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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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관계와 의무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14 조회수650 추천수16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 아들 수난 보는 성모, 맘 저미는 아픔 속에 하염없이 우시네 >


  
복음: 요한 19,25-27






성모자


부티노네(Butinone) 작, (1490),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 관계와 의무 >

           20031219, 당시 나이 24세였던 이진우씨는 자신의 6살짜리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동작대교 위에서 한강으로 던져 죽게 하였습니다. 한 시민이 이것을 목격하고 아이를 던진 이씨의 차량번호를 급히 적어 경찰에 신고했고 그는 바로 잡히게 되었습니다. 잡히고 나서는 자신은 정신분열 병력이 있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잡아뗐지만 조사결과 정상인으로 판정이 되었습니다.

그는 고등학생 나이에 결혼을 하여 자녀를 두었고 온전한 직장 없이 놀음판에 드나들어 수천만 원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돈으로 생계를 꾸려가기는 하였지만 부부싸움이 잦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아이들만 없으면 삶이 한결 가벼워지겠다.’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놀이공원에 가자며 데리고 나와 차에서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한 알씩 먹이고 아이들을 짐짝처럼 추운 겨울 강물에 던져버린 것입니다. 목격자에 의하면 마치 가마니를 내던지듯이 어깨 위로 들어 올렸다가 강으로 던져버렸다고 합니다.

사실 2주 전부터 범행을 계획하여 동작대교 인근의 물 깊이를 재기 위해 답사를 하고, 인터넷으로 한강에 투신했을 때 살아날 수 있는지등의 정보도 조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현장검증을 마친 이씨에게 기자가 질문하였습니다.

왜 같이 안 죽었어요?”

기독교인이라서 자살은 못 했습니다.”

기독교인인데 사람 죽이는 건 괜찮아요?”

죄는 씻을 수 있습니다.”

사실 죗값은 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천국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은 죄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죗값을 씻고 구원받는다고 하더라도 하늘나라에서 아이들의 얼굴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성당에서 봉사자로 임명을 받는다는 것은 명예인 동시에 부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봉사를 하라고 하면 주저하고 뒤로 물러나는 신자들도 적지 않게 존재합니다. 봉사자로서 나중에라도 신부님과 식사 한 끼라도 함께 하고 싶지만 봉사를 하느니 그냥 미사 끝나고 인사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관계와 함께 의무도 동시에 짊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위의 이진우씨는 어린 나이에 한 여자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었지만, 그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의무는 원치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의무까지 함께 짊어지지 않으면 관계도 끊어지고 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은 당신과 더 가까운 관계를 원하는 사람에게 더 무거운 십자가를 주십니다. 그리스도를 보십시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다는 증거는 그분이 지신 십자가의 무게로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시는 부담감은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시메온은 그 십자가의 무게가 바로 영혼이 칼에 찔리는 아픔처럼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오늘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주님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큰 영광이지만, 그만한 십자가의 의무도 동시에 감당하셔야 했습니다. 예수님의 인류구원을 위해 아버지께서 지워주신 십자가의 무게도 상상할 수 없지만, 그 구원자의 어머니가 되어야 하는 고통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자녀를 잘 낳고 키울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여인을 찾으셨는데, 그 부담감을 감당할 수 있으셨던 분은 인류역사상 오직 성모 마리아밖에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시는 부담감은 없을까요? 당연히 개신교 신자들보다는 더 큰 십자가를 져야 성모님을 우리 어머니로 모실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에 마리아를 받아들여 그 집에 모심으로써 받게 되는 의무는 바로 교회인 우리가 짊어지어야 하는 의무이고 십자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모님을 어머니로서 모시는 것을 택해야겠습니까, 아니면 성모님만 없으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부담스러워 성모님과의 관계를 포기해야겠습니까? 성모님은 그 십자가의 무게가 아무리 무거워도 관계에서 오는 행복을 위해서는 능히 그 의무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함을 가르쳐주십니다. 우리도 매일의 십자가가 너무 무겁다고 불평하기 이전에 그 십자가 덕분에 얻게 된 하느님과 어머니 마리아와의 관계에서 오는 행복으로 감사와 찬미를 드리도록 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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