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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대범함이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12 조회수880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19주일 월요일 


<사람의 아들은 죽었다가 되살아날 것이다.
자녀들은 세금을 면제받는다.>

       제1독서: 에제키엘 1,2-5.24-28ㄷ    
복음: 마태오 17,22-27







그리스도

 렘브란트 작, (1656), 베를린 국립 박물관

 


     <대범함이란? >

 삼국유사 <처용랑망해사(處容郞望海寺)>에 실린 처용이야기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신라 제 49대 임금인 헌강왕이 집권하던 시대였습니다. 사람들이 살림살이가 넉넉하고 항상 밝은 모습으로 나라가 부강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 날 헌강왕이 바닷가에 나가 산책하는데 동해 용왕이 음악 연주와 노래를 들려주고는 자신의 아들 한 명을 궁궐로 데려가기를 청하노니, 그가 바로 처용이었습니다.

헌강왕은 처용이 신라에 정을 붙이도록 신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을 아내로 삼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인이 너무 아름다웠던 게 탈이었습니다. 어느 날 처용이 밤늦도록 서울(경주)을 돌아다니며 놀다가 집에 들어가 보니, 자기 잠자리에 웬 다른 남자가 들어와 아내와 동침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용은 화를 내기보다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물러 나왔는데, 이것이 그 때 부른 노래입니다.

허이 허이! 서라벌 달 밝은 밤에, 밤이 새도록 노닐다가, 집에 돌아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두 개는 내 것인데, 나머지 두 개는 누구의 것인고! 원래는 내 것이었건만, 빼앗긴 것을 어찌해야할꼬.”

아내를 범하던 역신이 처용 앞에 무릎을 꿇고 그의 대범함에 감동하여 약속을 하나 하였다고 합니다. 어느 곳이든 처용의 형상이 있는 곳이면 그 문안에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고 맹세했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처용의 얼굴을 대문 앞에 그려 붙여 역신의 방문을 피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용의 대범함은 악귀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마귀들은 우리가 집착하는 것들로 우리를 죄짓게 만듭니다. 일단 무엇에 대해 집착하게 만들고, 결국 그것을 빼앗아서 분노를 일으키게 합니다. 그러면 사람은 저절로 자신을 망가지게 만듭니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저까지도 부러운 것 하나가 바로 대범함입니다. 손연재 선수가 연기 도중 실수를 하거나 신발이 벗겨져도 흐트러지지 않고 침착하게 끝까지 연기를 마치거나, 영국과의 축구경기에서 대부분의 관중이 영국인이었는데도 주눅 들지 않고 경기를 잘 펼친 대표 선수들이나, 양궁과 사격 등에서 끝까지 침착하게 과녁을 겨냥해 쏘는 모습들은 저까지도 저런 수련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만들었습니다. 대범함은 곧 훈련을 많이 받은 고수들이 갖출 수 있는 덕목 가운 데 하나입니다.

대범함은 모든 것을 그냥 무시해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작은 것까지도 따지고 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요한 것까지도 하찮게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두 극단은 모두 지양되어져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대범해질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목표를 위해서 작은 일에 대해서는 정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넘겨버리는 것이 대범함인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침해를 받으면 목숨을 걸 줄 아는 사람이 대범한 사람입니다.

 

오늘 예수님도 베드로가 성전 세를 거두는 사람들에게 세금 문제로 마음이 산란해져 돌아온 것을 잘 아시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세금을 내실 필요가 없는 분임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십니다. 성전의 주인이 성전 세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베드로의 성격이라면 그들에게 당장 뛰어가서 자신을 공격하려고 했던 사람들에게 그렇게 설명을 해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굳이 그들 비위를 건들 필요가 없다고 하시며 물고기를 잡아 그 입에서 동전을 빼 내어 그들에게 가져다주라고 하십니다. 굳이 그들을 대적하고 설명하고 설득하려고 하시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정도의 것은 그냥 넘겨버리시는 분입니다. 꼬장꼬장 따지지도 않고 그냥 넘겨버리십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뜻을 위해서는 목숨을 거는 분이십니다. 우리도 어떤 것에 목숨을 걸어야하고, 어떤 것은 그냥 넘겨버려야 하는지 잘 아는 그리스도의 대범함을 본받는 신자들이 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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