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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봉헌(奉獻)-추종(追從)-성숙(成熟) - 8.2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20 조회수386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8.20 월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1090-1153) 기념일

 

에제24,15-24 마태19,16-22

 

 

 

 

 




봉헌(奉獻)-추종(追從)-성숙(成熟)

 

 

 

 

 



가끔 피정하시는 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천국 문에 들어갈 때

  주님은 우선 나를 닮았는지, 또 부부는 서로 닮았는지 봅니다.

  서로 닮았을 때 주님을 닮은 것이 되고 이어 천국 문 통과입니다.”

 

이야기하면 대부분 웃으며 공감을 표합니다.


깊어가는 사랑의 관계와 더불어 닮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참 재미있는 것이 사랑하는 연인들을 봤을 때

첫 눈에 ‘아, 서로 닮았구나.’

또 간혹 결혼 주례를 설 때도
신혼부부를 보며 ‘아, 서로 닮았네.’

탄성을 발할 때도 있습니다.

이래서 천생연분이라 하는 것 같습니다.

 


세월과 더불어 사랑의 관계 깊어갈 때

점점 서로 닮아 한 몸이 되는 부부입니다.


부부가 닮아가는 원리나 신자들이 주님을 닮아가는 원리도 똑같습니다.

진정 주님과 사랑의 관계가 깊어갈 때

주님과는 물론 서로도 닮아간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봉헌으로 주님을 따를 때 성숙되어 주님을 닮아갑니다.

바로 이게 우리의 역동적 영적여정입니다.


오늘은 ‘봉헌-추종-성숙’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이 몸과 이 마음 다한다 하여도,

  내 마음의 바위, 나의 몫은 항상 하느님,

  …하느님 곁에 있는 것이 내게는 행복,

  이 몸 둘 곳 하느님,

  나는 좋으니 하신 일들 낱낱이 이야기 하오리다.”

 

아침 성무일도 시편 중 마음이 새롭게 와 닿은 구절입니다.


하느님과 깊어가는 사랑의 봉헌 중에 주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 분명히 핵심이 잘 들어납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시편73장 참조).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으로 번역된

희랍어 테레이오스(teleios)는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to be perfect)’

뜻이 있는가 하면

‘성숙한 사람이 되려거든(to be mature)’ 뜻도 있다 합니다.


여기서 연상되는 게 봄-여름-가을이 되어 성숙하여

둥글게 익은 원숙(圓熟)한 가을 과일 열매들입니다.


바로 주님과의 깊어가는 봉헌의 사랑 중에

익어가는 원숙한 인격을 상징합니다.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희사하는 것이 바로 봉헌이자

그런 후에 당신을 추종할 때 비로소 원숙한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봉헌과 추종’ 이게 부자 청년에게 부족한 것 하나였습니다.

계명을 잘 지켰지만

사랑의 봉헌을 통한 주님과의 인격적 관계는 참 얕았습니다.

계명을 지키는 것만 몰두했지

주님과의 관계는 까맣게 잊고 지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영원한 생명에 대한 끊임없는 기갈(飢渴)입니다.


주님이 바라는 바는 사랑의 ‘포기(giving up)’를 통한

내적 ‘성장(growing up)’입니다.


사랑의 봉헌 중에 성장 성숙해 감으로 당신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주님은 십계명에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는 계명을 첨가하여

부자 청년에게 이 계명의 철저한 실천을 명령하십니다.

 


사랑의 봉헌과 더불어 주님을 추종하지 않고는 성장, 성숙은 요원합니다.

영원히 제자리걸음입니다.

액세서리 신앙을 탈피할 수 없습니다.

바로 부자 청년이 그랬습니다.

재물이 많았기에 슬퍼하며 주님을 떠난 젊은 부자입니다.

주님을 닮아감이 영원한 생명입니다.

사랑의 봉헌에 이어 주님을 추종함으로 성숙하여

주님을 닮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부자 청년입니다.


복음의 부자 청년은 사랑의 봉헌에 실패했지만

1독서의 에제키엘은 성공했습니다.

에제키엘은 성숙한 신앙인의 모범입니다.

부자 청년에게 많은 재물이 그의 분신과도 같았다면

에제키엘에게는 그 아내가 그의 분신이었습니다.

 


“사람의 아들아,

  나는 네 눈의 즐거움을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너에게서 앗아 가겠다.

  너는 슬퍼하지도 울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마라.”

 


사랑하는 아들 이사악을 하느님께 봉헌한 아브라함처럼

에제키엘도 사랑하는 아내를 하느님께 봉헌한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내가 죽자 분부 받은 대로 주님의 말씀을 전함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회개의 예표 역할에 충실했던

성숙한 에제키엘 입니다.

 


“나 이제 너희의 자랑스러운 힘이고 너희 눈의 즐거움이며,

  너희 영의 그리움은 나의 성전을 더럽히겠다.”

 


사랑의 포기를 통한 봉헌과 더불어

항구히 주님을 추종할 때 성숙되어 주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더욱 봉헌-추종-성숙의 여정에 충실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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