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심 성월 - 예수 성심 신심의 역사와 의미
예수 성심은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 - 예수 성심을 묵상하는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교회는 6월 예수 성심 성월을 보내고 있다. 6월 한 달간 미사 전후로 예수 성심 성월 기도(예수 성심께 천하만민을 바치는 기도)를 바치고 성시간과 성체강복, 성체현양대회 등 신심 행사를 연다. 예수 성심이란 무엇이고 교회는 언제부터 예수 성심을 특별히 공경하기 시작했을까. 심장은 몸에서 생명의 원천이다. 심장이 없으면 살아 숨 쉴 수 없다. 심장은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뜻하기도 한다. 예수 성심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마음, 사랑을 가리킨다. 예수 성심에는 강생의 신비와 수난, 죽음, 성체성사 등을 통해 보여준 하느님의 사랑이 담겨 있다.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당신 외아들마저 기꺼이 내어주신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 바로 예수 성심이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요한 7,38-39)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요한 19,34) 예수 성심을 공경하는 신심은 이 성경 말씀과 관련이 깊다. 교부들은 예수 성심을 모든 은총의 근원으로 해석했다. 예수의 마음에서 구원의 생명수가 흘러나온다고 생각했다. 창에 찔린 예수의 심장에서 물과 피가 나오는 걸 천상 보화의 창고에서 무수한 은혜가 쏟아져 나온 것에 비유했다. 심장에서 흘러내린 물은 세례성사를, 피는 성체성사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심장에서 교회가 생겨났다고 생각했다. 비오 12세 교황(재위 1939~1958)은 회칙에서 “구세주의 상한 성심에서 구원의 성혈을 나누어 주는 교회가 탄생하였다”고 표현했다. 예수 성심에 대한 공경은 중세기까지 주로 개인적이고 주관적 차원으로 머물렀다. 17세기 성모방문수녀회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수녀(1647~1690)의 환시가 교회로부터 인정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알라코크 수녀는 1673년 말부터 1675년까지 수십 번에 걸쳐 예수 성심 발현을 체험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를 악마의 활동이라 수군거렸다. 하지만 예수 성심은 수녀를 통해 △ 예수 성심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상징임을 알릴 것 △ 특별히 예수 수난을 묵상하는 성시간을 갖고 상처 입은 성심을 위로할 것 △ 예수 성심을 기리는 특별한 축일을 지낼 것 등 계시를 전했다. 수녀가 계시를 세상에 알릴 수 있었던 것은 환시의 진실성을 믿어줬던 고해 사제 콜롱비에르 신부의 도움이 컸다. 알라코크 수녀와 콜롱비에르 신부는 각각 1920년, 1992년 성인품에 올랐다. 비오 9세 교황(재위 1846~1878)은 1856년 예수 성심 축일을 보편 교회 축일로 확대했고 비오 12세는 예수 성심 성월을 중요하게 여기며 신심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오늘날 예수 성심 신심은 인간을 사랑하는 예수님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자세로 나타난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6월 16일, 유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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