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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16일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16 조회수835 추천수17 반대(0) 신고


8월 16일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 마태18,21-19,1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왕관을 하느님께 봉헌한 스테파노>

 

 

    동유럽 내륙의 작은 나라 헝가리는 우리와는 지리상으로 너무 멀어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꽤나 생소한 느낌을 주는 나라입니다.

 

    그렇지만 헝가리는 멋과 맛, 운치가 있는 동유럽 관광의 명소이기도 합니다. 요한 스트라우스가 지휘하는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강’을 듣노라면 고풍스런 도시 부다페스트의 그림 같은 정경이 떠오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헝가리의 스테파노(헝가리에서는 성 이슈트반이라고 부름)는 천 년 전 이 나라의 초대 왕으로 등극하게 되는데 왕위에 착좌하면서 가톨릭을 국교로 정하고 왕국을 하느님께 봉헌한 특별한 왕으로 유명합니다.

 

    스테파노가 보여준 여러 가지 덕행 가운데 출중한 덕은 온유와 겸손의 덕이었습니다. 왕은 누구에게나 친절했으며 복장도 번쩍번쩍 화려한 옷, 튀는 옷이 아니라 아주 소박한 옷을 즐겨 입었습니다. 때로 가난한 백성들에게 직접 준비한 선물을 나누어주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테파노는 무척이나 관대했습니다. 그도 세상을 통치해야하는 왕이었던지라 불가피하게 군대를 동원할 순간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공포하고 나자 몇몇 영주들이 즉시 반기를 들었는데, 군대를 파견하기 전 스테파노는 제일 먼저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를 올렸으며 성모님과 성인들의 전구를 청했습니다. 그리고 승리 후에도 패장들을 관대하게 끌어안는 관대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성덕이 출중했던 지셀라(독일의 황제 하인리히 2세의 여동생)를 왕비로 삼아 서로의 신앙 성장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스테파노 못지않게 출중한 성덕을 엿보인 아들 에메리코(나중에 그 역시 성인품에 오름)와 더불어 헝가리의 성가정을 건설했습니다.

 

    그들은 새롭게 출범하는 헝가리 왕국 안에 수많은 교회와 수도원을 설립하는가 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아낌없는 자선을 베풀었습니다.

 

    스테파노는 이웃의 필요성에 언제나 활짝 열려있던 현대 성인의 선구자였습니다. 그는 세상과 하느님 나라를 자신의 생애 안에 잘 조화시킨 앞서간 성인, 자신의 왕관과 자신에게 맡겨진 백성을 하느님께 봉헌한 참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스테파노 왕이 각별히 모신 주보성인은 성모님이셨는데, 스테파노는 전 국민에게 성모님을 공경하도록 적극 권장했으며 성모승천대축일을 국경일로 정했습니다.

 

    1001년 스테파노가 정식으로 헝가리의 왕으로 착좌하는 대관식이 거행되었는데, 스테파노는 자신의 머리 위에 씌여질 왕관을 당시 교황 실베스트로 2세 교황으로부터 받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이는 스테파노가 헝가리가 자신의 왕국이 아니라 하느님의 왕국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천명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왕관은 그 후 대관식때 마다 사용되었는데, 현재는 헝가리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는 새롭게 시작하는 헝가리 왕국을 반석처럼 튼튼한 그리스도교 가치 위에 건설하고자 노력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스테파노는 가톨릭교회의 수장이자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과의 견고한 유대 안에서 헝가리 왕국을 이끌어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성모님을 향한 신심이 남달랐던 스테파노였기에 1038년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에 선종했으며, 1083년에 그레고리오 7세 교황으로부터 시성되었습니다. 그의 유해는 부다페스트 성모 성당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스테파노가 자신보다 7년이나 먼저 세상을 떠난 에메리코에게 보낸 편지 안에는 그의 탁월했던 신앙심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천천히 읽어보면 아들에게만 쓴 것이 아니라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 오늘을 살아가는 바로 나를 위해 남긴 편지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의 기쁨이요 후손들의 희망인 내 아들아, 너에게 권고하고 명한다. 만사에 모든 이에게 자애심을 보여주어라. 억압받는 모든 이들에게 동정심을 베풀어라. ‘내가 바라는 것은 제사가 아니고 자비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의 본보기를 언제나 명심토록 하라. 세력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세력 없는 사람들도 참을성을 가지고 대하라.

 

    잘될 때 교만해지지 말고 역경에 처할 때 실망하지 않도록 굳건한 사람이 되어라. 하느님께서 현재와 후세에 너를 높여 주시도록 네 자신을 낮추어라. 중용지덕을 지니도록 하여라. 어떤 사람이건 너무 지나치게 처벌하거나 단죄하지 말거라. 온유한 사람이 되어 정의를 거스르는 것을 피하여라. 성실히 처신하고 누구에게도 수모를 주지 말거라.”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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