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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용서의 전문가는 누구일까요?
작성자이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16 조회수383 추천수1 반대(0) 신고
 
    
    용서의 전문가는 누구일까요?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
                     (마태 18,21-35)
    
    중세기 이탈리아 화가 
    페루기니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습니다.
    평소의 고백성가에 대해서 
    많은 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벌을 받을까 겁이 나서 
    고백성사를 보고자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경우에는 
    아예 성사를 보지 않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다만 벌을 받을까봐 하는 고백성사는 
    하느님의 징벌을 막아주는 
    보증서로 전락되어 
    하느님의 자비보다는 사제의 사죄에 대해 
    더 신뢰하게 될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었입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임종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때 그의 부인이 
    고백성사를 안 보고 죽는 것이 
    두렵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때 페루기니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습니다.
    "여보, 난 평생 동안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소. 
    내 전문직인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고 
    화가로서 제법 뛰어났었다고 자부하오.
    하느님의 전문은 용서하시는 일인데 
    그 하느님께서 내가 화가로서의 
    전문직을 잘 해왔듯이 
    당신의 전문 일을 잘 하신다면 
    내가 두려워할 까닭이 없지 않겠소."
    
    베드로가 
    "주님, 형제의 잘못을 일곱 번 용서해 주면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을 때 주님께서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번이라도 용서하여라." 
    라고 말씀하신 것은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서 
    그 말씀을 '7×70 =490',
    그러니까 490번을 용서해야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주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이웃의 잘못을 무한대로 용서하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주님께서 친히 가르쳐주신 기도문에도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저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마태6,12)라는 구절이 있습니다만
    
    우리에게 잘못한 형제를 
    무한정 용서하라는 말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너희가 남을 용서할 수는 없다."는 
    진리를 가르치기 위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내가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사랑의 행위인 것 같지만
    실은 교만인 것입니다.
    내가 어떻게 남을 용서할 수가 있겠습니까?
    내가 남을 단죄할 수 없듯이 
    내가 남을 용서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 앞에 있어서는 
    이미 '용서받은 자'들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용서는 
    '내가 너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이미 용서받은 
    너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너를 용서한다면 베드로처럼 
    일곱 번도 용서할 수 없겠지만
    그 형제가 이미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은 존재임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수만 번이라도 
    너를 용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친히 우리에게 
    용서의 모범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주님께서는 죄도 없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실 때
    
    "나는 너희를 용서한다."고 말씀하시지 않고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루카 23,34)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용서야말로 하느님이 하실 수 있는 
    일임을 분명히 가르치고 계신 것입니다.
    
    하느님은 화가 페루기니의 말처럼 
    용서의 전문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도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될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웃이 이미 
    아버지로부터 용서받았으니
    저희도 아버지의 용서를 배우게 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가난한 자입니다(아름다운 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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