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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10 조회수810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9월 10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I ask you, 
is it lawful to do good on the sabbath
rather than to do evil,
to save life rather than to destroy it?
(Lk.6,9)
 

제1독서 1코린토 5,1-8
복음 루카 6,6-11

어제는 나름대로 바쁜 하루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근래에 제일 바쁜 하루를 보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마음으로는 가장 흐뭇한 하루였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제의 일정은 이러했습니다. 새벽미사를 하고, 오전에 예비신학교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점심식사를 빨리 마친 다음에 곧바로 김포에 있는 어느 본당의 레지오 전단원 교육을 했고, 다시 예비신학교를 하는 곳으로 와서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만남을 모두 마친 다음에는 예비신학교 지도자이신 수녀님 아버님께서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운전을 해서 장호원으로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 왔다 갔다 하면서 바쁘게 보냈습니다.

사실 레지오 전단원 교육 부탁을 받았을 때, 예비신학교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간곡히 부탁을 하시기에 시간을 조정해서 강의를 했던 것이었지요. 또 예비신학교, 강의까지 있는 상태에서 문상을 그것도 장호원까지 문상을 다녀올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전에 본당에 있을 때 함께 했던 수녀님이고 또 예비신학교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수녀님이신데, 피곤하다는 이유로 그리고 멀다는 이유로 문상을 다녀오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그래서 힘들어도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힘들었지만 보람 있고 흐뭇했던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당연히 제가 할 일이었습니다. 주님께서 그런 능력을 주셨으니 시간을 만들 수만 있다면 당연히 강의를 해야 하는 것이고, 또한 잘 아는 수녀님이시기에 당연히 문상을 다녀와야 하는 것입니다. 즉,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했던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도 보람을 느끼고 흐뭇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문제는 당연히 해야 할 일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힘들게 찾으면서 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편한 것, 쉬운 것만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은 편하고 쉬운 것만이 아닙니다. 때로는 어렵고 힘든 일, 귀찮고 피하고 싶은 일도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당시 종교 지도자들인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사람을 고치기만 하면 고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안식일에는 어떠한 치료행위가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율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고발하여 예수님의 활동을 금지시킬 생각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단오하게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바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사랑을 실천할 수 없는 이유만을 찾는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신 무조건 사랑을 실천하여 주님께서 주시는 큰 기쁨과 행복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을 찾아 나서는 모든 여정은 결국 사랑을 찾는 길이다(존 E.월션).



예비신학교 지도자 수녀님들께서 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천개의 거울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이야기 하나 올립니다.

옛날 한 작은 외딴 마을에 '천 개의 거울'이 있는 집이 있었습니다. 늘 행복한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그 집에 대한 얘기를 듣고는 한번 가 보기로 마음먹었지요. 그곳에 다다른 강아지는 즐거운 마음으로 집 앞 계단을 올라가 문 앞에 섰습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꼬리를 흔들면서 문 사이로 집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 안에는 천 마리의 다른 강아지들이 녀석을 쳐다보면서 귀를 세우고 꼬리를 흔들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 강아지는 너무나 즐거워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러자 천 마리의 강아지도 따뜻하고 친근한 웃음을 짓는 것입니다. 강아지는 그 집을 떠나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지요. "정말 멋진 곳이야. 자주 놀러와야겠다."

같은 마을에 또 다른 강아지가 한 마리가 더 있었습니다. 이 강아지는 앞 선 강아지와 달리 전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행복한 강아지의 말을 듣고는 그 집에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요. 이 강아지 역시 천천히 그 집 계단을 올라가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자 천 마리 강아지들이 불쾌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강아지는 경계를 하며 으르렁거렸지요. 그러자 천 마리의 강아지들도 이 강아지에게 으르렁거렸습니다. 그 집을 나오면서 툴툴거리며 말했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곳이 다 있담. 다시는 오지 않을 테다.“

내가 만나는 세상의 모든 얼굴들이 바로 나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나의 어떤 모습을 보시고 계십니까?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 말씀이 떠올려집니다.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그 이웃만 잘 되라고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일까요? 아니었습니다. 바로 나를 위해, 나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인 이웃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나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오늘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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