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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같은 소명, 같은 영광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14 조회수699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성모승천 대축일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복음: 루카 1,39-56






성모승천

 굴리오 로마노(Gulio Romano) 작, 바티칸 회화관 

 


     < 같은 소명, 같은 영광 >

이번 올림픽 축구에서 가장 억울할 선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일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이들은 아마도 아버지가 예전에 자신의 아들을 벤치에 앉아있게 할 거면 아예 불러들이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국가대표에 발탁이 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튼 그에게 지금 유럽 빅 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로서는 군대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했을 텐데 결과만 놓고 보면 올림픽 대표로 발탁되지 않았던 것이 매우 가슴 아픈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운동장에서 뛰어보지도 못하고 매번 벤치를 지키다가 마지막 단 4분만 뛰고도 군 면제를 받은 선수가 있는데 김기희 선수입니다.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홍명보 감독은 남은 교체선수 카드 한 장을 지금까지 한 번도 뛰어보지 못했던 김기희 선수를 위해 사용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단 1분이라도 승리에 공헌한 선수라야 군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분이라도 고생을 함께 했으므로 모든 공로를 나누어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시상식 때 참석을 하지 못하여 메달을 받지 못한 선수가 있는데 바로 경기가 다 끝나고 마지막 순간에 관중이 가져온 독도는 우리 땅이란 푯말을 들고 축하 세레모니를 했던 박종우 선수입니다. IOC는 스포츠에 정치적인 이슈를 부각시킨 박종우 선수의 메달을 보류하여, 결국 운동장에서 많은 시간을 뛰며 메달획득에 큰 기여를 했어도 마지막 순간 때문에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 세 선수들 모두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선수들입니다. 다만 이런 상황을 보니 우리 마지막 인생의 순간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최대한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자신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당연히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훌륭한 능력이 있어도 자의든 타의든 뽑히지 못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그 선수는 아무리 훌륭한 능력이 있어도 메달의 영광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당신 소명에 참여시키기를 원하셨습니다. 그 분은 공생활 처음부터 제자들을 모으셨고 제자들에게 당신 뒤를 잇도록 사제직을 제정해 주셨고 하늘나라의 열쇠까지도 주셨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도 혼자 하려하지 않으시고 키레네 사람 시몬이 당신 십자가를 대신 들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당신 소명에 참여해야 최대한 많은 사람이 당신 영광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이들을 부르시지만 정작 뽑히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입니다.

어쩌면 키레네 사람 시몬은 그리스도도 모르는 이였지만 아주 잠시 그분의 십자가를 공유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영광스럽게 교회에서 사랑받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마치 김기희 선수와도 같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조금만 나누어지더라도, 그래서 인류구원을 위해 조금만 노력했더라도 주님은 당신 영광을 똑같이 나누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처럼 마지막 순간에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을 포기하여 모든 것을 망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박종우 선수는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마지막에 그렇게 된 것만 보면 유다와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다도 아주 조금만 참았으면 되는데 그러지 못하여 그 분의 영광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승천의 근거는 성모님의 육체가 죄로 물들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인간의 몸이 썩게 된 것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이후에 내려진 벌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원죄가 없는 분이시라면 당연히 그 육체가 땅에서 썩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육체를 지니고 승천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육체는 당연히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 ‘내 주님의 어머니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이 인사말을 잘 새겨봅시다. 우선 성모님을 내 주님의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나의 주님이란 말은 이미 태중의 아드님 예수님을 자신의 하느님으로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누구입니까? 자녀에게 자신의 본성을 나누어주고, 태중에서 그 자녀를 자라게 하고, 또 태어나서는 성인이 될 때까지 잘 키워주는 분을 어머니라 하지 않습니까? 그리스도 또한 영혼과 육체를 지닌 온전한 인간입니다. 영혼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 당연하다면 육체는 마리아로부터 왔어야 마리아가 당연히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시는 것입니다. 육체까지도 하느님으로부터 왔다면 엘리사벳이 마리아를 주님의 어머니라고 부를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은 자신의 주님을 먼저 찬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먼저 여인 중에 복되시다고 하며 어머니께 먼저 인사를 드리고 다음에 아드님도 복되시다고 합니다. 이 말 중에는 어머니가 복되시니 그 육체를 받는 아드님도 복되시다는 뜻이 들어있습니다. 자녀는 어머니의 것을 받게 되어 있지, 그 반대가 아닙니다. 어머니가 원죄가 없으시나 아드님도 원죄가 없는 속죄제물이 되실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을 때 십자가의 상처를 지니고 계셨습니다. 이는 살아계셨을 때의 바로 그 육체를 지니고 부활하셨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육체로 승천하셨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모님의 육체 또한 하늘나라에 살기에 합당한 육체라는 증거가 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육체는 바로 성모님으로부터 받은 육체이기 때문입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성모님을 보고 이렇게 인사하였습니다.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분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십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것이 곧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성모님은 주님과 함께 계십니다.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는 뜻입니다. 이는 아직도 하느님이 거하시는 에덴동산에 계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 모든 소명을 마치고 하늘로 승천하시는 것은 그 고생에 대한 합당한 대가인 하느님의 영광을 받음을 의미합니다. 마찬가지로 성모님의 승천 또한 그리스도의 구원공로에 합당하게 참여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성모님이 가브리엘 천사의 말에 거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리스도께서 온전한 방법으로 세상에 내려오는 것이 불가능하셨을 것입니다. 또한 첫 기적을 하도록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으셔서 그분의 제자들이 그 기적을 보고 믿게 만드셨고, 마지막 순간까지 십자가 밑에서 아드님을 위로하셨으며,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신 후에도 교회에 남아 교회의 어머니로서의 마지막 소명을 수행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이전부터 하늘나라로 돌아가신 이후까지 어머니 마리아만큼 그분의 소명에 함께 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소명에 그분만큼 함께하지 못했으니, 그분의 영광을 온전히 나누어 갖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는 미래의 우리 모습입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구원공로에 참여하기만 한다면 이런 영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축구에서 벤치 신세만 지더라도 그 분의 소명에 함께하기 위해 교회 안에 머무르기만 한다면 결국 그리스도와 성모님의 영광스런 승천이 우리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그리스도께서 당신 영광에 참여시키기 위해 우리를 초대하고 있지만 끝까지 거부만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성모님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하며 그 소명을 받아들이셨기에, 승천의 영광도 함께 누리셨습니다. 성모님의 승천,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내리신 소명,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하신 그 분의 초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응답하고 있는가에 달린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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