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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하느님의 뜻을 감당 못하는 마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03 조회수814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입니다.>


  
복음: 루카 4,31-37





구세주


 모스크바 화파 작, (1330 경)

 


     < 하느님의 뜻을 감당 못하는 마귀 >

            지난주일 교중미사 후에 얼마 전에 세례를 받으신 분들의 세례 100일 잔치를 간단하게 해 드렸습니다. 미사 때 기도와 안수도 해 드리고 끝나고 나서는 간단한 다과와 세례 받은 후 100일 동안 살아오신 이야기들을 들어보았습니다.

저는 세례 받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오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말씀을 들어보니 의외로, 자신이 살면서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있었는데 성당 나오면 그것들이 다 해결되리라는 희망으로 찾아오셨던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교리를 받는 동안, 또 세례를 받은 후에도 그렇게 바라는 것들을 위해 절실히 기도했지만 결국 하느님이 들어주신 것은 하나도 없다고들 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본당신부로서 은근히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세례식 때 기도하는 것들은 다 들어주신다고 제가 말씀드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씀하시는 분들 족족이 처음에 자신이 바랐던 것들 중에 아무 것도 들어주신 것은 없지만, 세례받기 이전에는 그런 문제들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었는데 지금은 잘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고 하시거나, 혹은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세례는 상황을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거부하고 불평하던 사람에서 그런 상황이라도 잘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이 세례인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을 치유해 주십니다. 예수님을 보자 마귀가 이렇게 소리 지릅니다.

!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마귀는 자신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도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예수님을 자신을 파멸시키러 오신 분으로 압니다. 예수님은 파멸시키시는 분이 아니라 구원하시는 분이십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도 하느님께서 허락해서 일어나는 일이고, 그렇다면 그 안에 하느님의 뜻이 들어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인간을 구원하는 것인데, 마귀나 혹은 마귀와 같은 사람이란 이 하느님의 뜻이 자신을 파멸시키는 안 좋은 일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도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합니다. 오늘 마귀 들린 사람과 같이 그리스도를 하느님께로부터 온 분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셔야 한다고 예언하실 때는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립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예수님을 파멸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을 버리고 그 분을 따른 자신들의 파멸을 의미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말로만 믿는다고 하면서 실제로 그 분 뜻이 일어나려고 하면 그것을 거부하는 것이 곧 사탄이고 마귀인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새로 세례를 받으신 분들은 처음에는 자신에게 닥쳐온 상황들을 거부하고 있었지만, 세례 이후에는 그런 것들을 감사하게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서 참으로 치유를 받아 새로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춘천교구 겟세마니 피정의 집 원장님이신 김학배 안젤로 신부님이 PBC 강의에서 이런 일화를 말씀하셨습니다.

사제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한 임신한 자매님이 기도를 해 달라고 오셨다고 합니다. 무슨 기도를 해 드려야 하느냐고 묻자 자기가 딸이 여섯인데 꼭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청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시댁 식구들이 안 믿는 사람들인데 이번에도 딸이면 자신까지 아예 성당에 못 나오게 될 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를 해 주었는데 다행히 아들을 출산해서, 온 시댁 식구들도 아기의 세례식 때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약 20년이 지나 신부님이 피정의 집에 있을 때, 그 자매님이 순례자들과 함께 오셔서 너무 반가웠는데, 그 자매님은 슬픈 표정으로 면담을 요청하였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부님이 기도해서 낳은 아들 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 큰 사고들을 많이 쳐서 이제는 그 아이가 온 집안의 걱정거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바라고 있는 것을 하느님이 들어주시지 않는다면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하느님이 결정하십니다. 앞뒤 분별 못하는 어린 아이가 엄마가 칼질하고 있는 것을 보고 칼을 달라고 할 때 그 칼을 주는 엄마가 어디 있겠습니까? 아무리 아이가 떼를 써도 엄마는 칼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집갈 나이가 되면 청하지 않아도 엄마는 딸에게 칼을 쥐어주고 칼질하는 법을 억지로라도 가르칩니다. 이렇듯 모든 것은 우리에게 더 유익하게 하느님께서 섭리해 주십니다.

다만 그 뜻을 감당하지 못하여 거부하려고 하는 것이 마귀인 것이고, 어떤 일이 일어나도 성모님처럼 아멘!’ 할 수 있는 사람이 천사인 것입니다. 우리도 지금의 상황에 불평불만 하는 마음이 있다면 주님께 나를 정화시켜달라고 청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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