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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4주일/고난받는 종의 메시아/강길웅 신부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15 조회수541 추천수8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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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근식 엮음

제1독서   이사 50,5~9a (나는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긴다)
제2독서  야고 2,14~18 (믿음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복음마르 8,27~35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              드시 많은 고난을 받을 것이다)


고난받는 종의 메시아



이사야서에는 고난 받는 야훼의 종의 노래가 네 개가 나옵니다. 그 종은 일찍이 본 일도 없고 들은 일도 없을 정도로 박해를 당해서 사람의 형상마저 일그러져 아주 비참하게 됩니다. 오늘 1독서에서 그 종은 때려도 가만있고 침을 뱉어도 피하지 않으며 수염을 뽑아도 대들지 않고 바보처럼 그저 당하기만 합니다.

성서가 말하는 '야훼의 종'은 특별한 사명을 지닌 인물로 등장하는데 그가 과연 누군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생각할 때 이 종은 모순되는 점이 많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종이면 씩씩하고 영예로워야 하는데 하필이면 그가 억울한 고난을 받기 때문입니다.

야훼의 종, 고난 받는 종이 도대체 누구냐? 이것은 구약의 수수께끼였으며 일종의 감춰진 보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야훼의 고난 받는 종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여 시대가 바뀌고 새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그에 조명해 보곤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숨겨진 미스 테리 였습니다. 수백 년이 지나도 그런 인물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장면은 바뀌어, 오늘 예수님은 잡신들이 우글거리는 이방인 지역을 제자들과 함께 가시다가 문득 한 가지 질문을 불쑥 던지게 됩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이것은 일종의 시험이었으며 교육이었습니다. 이때 제자들의 의견은 분분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라고도 하고 엘리야라고도 하며 그냥 예언자 중의 하나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예수께서 원하시는 대답이 아닙니다.

이때 예수님이 다시 물으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다른 사람은 다 착각하고 있다 해도 제자들은 과연 당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셨습니다. 그러나 다른 제자들은 대답을 못했습니다. 이때 베드로가 나서서 자신 있게 말합니다.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는 희랍 말이고 히브리말로는 메시아요 우리말로는 구세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수가 어떤 분인지를 몰랐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만이 옳게 바라보고 바르게 고백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수제자가 됩니다. 그러나 베드로에게도 착각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메시아관입니다.

베드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메시아란 현세적으로 강력한 힘과 능력을 가진 분이라 믿었으며 바로 그 힘으로 나라를 해방시키고 경제적으로 부흥시키며 또한 사회를 안정시키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바보처럼 당신이 사람들에게 잡혀 버림을 받아 죽는다고 하시자 깜짝 놀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펄쩍 뛰면서 주님을 말렸습니다. 그래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단호하게 대처하십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베드로는 잘 나가다가 사탄으로 전락됩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바라보는 베드로의 믿음의 눈은 아주 위대했지만 그러나 그 그리스도를 현세적인 문제의 해결사로만 봤다면 그건 잘못입니다. 그건 믿음이 아니고 야심이었으며 탐욕이었습니다. 베드로는 그래서 큰 꾸지람을 듣습니다. 정신이 번쩍 날 정도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도 잘못된 메시아 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생활은 사탄으로 행세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게 신앙의 모순이며 그리고 그 모순 속에서 평생 방황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짊어지는 메시아였습니다. 유대인들은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예수가 메시아라는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합니다.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서가 말하는 메시아는 이미 왔으며 그가 곧 예수님이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1독서를 가지고 예수를 조명해 볼 수 있습니다.

이사야가 지적한 대로 예수님은 아무런 죄도 없이 끌려가시어 얻어맞고 가시관을 쓰셨으며 십자가에 못 박혀 처절하게 운명 하셨습니다. 그래도 자신을 굽히지 않았으며 비굴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떳떳하고 당당했습니다. 사람들은 일찍이 그들의 메시아가 고난 받는 종의 모습으로 오셨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이게 신앙의 아이러니입니다. 십자가는 실로 구원의 표시입니다. 예수님은 오직 십자가의 길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직접 십자가를 짊어지는 문제에서는 갈등이 많습니다. 그것이 아프고 서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십자가를 거부하면 그 사실 때문에 사탄이 됩니다. 즉 하느님을 거부하는 자가 됩니다. 억울해도 져야 합니다. 거기에 놀라운 구원의 힘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십자가의 예수님이 정말 구세주라고 믿습니까? 그렇다면 행복합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십자가를 지셔야 합니다. 바로 그때 예수께서 여러분 안에서 큰 일을 하실 것입니다.

- 강 길웅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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