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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모님께 효도하고 있는가?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15 조회수449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들은 겟세마니라는 곳으로 갔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기도하는 동안 너희는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하고 말씀하신 다음,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가셨다.
그분께서는 공포와 번민에 휩싸이기 시작하셨다.
그래서 그들에게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깨어 있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다음 앞으로 조금 나아가 땅에 엎드리시어,
하실 수만 있으면 그 시간이 당신을 비켜 가게 해 주십사고 기도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돌아와 보시니 제자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시몬아, 자고 있느냐?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
너희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 하시고, 다시 가셔서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그리고 다시 와 보시니 그들은 여전히 눈꺼풀이 무겁게 내리 감겨 자고 있었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분께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랐다.
예수님께서는 세 번째 오셔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있느냐? 아직도 쉬고 있느냐? 이제 되었다.
시간이 되어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마르 14,32-42)
 
아버지, 저는 지금 아버지께로 가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잘 아시다시피 저에게는 별로 시간이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의 목소리를 기억하십니까?
저가 다시 저를 소개할까요?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분명히 저를 알고 계시죠?
당신께서는 항상 저의 말을 들어주셨고
당신께서는 항상 무지개로 까마귀로 질병 등으로 저에게 인사하셨나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나이다.
지금은 당신께서 아무것도 제게 보여주시지 않는군요. ...... (12, part 2)
 
예수님께서 공포와 번민에 휩싸이기 시작하셨을 때 고뇌에 찬 이러한 기도를 드렸을지 모른다.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은 유대인들이 예배가 끝났을 때 사망한 근친(近親)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바치는 기도인 카디시(Kaddish)를 이용하여 아주 시적(詩的)이며 음악성이 높은 제3교향곡을 작곡했는데, 우리들이 죄 없는 예수님을 고통 받게 하고 죽게 만든 것을 노래하고 있다(역자 주; 유대인들은 효도를 못 받고 돌아가신 부모께 용서를 구하며 카디시를 기도했다. 부모께 효도를 다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효도를 다하라’는 십계명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이 제3교향곡은 암살당한 케네디 대통령에게 헌정되어 연주되자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평생 아버지의 사랑을 느껴오셨던 예수님께서 지금 겟세마니 동산에서 울부짖으시면서 아들을 알아봐 주십사 하고 애원하실 수 있을까?
 
평생 아버지와 하나가 되시어 말씀하시고 행동하신 예수님께서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는듯한 말씀을 하실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느끼셨던 두려움과 고통, 혼란, 외로움, 의문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인간이 외로움과 두려움의 심연에 빠지게 되면 헛소리 비슷한 것을 하게 되는데 이 고통의 절규는 아이러니하게도 영웅적 행동이나 아주 기발한 독창적인 생각을 보여줄 때가 많다. 마르코가 예수님의 고통을 그린 이 대목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아버지에 대한 믿음과 사랑밖에 볼 수가 없다. 역사를 보면 우리 선조들이 자신의 능력이나 처해있는 상황을 잘 인식하여 자신의 요구나 단점·감정·충동 등을 받아들이는 자아 수용과 초탈(超脫, *)에 이르기까지 처절한 싸움을 해온 것을 알 수 있다.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예루살렘을 지나 겟세마니 동산에 들어가시어 진심으로 하신 이 그리스도의 기도는 당신을 초탈의 경지로 상승시키신 기도였다. 예수님께서는 혼자 버려진 듯한 이 황량함 속에서 마지막으로 생명의 의미를 아시려고 하셨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앞두고 생명이 왜곡된 인과(因果)인 인간의 죄와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짐을 뼈저리게 느끼셨던 것이다. 예수님의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모든 피조물로부터의 떠남은 예수님의 마음을 비우게 함으로써 당신을 인간의 속죄제물로 내놓으시면서 후손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셨던 것이다.(이사 53,10) 항상 하느님께서 당신 곁에 계신다는 것을 느끼신 예수님만이 인간의 죄에 대한 공포와 죄의 비극을 이해하실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신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을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매도했다는 것을 아시고는 외롭게 느끼시고 하느님께 버림 받으신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부터 버림 받으신 것을 깨달으신 것이었다.(이사야 53,4)
 
예수님께서는 온몸에 상처를 입으시고 기진맥진하게 되시어 텅 빈 어둠 속으로 ‘아빠’라는 한 말씀만 하셨다. 하늘에서 오신 예수님께서 죄로 물든 이 세상에 오시어 오로지 죽음만이 있는 구멍에서 보호 받기를 바라고 계신 것이었다.(64, p. 223)
‘아빠’ – 죄의 어둠을 물리치시지 못한 절규.
‘아빠’ – 자비와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절규.
‘아빠’ –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맡기시기 전의 마지막 절규.
 
예수님께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맡기실 때의 제자들의 모습은 너무나 상반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용감하게 어둠 속으로 들어가셨지만 제자들은 밤새도록 잠만 잤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죄를 짊어지셨다.(이사 53,11)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심으로써 하느님의 계획을 끝내시었다.
예수님처럼 초탈하게 되면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을 받게 된다. 그때까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지만 예수님을 죽음에 넘겨주시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힘으로 부활하시어 배신자들을 보시면서 “일어나 나와 함께 가자!”하고 말씀하시고 계신다.
 
우리 모두 주님을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는가? 그런데 부모님뿐만 아니라 ‘아빠’께 효도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고백성사를 하지 않고 있다.
(역자 주; 14세기의 독일의 신비사상가며 또한 도미니코 수도회의 탁월한 영적 지도자였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t, 1260-1328)는 우리 인간의 영적 성장의 최고 목표를 인간의 온전한 자유의 성취 곧 우리 영혼이 완전한 ‘초탈’(detachment, 모든 얽매임과 집착에서 자유롭게 됨)의 경지로 보았다).
 그에 따르면, 초탈은 철저한 자기 비움과 자기부정을 통하여, 우리 영혼이 무 정념(情念), 무심(無心), 무아(無我, Selfless)의 경지에 이름을 의미한다. 즉 초탈은 자신의 모든 사념(邪念)들과 집착(執着, cravings)들을 다 버리는 일 즉 자기의 마음을 온전히 비우고 닦아서 우리의 영혼이 맑은 샘물처럼 깨끗하게 정화되어짐을 의미한다
.  
 따라서 그에게 있어서 초탈은 자신에 대한 전적인 부정 곧 철저한 자기부정을 의미하며, 또한 이 세상과 모든 피조물들로부터의 분리(초월)를 의미한다. 피조물을 멀리하는 것은 이 세상에는 의롭게 사는 피조물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이 세상과의 분리(초월)로부터의 분리(초월)까지를 의미한다. 이것은 부정의 부정(negation of negations) 곧 이중부정(double negation)으로서, 이 세상에 대한 모든 집착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놓아버림)을 의미하는 것이다. 에크하르트는 초탈의 경지 즉 완전한 초탈의 상태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완전히 초탈된 사람은 어떤 것에도 관심(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며, 어디에 속하거나 있으려 하지도 않으며, 무엇을 가지려 하거나 되려고 갈망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다만 자기 자신(존재) 그대로 있으려 하며, 무엇을 사랑하거나 미워하지도 않으며, 오직 하나로 같은 것으로 있기만을 바랍니다. 왜냐하면 이 것이나 저것이 되기를 원할 때 자기 밖의 무엇을 갈구하게 되지만, 초탈된 사람은 자기 밖의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Jaqueline Syrup Bergan과 Marie Schwan의 『Surrender』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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