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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누가 꼴찌가 되는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21 조회수678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 20주간 수요일


<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요? >


  
복음: 마태오 20,1-16







구세주


 (6세기 경)

 


     < 누가 꼴찌가 되는가? >

          오래 전에 어떤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수많은 아이들을 겪어봤고, 수많은 부모들을 만나봐서 이젠 딱 한 번만 보면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다 알 수 있어!”

저는 저 선생님 참 교만하시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사제가 되어보니 제가 그렇게 사람들을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었습니다. 저도 많은 사람을 겪어보고는, 사람들을 내 나름대로 여러 부류로 나누어놓고 저 사람은 이런 부류군, 또 저 사람은 저런 부류고.’이라고 분류하고 있었고, 그 사람을 겪어가며 처음의 그런 판단이 들어맞는 것을 보면 제 자신이 참 대단하게 여겨지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끊임없이 처음에 내린 판단이 어긋나는 경우도 존재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판단하기 좋아하고 그 판단이 맞았으면!’ 하는 마음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신앙학교 아이들 캠프 때 풀장에 들어갔다가 눈병에 걸렸습니다. 한 쪽 눈에 눈병이 시작되어 약을 먹었더니 바로 나았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정도 뒤에 다른 쪽 눈에 눈병이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이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심해져서 병원에 찾아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약을 먹어도 일주일에서 이주일은 고생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약은 눈병의 기간이 아니라 그 정도만 약화시켜줄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약도 먹고 자주 안약도 넣는데, 빨리 회복되지도 않는다니 이상하다.’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약을 먹고 안약도 자주 넣어주었는데 역시나 하루하루 지나면서 눈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눈 주위가 부어서 얼굴도 이상하게 보일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눈을 좀 쉬어주면 좋아지겠거니 하고 집에 있을 때는 안대도 착용을 해 보았지만 역시 더 심해질 뿐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준 약이 거의 떨어져가지만 다시 병원에 가기가 싫어졌습니다. 약을 먹어도 심해지기만 하는 병은 처음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거의 의사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사라져갈 즈음에 인터넷으로 눈병 빨리 낫는 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답변이 약을 먹어도 눈병은 빨리 낫지 않는다는 대답들이었습니다. 그 의사 선생님이 했던 말과 모두가 일치했습니다. 또 안대를 착용하는 것은 눈병을 더 지체시키니 웬만하면 하지 말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혼자 생각하다보니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안과 의사보다도 내가 더 옳다는 결론까지 내릴 뻔 한 것이었습니다. 의사를 판단하고 나니 잘못된 것이 전혀 없던 그분의 처방까지도 의심스럽게 보였던 것입니다. 내일 다시 병원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첫 번째로 일하러 왔던 사람들이 자신들과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주는 것을 보고 섭섭해 합니다. 자신들 생각으로는 조금 더 주어야 당연한 것이었지만, 주인은 야속하게도 한 시간 일한 사람에게도, 하루 종일 일한 사람에게도 한 데나리온밖에 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주인이 야속한 사람이라고 판단을 내려버립니다.

그러나 실상 주인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루 종일 누가 데려가는 사람이 없어서 일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일을 하지 못하는 동안에 그만큼 마음의 고생을 한 것이고, 그렇게 본다면 하루 종을 일한 사람들이 오히려 주인에게 고마워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도 모르고 자신들의 기준으로 주인을 판단해버린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이 하시고 싶은 것은 마지막 때에 첫 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 째가 되는 경우는 있다고 하시는데, 첫 째가 꼴찌가 되는 사람들이란 바로 이렇게 자기 기준으로 모든 사람을 판단해버리는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노래 가사에, “나도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라는 노랫말이 있습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말을 한 번쯤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빙산의 일각입니다. 내 눈으로는 절대 나의 뒤통수를 볼 수 없듯이 나도 내 자신에 대해 완전히 다 알 수가 없습니다. 나는 나의 심장이 왜 혼자 뛰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고 조절하지도 못합니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다 안다고 생각하고 심판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십니다. ‘전지(全知)’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시란 뜻입니다. 판사들을 어떤 심판을 내릴 때는 모든 증인들과 증거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수집한 다음에 판결을 내립니다. 그래도 잘못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느님만이 온전한 심판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은 하느님처럼 모든 것을 아는 전지전능한 존재라는 교만한 사람이란 뜻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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