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초대에 응할 수 없는 사람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23 조회수867 추천수15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 20주간 목요일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복음: 마태오 22,1-14







예수와 사마리아 여인


  두초(Duccio) 작, (1308-11), 마드리드 띠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 초대에 응할 수 없는 사람들 >

      제가 군대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하여 성소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혼 안 하고 살 자신이 없어서 신학교에 들어가지 말아야겠다고 결론을 내릴 즈음이었습니다.

그 때 저희 본당에서 한 분의 부제님이 사제서품을 받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사제가 되기를 바라고 계셨기 때문에 서품식을 보여주시려고 했는지 표가 한 장 더 있으니 함께 가자고 하였습니다.

저는 짜증을 내며 가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짜증이 나는 것은 암만 생각해도 결혼이 하고 싶은데 자꾸 사제의 삶으로 몰아가려하는 어머니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은 막 망가지고 싶어서 술도 많이 마시고 실제로 많이 망가진 날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혼인잔치에 초대를 받았던 사람들이 이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즐거움들을 버리고 왕의 부름에 따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자꾸 자신들의 행복을 포기하고 잔치에 참여하라고 하니 더 화가 나서 그들을 때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였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군가의 초대에 응하기 위해서는 지금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성당의 미사에 초대를 받아서 나오기 위해서는 자는 것, TV보는 것, 놀러 가는 것 등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것이 더 좋다고 판단이 드는데 자꾸 초대하면 그 초대하는 사람에게도 짜증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반응들이 무서워 초대를 포기해야 할까요?

우리는 요한복음 4장의 예수님을 만난 사마리아 여인의 내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동 지방엔 낮이 매우 덥기 때문에 정오를 전후해서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집 안에서 쉰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때 물을 길으러 나온 사마리아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남편이 다섯씩이나 있었고, 지금 남편도 참 남편이 아니기에 사람들 보기 부끄러운 여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물을 길으러오지 않는 정오 시간에 사람들을 피하여 물을 길으러 나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난 사마리아 여인은 180도 바뀌게 됩니다. 이젠 마을 사람들에게로 뛰어가 쉬고 있는 사람들을 다 불러 모으고 자신이 그렇게 부끄럽게 살아왔던 것들을 다 알아맞히는 예언자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젠 그 부끄러운 과거가 더 이상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아니 오히려 사람들 속으로 들어와 당당하게 그리스도를 증거 할 수 있는 좋은 혼인잔치의 초대자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사람들이 혼인잔치의 초대에 응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사람들 모이는 곳으로 나아오려 하지 않고 자신이 추구해오던 것들을 끝까지 추구하려고 합니다. 왜 사마리아 여인은 자신이 행복이라고 추구해오던 것들을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었는데, 오늘 비유에서의 초대받은 사람들은 삶의 변화를 원하지 않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때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저의 성소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결국 그 초대에 응하게 되었고 사제가 되었습니다.

 

물론 게라사 지방 돼지 떼를 키우던 사람들이 예수님의 초대에 응하지 않고 돼지들이 바다에 빠져죽는 광경을 목격하고서도 그들이 가진 것들을 더 잃기 싫어서 그리스도를 자신들 고을 밖으로 내쫓은 사람들처럼 끝까지 그 초대에 응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러나 사마리아 여인처럼 완전히 변화되어 마을 사람들에게 뛰어가 그리스도의 초대를 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단지 차이점은 오늘 먼저 초대를 받았던 사람들이나, 게라사 지방 사람들은 자신들이 잃지 않으려는 것이 있었다는 것이고, 사마리아 여인이나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특별히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아니 잃을 것이 있어도 그 초대를 위해서는 언제든 모든 것을 버릴 준비가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도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집착하게 된다면 그분의 초대에 응답할 수 없는 사람들이 되고 잔치에 나아오지 못하게 됩니다.

 

하느님나라는 밭에 묻힌 보물이나 귀한 진주에 비길 수 있습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사야합니다. 내가 그분의 초대에 응하고 또 그 잔치의 초대자가 되기 위해서는 하늘나라를 위해서는 세상 어떤 것도 아깝지 않게 버릴 수 있는 무소유의 정신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부자청년처럼 자신의 것을 버리지 않기 위해 우울하게 사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버리고 백배의 행복을 누리는 당신 삶을 따르기를 원하십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