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누가 부자인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20 조회수930 추천수17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 20주간 화요일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복음: 마태오 19,23-30







그리스도

 렘브란트 작, (1661), 

 


     <누가 부자인가?>

       신학생 때 2주간 행려자들을 위한 서울에 있는 한 무료급식소에서 봉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실 무료급식소라고는 하지만 돈을 200원씩 받았습니다. 없는 사람은 안 내도 되지만 아예 받지 않으면 행려자들의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입니다. 먹을 것이 없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거저 주면 고마워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자존심 때문에 거저 받는 것을 기분 좋아하지 않는 것입니다.

가끔 식사 후에 그들끼리 밖에 나가 싸웁니다. 저는 싸움을 말리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싸움은 신문지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들에겐 이불 역할을 하는 그런 신문지가 전 재산입니다. 한 노숙자는 신문지를 많이 가지고 있었고 한 사람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 없는 사람이 많은 사람 것을 하나 슬쩍 한 것입니다. 새 신문을 사도 몇 백 원 안 되는 것이지만 욕심 때문에 몸까지 상해가면서 서로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과연 그들이 가난한 사람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답은 아니다.’였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을 버리지 못하고 자존심을 세우고 있었고 재물 같지도 않은 재물에 집착하는 부자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재산을 버리기를 원치 않아서 우울하게 돌아가야 했던 부자청년처럼 그들의 인생이 우울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부자가 하늘나라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십니다. 즉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부자는 자신 안에 너무 많은 것은 넣어두어서 하느님나라인 그리스도를 넣은 공간이 없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부자는 한 마디로 말하면, ‘라는 말을 많이 쓰는 사람입니다. 그 중에서도 내 것이란 말을 많이 쓰는 사람이 부자입니다. 왜냐하면 내 자신만큼 하느님나라의 공간은 잡아먹는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 ‘내 것이란 말을 많이 쓰는 동시에 자존심이 강합니다. 자아가 자신을 점령해버리면 그 자아는 자존심이란 이름으로 자신을 보호하려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신학생 때 유학을 나와서 두 달 동안은 한국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외국 학생들과 이태리어를 배웠습니다. 이태리어를 한국에서 하고 나온 것이 아니기에 서로서로 말도 안 통해서 답답했고, 또 무더운 날씨에 아프리카 신학생, 인도 신학생과 함께 작은 한 방을 써야했습니다. 그 더운 여름에 서로 다른 몸 냄새를 내는 사람들이 함께 방을 써야한다는 어려움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것까지는 다 괜찮은데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사유재산 개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아프리카 친구들은 네 것 내 것 없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가져다 쓰고는 마치 자기 것인 양 되돌려주지 않았습니다. 내 물건이 없어져서 불편해하고 있을 무렵 아프리카나 인도 친구가 자기 것인 양 당당히 쓰고 있는 모습을 볼 때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돌고 돌다보니 내 것이 분명한데도 빌려서 써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나의 것에 대한 집착이 커졌습니다.

어느 날 하도 답답하여 한국에 전화를 걸어 한 후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상대방이, “왜 이렇게 내 것이란 말을 많이 하세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말하는 중에 계속, “내 것인데 저들이 써서 안 가져다주고,...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이란 말들을 많이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이 멍하였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모든 것, 생명까지도 모두 주님께서 주셨으니 나의 것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며 살려고 했었는데, 저도 모르게 내 것을 계속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무언가 불만족스러울 때 내 것을 더 많이 찾게 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불만족스러운 것은 다른 나라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영어, 불어, 스페인어 등으로 소통이 되는데 나 혼자만 외톨이가 되어 가진 것으로라도 내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존심이 상하지 못하니 물질로라도 더 긁어모으며 허기진 마음을 채워보려 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부자는 자아가 커서 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자존심이 세어 자신의 자존심을 재물로라도 지키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의 주인은 자신의 자아이고 절대 하느님나라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약속이란 영화에서 박신양이 술이 취하여 노숙자의 가방을 빼앗으려고 하는 장면이 기억납니다. 노숙자는 자신의 전 재산인 가방을 필사적으로 움켜쥐지만 결국 빼앗기고 맙니다. 가방을 털어보니 신문지와 더러운 옷 몇 벌만 들어있습니다. 주인공은 웃으며 가방과 나머지 것들을 그의 앞에서 버리고 대신 행려자에게 수표를 한 장 줍니다. 내가 움켜쥐고 있는 내 자신을 내어 놓읍시다. 하느님의 눈으로는 거지가 들고 있는 쓰레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빼앗고 그 대신 하느님나라의 행복으로 그 자리를 채워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