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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원수를 만드는 사람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13 조회수844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


  
복음: 루카 6,27-38





구세주


(6세기 경)


 


     < 원수를 만드는 사람들 >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천생연분> 이라는 단어를 빨리 설명하고 맞히는 게임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문제를 설명했습니다.

우리와 같은 사이를 뭐라고 하지?”

할머니가 대답합니다.

웬수!”

아니, 두자 말고네 자로.”

평생 웬수

 

분명히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천생연분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평생원수로 여기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도 할머니에게 잘못한 것이 분명히 많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할머니만 피해자라는 생각은 조금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사실 우리들에게 몹쓸 짓을 한 원수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고해성사를 들으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도 남편을 많이 미워한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혹은 부모님, 혹은 형제, 혹은 성당 다니는 자매를 미워하거나 직장의 상사를 미워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왠지 나에게는 관계없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말씀이지 원수만 용서하고 사랑하라는 말씀은 아니십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원수까지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마치 용서를 하루에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는 말씀과 같습니다. 나에게 하루에 그렇게까지 자주 잘못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나에게 잘못하는 한두 개 가지고도 몇 달 동안 용서를 못하고 마음에 쌓아두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이 쌓아두다 보니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 나와 함께 사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큰 잘못을 범해서가 아니라 대부분이 성격차이로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자녀교육에 대해 너무 많이 걱정을 하는데 남편은 천하태평일 때도 있고, 나는 좀 어질러놓는 것도 괜찮은데 아내는 그런 꼴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는 심사숙고하고 조심해서 말하는데, 상대는 이미 행동에 옮기는 것을 보고 부주위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나는 독립적인데 상대는 의존하려 들거나, 혼자 방에 들어가 앉아서 며칠 동안 이야기를 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쌓이다보니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것들로 원수가 아닌 가장 사랑해야 하는 사람을 원수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옛날에 소와 사자가 살았습니다. 둘은 서로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결혼을 하기로 했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주례가 신랑 신부에게 물었습니다.

사자 군! 소 양! 둘은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는가?”

둘은 모두 !”라고 대답했습니다.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한 소는 사자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매일 아침 들판에 나가 가장 싱싱하고 맛있는 풀만을 베어 사자에게 주었습니다. 사자는 괴로웠지만 사랑하는 소를 위해 말없이 참았습니다.

사자도 사랑하는 소를 위해 매일 초원에 나가서 사냥을 해, 여리고 부드러운 살코기만을 골라 정성껏 소에게 주었습니다. 소 역시 괴로웠지만 사자가 상처를 받을까봐 묵묵히 참았습니다.

그러나 참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사자가 소에게 숨겨왔던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난 당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가장 싱싱한 고기만을 주었는데, 당신은 지금까지 날 위해 뭘 했지? 나를 정말 사랑하기는 한 거야?”

소는 너무나 기가 막혀서 울먹이며 대답했습니다.

당신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가 있어? 그러는 당신은 날 위해서 뭘 해줬지? 그동안 당신의 행동이 맘에 안 들었지만, 사랑하니까 참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어. 난 당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풀을 베었다고!”

결국 둘은 결국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소는 소대로, 사자는 사자대로 각자에게 최선을 다 했는데 상대방의 잘못 때문에 헤어지게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참조: 타고난 성격으로 승부하라]

 

사실 성격차이로 이혼하는 대부분의 부부들은 서로 자신이 최선을 다 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처지가 되어주지 못했다면, 그 최선을 다 한 것이 오히려 상대에게 고통을 주었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성격차이는 죄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려고 하기 이전에, 원수로 만들 것도 아닌 것들을 내 안에 쌓아놓으며 있지도 않은 원수를 만들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성격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추구하는 것이 다르고 사상과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원수지간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죄만 아니라면 상대의 다른 점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다양성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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