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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네 자신도 죄인임을 알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15 조회수685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내가 너에게 말한다.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복음: 마태오 18,21-19,1






십자가에 못박힘

조토(Giotto) 작, (1302-1305), 파도바 아레나 경당
 
 


     < 네 자신도 죄인임을 알라. >

얼마 전에 운전을 하다가 어떤 아주머니에게 욕을 먹었습니다. 사실 저는 크게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제가 1차선에서 달리다가 속도를 좀 줄이기 위해 2차선으로 아무런 차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깜박이를 넣고 천천히 차선을 바꾸었는데 제 뒤에서도 3차선에서 빠르게 돌진해 오던 아주머니가 앞 차를 추월하기 위해 자신도 2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한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차선을 변경하는 것을 보지 못해서 제 차 뒤에 막혀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크게 크락션을 울리고는 1차선으로 들어와 창문을 내리고 도대체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하며 쏘아붙였습니다. 정말 사나와 보였습니다.

오히려 전방주시 태만으로 제 차 뒤를 박을 번 한 것이 자신인데도 무조건 화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길 위에서 자세히 설명을 드릴 수도 없고, ‘혹시 내가 잘못했나?’하며 머뭇거리고 있는데, 그 분은 창문을 다시 올리고 제 갈 길을 가 버렸습니다. 황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상하게 이웃이 나에게 잘못하는 것은 잘도 보이는데 내가 잘못하는 것들은 잘 보지 못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자신들이 잘못한 것들보다는 상대가 잘못한 것을 더 크게 보고 그 상대의 탓을 하게 된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태리에서 운전할 때 저도 그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다혈질이어서 무조건 남의 탓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은 제 차선으로 열심히 가고 있는데 한 차가 옆에 붙더니 창문을 내리고 소리를 막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 앞에 고장 난 차가 있어서 제 앞으로 끼어들려 했는데 제가 양보를 안 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차 앞에 고장 난 차가 있는 것도 몰랐고 제 앞으로 끼어들려고 하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냥 제 차선으로만 간 것인데, 양보를 안 해 주었다고 욕을 먹은 것입니다. 그 차선을 탔던 것은 자신의 탓인데도, 다른 차선으로 주행하는 사람이 자기에게 양보를 해 주지 않았다고 쫓아와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는 것입니다.

그 이후로는 저도 이태리 사람들에게는 조금 사나와졌습니다. 젊은 여자가 모는 차와 접촉사고가 있을 뻔 했는데, 먼저 여자가 시비를 걸기에, 저도 마구 쏘아붙였습니다. 제가 차에서 내리려는 시늉을 하자 여자는 겁을 집어먹고는 도망쳐버렸습니다.

그런데 다음에 그 길에 다시 가보니 제가 조금 더 잘못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가 얼마나 억울했을까?’하면서 고해성사도 보았습니다.

 

그 때의 일이 기억이 나니 좀 전에 나에게 쏘아붙인 아주머니도 그 이전에 남자들에게 많은 욕을 먹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분풀이가 나에게 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태리에서 저도 그랬던 적이 있음을 생각하니 화가 가라앉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하루에 일곱 번만 용서해 주면 되느냐고 예수님께 질문합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인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그 사람이 가리옷 유다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네 자신을 알아라. 너도 죄인이다.’라는 것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 예화를 하나 들려주십니다.

일만 탈렌트를 탕감 받은 사람이 백 데나리온 빚진 친구를 감옥에 가두었다는 내용입니다. 일만 탈렌트는 우리나라 돈으로 따지면 수조원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갚을 수 있는 액수가 아닙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값입니다. 그 분의 피로 우리로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죄가 용서받기 때문입니다. 백 데나리온은 수백만 원 정도이고 이는 인간끼리 잘못할 수 있는 액수입니다. 따라서 하느님께 죄를 용서받는 사람이 이웃의 죄를 용서하지 못하면 하느님께서 다시 그 사람의 죄의 용서를 철회하신다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을 용서하니까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시는 것입니다. 먼저 내가 하느님께 죄의 용서를 받는 죄인임을 깨달아야 이웃도 용서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한 신부님이 저에게 이런 고해성사를 보았습니다. 고해의 비밀이긴 하지만 저에게 고해를 한 사제가 누군지 모를 것이고, 또 큰 잘못이 아니며, 사제들은 어떤 고해를 하는지 궁금해 하실 수도 있으니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저도 복사를 서 보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복사서는 모습을 보면 참 귀엽습니다. 틀리지 않기 위해서 식은땀까지 흘리는 아이들은 실수를 하더라도 예뻐 보입니다. 그러나 개중에는 장난으로 성의 없이 복사를 서는 아이들도 가끔은 있습니다. 그러면 사제들은 미사전례에 집중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그 신부님이 미사를 하는데 그 날도 한 말썽꾸러기 녀석이 복사를 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체를 올렸는데도 종을 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신부님은 가뜩이나 그 아이 때문에 미사 때마다 분심이 들었는데 그 때는 정말 화가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도 성체를 바라보지 않고 복사서는 아이를 노려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사를 드리는데 아이가 잘못한 것보다 신자들이 보라고 거양성체를 하면서 정작 자신은 아이를 노려본 것이 큰 후회가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으니 미사 끝날 때쯤엔 아이에 대한 원망이 많이 누그러졌다고 하였습니다. 용서의 시작은 바로 이것을 아는 것입니다.

나도 잘못하는데!’

 

소크라테스는 네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했습니다. ‘네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음을 깨달으라.’는 뜻입니다. 오늘 예수님도 우리 자신도 똑 같은 죄인임을 알라고 하십니다. 우리들도 우리 자신이 같은 잘못을 범하고 있는 죄인들임을 인식하여 용서 못하는 사람이 절대로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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