: 코린토2서 9,6-10  
복음: 요한 12,24-26







예수님 십자가의 길

MEMLING, Hans 작, (1470-71),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

아카바라는 랍비의 예화입니다.

아카바가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준비물로 성경과 작은 등잔, 그리고 외로움을 달래줄 길동무로 개를 한 마리 데리고 떠났습니다.

밤이 되자 잠잘 곳을 찾았습니다. 마침 헛간 하나가 눈에 띄어 그리로 갔습니다. 헛간에 들어간 그는 아직 잠을 자기에는 이르다고 생각되어 등잔에 불을 켜고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말씀에 열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등불을 꺼버렸습니다. 캄캄해진 헛간 속에서 그는 하는 수없이 잠을 청했습니다.

그날 밤, 그의 주변에서는 나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개는 사나운 짐승에게 물어 뜯겨 죽어있었습니다.

아카바는 등잔만을 들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가까운 마을에 도착했을 때 마을이 쑥대밭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집은 모두 불타버렸고 시체들이 불에 탄 채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아카바는 아찔했습니다. 만약 등불이 바람에 꺼지지 않고 켜져 있었더라면 도둑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잃었을 것입니다. 만약 개가 살아 있었더라면 개 짖는 소리에 도둑에게 발견될 수도 있었습니다. 결국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등불이 꺼지고, 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 것도 잃지 않으려고 하다가 결국 가장 소중한 목숨을 잃게 됩니다. 만약 하느님께서 우리의 소유를 원하신다면 그것은 우리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의 삶에 집착하는 사람은 그래서 누구도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성 라우렌시오 부제의 축일을 지닙니다. 성 라우렌시오도 자신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성인이셨습니다.

라우렌시오는 부제였지만 지금과는 조금 달라서 당시엔 바로 교황에 오를 수 있는 교황 수위권이 있는 부제였습니다. 그는 교황 시스토 2세 밑에서 교회의 재정을 담당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로마 황제 발레리오는 지하무덤인 지금의 칼리스토 가타콤베에서 몰래 신도들과 미사를 지내고 있었던 교황 시스토 2세를 그 자리에서 살해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재정을 담당하고 있던 라우렌시오를 붙잡아 교회 재산을 반납하면 목숨을 살려주겠고 부자로 살게 해주겠다고 회유합니다. 라우렌시오 부제는 교회 재산을 정리하고 가져오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며칠만 기다려달라고 청합니다. 황제의 허락을 받은 라우렌시오 부제는 자신이 관리하던 모든 교회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줍니다. 그리고는 약속된 날 황제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데려가, “이들이 교회의 재산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교회의 재산은 물질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영혼들이기에 라우렌시오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속은 것에 대해 화가 난 황제는 라우렌시오를 자신이 보는 앞에서 석쇠에 구워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생선 구울 때 쓰는 것처럼 철망과 같은 석쇠 위에 올려놓고 밑에서 불을 때기 시작합니다. 산 채로 올려놓았기 때문에 매우 뜨거워야 하는데 라우렌시오는 오히려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황제는 불을 더욱 뜨겁게 올리라고 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라우렌시오는 크게 외칩니다.

이제 뒤는 충분히 구워졌으니 뒤집어 주시오.”

영원한 생명의 값은 바로 이 세상에서의 가장 소중한 것의 값과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하늘나라의 입장료를 내기 위해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밑천입니다. 죽어야만 사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1798년에 제너는 천연두로 죽어 가는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젖소에서 천연두의 면역성을 가진 우두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을 사람에게 주사하면 천연두 면역성이 생긴다는 것을 학회에 보고했습니다. 학회에서 마지막 실험 단계에 들어갔을 때 당시에 제일 유명했던 영국의 학계의 권위 있는 의사들을 위시해서 많은 동료 의사들은 질투와 시기에서 그를 비웃고 조롱했습니다. 그들은 시골뜨기 의사가 의학의 ABC도 모르고 하느님과 의학을 모독한다고 했습니다. 동물과 사람을 구별할 줄도 모르느냐고, 동물에게 실험한 것이 사람에게 적용이 될 수가 있겠느냐고 조롱을 하면서 그것을 없애 버리려고 했습니다.

만일 그 학회에서 그것이 부결이 되면 당시는 인체 실험이 매우 어려운 때이고 권위주의 시대였기 때문에 다시 빛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제너는 "여러분, 제 말을 들어 보십시오. 저는 23명을 실험했고, 낳은 지 열 하루밖에 되지 않은 제 아들에게도 실험을 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장내는 숙연해졌습니다. 인류에게서 천연두를 없애 버리기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된 것입니다. 밀알이 썩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생명은 죽음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초가 타지 않고 세상을 밝힐 수 없습니다. 소금이 녹지 않고 세상을 맛나고 상하지 않게 할 수 없습니다. 향이 자신을 태우지 않고 악취를 없앨 수 없습니다. 그러나 타지 않으면 더 이상 초가 아니고, 녹지 않으면 소금이 아니며, 태우지 않으면 더 이상 향이 아닙니다. 나도 내 자신을 태우고, 녹이고, 죽이지 않으면 결코 참 나의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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