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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그때 그때 달라요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02 조회수591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복음: 루카 4,16-30






성가정


Antolinez, Jose 작, 부다페스트 파인아트 미술관  

 


     < 그때 그때 달라요 >

          얼마 전에 어떤 단체와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준비하신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 두부를 좋아하신다고 하기에 두부 음식점으로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두부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두부를 좋아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두부음식점에 한 번 가서 잘 먹는 것을 보고는 그런 소문이 났던 것입니다.

제가 처음 오산성당 부임해 올 때 사목회 위원들은 첫 식사 자리로 간장게장 집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는 고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게장의 맛을 잘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해물을 안 좋아하고 고기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제가 생선을 싫어한다는 고정관념이 박혀, 줄곧 고기 집만 가고 회 집은 거의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회도 잘 먹습니다.

또 저는 전에 개고기를 먹지 못했습니다. 신학교 들어가기 위해 개고기를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신학교에서는 시험기간에 몸보신 하라고 개고기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선배들로부터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제가 개고기를 못 먹는다는 소문이 나서 부임한지 1년이 가까워지도록 개고기를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 개고기를 먹어보았는데 너무 맛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몇 번 먹으니 또 신부님은 개고기를 좋아하신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이렇게 일 년 동안 있으면서 신자분들은 저의 음식 취향을 찾으려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도 그때그때 먹고 싶은 것이 다르고, 전에 좋아했던 것이 지금은 싫고, 또 전에 싫었던 것을 지금은 좋아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그때그때 달라요.”라고 대답합니다. 사실 그 때 그 때 먹고 싶은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바뀌기 쉬운 사람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니 사람이 변하기 때문에 지금 판단이 옳더라도 조금 있으면 틀린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전의 한 면을 가지고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인양 판단해버리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그 이전의 요셉의 아들로 규정해 놓고 그 변화를 인정하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예언자는 제 고향에서 인정받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언자가 되기 이전의 모습만 고집하려들기 때문입니다.

 

코끼리는 힘은 세지만 영리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변화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 어렸을 때 작은 막대에 매어놓으면 몇 번 빙빙 돌며 풀어보려고 하다가 포기하고 자포자기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단숨에 뽑아버릴 만큼 커버렸을 때도 작은 말뚝을 뽑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변합니다. 변하되 성령님 안에서는 완전히 새로 태어납니다.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신 그리스도를 나자렛 사람들은 믿으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그들을 가르치려 했지만 고향 사람들은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하며 계속 사람의 아들로 바라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선입관이 무서운 것입니다.

나자렛 사람들은 자신들이 알았던 과거의 예수만을 생각하고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그리스도가 되셨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바로 그들 기준으로 판단하는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말싸움에서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책 한 권만 읽고 덤비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사람 안에는 좁은 고정관념만 있고 더 넓은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상대의 전부라고 판단해버리는 것입니다.

송봉모 신부님이 해 주신 사례 가운데 남편을 여읜 한 어머니가 딸에게 뺨을 맞은 일화가 있습니다. 남편을 여의면서 남편에게 울지 않고 딸을 잘 키우겠다고 맹세를 해서 장례 때도 울지 않았던 것인데, 딸은 이것을 이상하게 여겨 어머니에게 다른 남자가 있어서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된 것이라고 스스로 오해하게 되었고, 결국 사춘기가 되었을 때 어머니의 잔소리에 자신도 어머니의 뺨을 때리게 된 것입니다. 판단은 판단을 낳고 나중엔 걷잡을 수 없게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람은 물과 같습니다.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집니다. 내가 만들어놓은 모양으로 사람이 판단됩니다. 그러나 사람은 하느님처럼 규정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도 그리스도를 자신들의 지식 안에서 요셉의 아들로 규정해버리려고 했던 나자렛 사람들처럼 되지 않기 위해 판단하는 습관을 버려야합니다. 하느님이 규정될 수 없다면 그 모습을 닮은 인간도 규정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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