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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깨어있기 위해 깨워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8-29 조회수696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 준비하고 있어라. >


  
복음: 마태오 24,42-51






참회하는 막달레나


페티(Feti, Domenico) 작, (1617-21), 로마 도리아-팜필리 미술관

 


     < 깨어있기 위해 깨워라. >

          김창옥 교수의 자아 존중감을 높이는 법이란 강의에서 내 마음의 풍금이란 영화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매우 흥미가 있어서 이렇게 소개합니다.

제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 같은 반 한 여자아이가 동생을 업고 등교해서 수업 중에도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던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이런 기억이 떠오르게 했던 영화가 있는데 바로 전도연, 이병헌 주연의 내 마음의 풍금이란 영화입니다.

전도연은 강원도 산 속 마을 산리의 열일곱 살 난 늦깎이 초등학생이고 역시 가정 사정 때문에 남들은 고등학교에 다녀야 하는 나이에도 초등학교에 동생을 업고 다닙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멋진 선생님이 그 마을로 발령을 받아 옵니다. 길을 잘 모르는 그 선생님은 전도연에게 아가씨!”라고 부르며 길을 묻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들어보는 말, ‘아가씨!’, 전도연은 이제 초등학생이 아닙니다. 아가씨란 말을 들은 이후엔 지금까지 잘만 해 오던 아이들과의 고무줄놀이도 할 수 없고, 지금까지 해 오던 모든 것들이 마냥 유치하기만 합니다. 왜냐하면 누군가 자신을 아가씨로 불러주었기 때문에 참으로 아가씨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어떤 존재로 인정해 줄 때 그 모습이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알아주시고 사랑해주신 그리스도 덕분에 하느님의 자녀로서 합당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니은 항상 깨어있으라고 하십니다. 깨어있으라는 의미는 충실한 종으로서 맡은 바 의무를 다 하고 있는 충실한 종이 되라는 뜻입니다. 주인이 언제 오든 자기 집안 식솔들에게 제 때에 양식을 주는 종이 깨어있는 종입니다.

그렇다면 식솔들에게 제 때에 양식을 준다는 것은 무엇을 하는 것을 의미할까요? 이것은 하느님께서 아담을 창조하시고 아담에게 처음으로 주었던 바로 그 직무일 것입니다. 즉 동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직무입니다.

이름을 지어준다는 말은 상대에게 의미를 부여해준다는 뜻입니다. 의미 있는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작업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하셨습니다. 당신 사랑으로 우리 각자의 이름을 불러주시며 당신 몸과 피를 먹고 마시게 해 주셨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도 일곱 마귀가 들려 동물처럼 살다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고 결국 부활하신 그리스도로부터 마리아야!”란 이름을 듣습니다. 그 때 막달레나는 지금까지의 모든 잘못된 삶을 버리고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그리스도 예수님께 합당한 사람이 되기를 결심합니다. 그렇게 자신도 예수님에게 랍뿌니!”, 선생님이라고 응답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배워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한 남자에 의해 아가씨!’라는 말을 들어 참으로 아가씨가 되었듯이, 한 사람이 이름을 불러주어 참으로 자신의 존재의 귀중함을 깨닫듯이, 우리의 직무도 이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입니다.

 

김춘수의 이란 시가 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앉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어떠한 존재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그는 아무런 존재도 되지 못합니다. 나의 이웃에 대한 무관심’, 그것이 미움보다 더 나쁜 것이고 불충실한 종의 모습이며 깨어있지 못한 것입니다. 다른 이를 깨어나게 하는 끊임없는 노력, 그것이 선교가 될 수도 있고 작은 관심과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자야만 깨어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잠자고 있는 이웃의 참된 존재감을 일깨우는 사람이 참으로 깨어있는 사람이고 하느님의 충실한 종으로써 맡은바 임무를 다 하고 살아가는 사람인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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