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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든 것을 가지시고 자신을 내어 주시다 [수정 끝]
작성자장이수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06 조회수414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루카 5,1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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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가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랐다"가 중요한 가르침이 됩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전중심주의'에 빠져있는 이들은 여기서 "모든 것을 버리고"에 치중합니다.

그것은 불교와 같은 어떤 종교들의 수도승과 같은 모습을 띕니다. 예수님을 따르지 않습니다. 설사 그들이 말하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모든 것을 버리면 예수님을 잘 따르게 되어진다고 하는 머리를 지니며 고상한 척, 자신이 '의인이다' 하고 말하기도 하는데 바로 바리사이들이며 율법주의자들의 행태를 보여 주기도 합니다.

어리석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멀리 나가 떨어져 있는 도리어 '불의'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을 따랐다"는 말씀에 영적으로 마음이 닫혀있는 어리석기가 그지 없습니다.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고 예수님을 따랐다는 점이 예수님의 말씀 전체에서 중요한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버린다"는 성경 기록에 제 마음이 집착되어 있는 사람은 예수님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수도승일 뿐입니다. 어쩌면 차라리 불교와 같은 그런 부류의 종교를 가지는게 자신에게 더 적합한지도 모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버리신 분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가지신 분이십니다.

모든 것을 버려야 예수님을 따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자아에 갇혀있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그런 자애심으로는 결코 예수님을 따를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자기 자신을 버리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하면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애심을 가지고 모든 것을 버리셨던 분이 아니라, 자애심을 기꺼이 포기하고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 분이시다 하겠습니다.모든 것을 버린다고 하여도 결국 자기 자신을 버리지 못하면 '자신을 내어주지' 못하는게 바로 자애심입니다

모든 것을 버리려고 하는 그 속에는 '버리고자 하는 자아'가 아직 강력하게 자기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 자애심이 뿌리깊게 자신에게 달려있는 탓에 모든 것을 버리려고만 생각했지 자기 자신을 버리려고 하는 생각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하니 어찌 예수님을 따를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고자 하신 사랑 그 자체이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사랑을 따른다는 의미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온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자신을 내어 주는 사랑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을 내어 주는' 사랑을 실행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사랑을 행동한다고 말하지만 그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사랑 곧, 자신을 내어 주는 사랑이 아닙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하느님의 사랑'이다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을 내어주는 그런 자애심이 없는 상태가 바로 자신을 버리는 상태입니다. 자신을 버리고 나서 예수님의 사랑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라 자신을 내어주는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사랑을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 가르침의 목적이 아니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목적인 예수님의 가르침인 것입니다. 

자신을 의롭다고 여기며 행위로 의롭게 되고자 하는 성전중심의 바리사이들과 율법주의자들은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의롭게 되려는 노력을 성전중심으로 가능할 수가 있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와같은 성전중심의 착각이 예수님을 몰아내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았다고 할 것입니다. 곧, 사랑을 못박았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을 의롭게 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고 혹은 자신을 버려야 한다는 것은 성전중심의 수도승다운 생각일 뿐, 사랑을 실행하는 예수님 따름이 결코 아니다는 것임을 우리는 깊이 자각해야 합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마태오 10,38)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루카 14,27) 라고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을 행동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버리시고자 사랑을 행동하신 분이 아니십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자 목적을 세우거나 또는 자신을 버리고자 목적을 세우는 사람은 예수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나가게 될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분이 아니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가지셨기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수가 있었습니다. 이를 '복음적 가난'에 비할 수 있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는 사랑이시기 때문에 자신을 버리신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을 내어 주는 사랑인 사람은 실상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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