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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십자가 가볍게 만드는 법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15 조회수622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24주일


<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실 것이다. >


  
복음: 마르코 8,27-35







십자가의 길


ANDREA DA FIRENZE 작, (1365-1368),

 


     < 십자가 가볍게 만드는 법 >

           20031219, 당시 나이 24세였던 이진우씨는 자신의 6살짜리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동작대교 위에서 한강으로 던져 죽게 하였습니다.

그는 고등학생 나이에 결혼을 하여 자녀를 두었고 온전한 직장 없이 놀음판에 드나들어 수천만 원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돈으로 생계를 꾸려가기는 하였지만 부부싸움이 잦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아이들만 없으면 삶이 한결 가벼워지겠다.’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놀이공원에 가자며 데리고 나와 차에서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한 알씩 먹이고 아이들을 짐짝처럼 추운 겨울 강물에 던져버린 것입니다. 목격자에 의하면 마치 가마니를 내던지듯이 어깨 위로 들어 올렸다가 강으로 던져버렸다고 합니다.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자녀를 추운 강 속으로 던져버렸지만, 정작 자신은 기독교인이라 자살은 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원하면서도 살인하지 말라는 하느님의 계명은 지기를 원치 않는 극단적인 예인 것입니다.

 

우리들은 어떻습니까? 관계에는 반드시 합당한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과의 관계를 원한다고 하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지워주시는 모든 십자가를 불평 없이 지고 살고 있습니까?

오늘 복음에서의 베드로의 모습을 봅시다. 베드로 또한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로 알아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수난하고 돌아가셔야 한다고 하자 그래서는 안 된다고 반박합니다. 왜냐하면 그 십자가의 고통이 그분을 따르는 자신들에게도 올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님은 당신과 관계 맺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당신이 메워주시는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고, 말로만 당신을 따른다고 하면서 십자가의 짐은 벗어던지려는 사람을 사탄이라고 부르고 당신 곁에서 물러나라고 명하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보십시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다는 증거는 그분이 지신 십자가의 무게로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모님께서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시는 부담감은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시메온은 그 십자가의 무게가 바로 영혼이 칼에 찔리는 아픔처럼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하시며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십자가의 무게를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워낭소리란 다큐멘타리 영화에서 최노인이 나이 많은 소에게 매일 멍에를 매고 일을 시키는 이유는 그래야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소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십자가를 버거워 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 십자가 때문에 맺어지는 관계를 통해 더 큰 행복을 얻게 되는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한 자매님이 새 집을 사서 이사를 했습니다. 새 집은 기차역을 끼고 있는 교통이 편리한 곳이었습니다. 처음엔 매우 행복했지만 기차 지나가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교통이 편리한 것이 좋기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사람들의 소음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창을 하나 덧붙여 만들어 소음을 줄였습니다. 처음엔 효과가 있는 듯 보였지만 신경이 민감해져서 그랬는지 차차 다시 기차소리와 사람들 소리가 들려 잠을 깨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정신과 의사는 이런 처방을 내려주었습니다.

자매님, 이번 기회에 그 철도역의 주식을 좀 사보십시오.”

그리고 자매님은 있는 돈을 다 털어 철도역 상가 주식을 샀습니다. 그 때부터였습니다. 이상하게 기차소리와 사람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덧대었던 창문을 열었습니다. 그랬더니 기차의 소리와 사람들의 소리가 조금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아예 창문을 열고 살게 되었습니다. 그 기차소리와 사람들 소리가 곧 자신의 이익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차가 많이 서고 사람들이 들끓어야 상가가 잘되기 때문이고 자신의 배당도 늘어나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참아내지 못하는 이유는 그 대상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사는 그 자매에게 자신이 참아내지 못하는 그 대상을 좋아할 수 있도록 주식을 사게 한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과 더 가까운 관계를 원하는 사람에게 더 무거운 십자가를 주십니다. 저도 일반 대학생으로 있을 때와 사제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의 십자가의 무게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반 신자는 대죄만 안 지으면 되었지만,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거기에다 결혼을 못 하는 것이나 주교님께 순종해야 하는 것 등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더 많이 덧붙여졌습니다. 그러나 이 십자가를 내려놓기는 원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무게 때문에 그리스도와 더 가까워진 행복이 십자가의 무게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가 공부를 제일 싫어하는데 유학까지 가라고 했을 때는 왜 나에게 주어지는 십자가가 이렇게 큰가?’라는 생각으로 매우 힘들어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십자가를 주시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당신과 더 가까운 친교를 맺자는 뜻임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더니 공부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되기까지 하였습니다.

 

좋은 관계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십자가를 통하지 않고서는 절대 그분과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인들은 자신들이 짊어진 십자가에다가 더 무거운 십자가를 달라고 청하기도 하였던 것입니다.

십자가가 무겁다고 관계를 포기해야 할까요? 결혼하면 책임이 생긴다고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 나을까요? 생의 마지막에 계신 분들에게 물어보십시오. 결혼을 후회하느냐고요. 아마 대부분은 힘들었지만 자신들이 키워놓은 자녀들을 보며 그래도 혼자 산 것보다 결혼해서 산 것이 더 좋았다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십자가를 통해서만 더 큰 행복이 온다는 것을 깨닫도록 합시다. 관계 때문에 생기는 십자가를 집어던진다고 절대 더 편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관계 단절의 고통만을 수반합니다. 소는 멍에를 메고 쟁기를 끌어야 주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쟁기의 무게보다 더 행복하게 합니다.

 

여호수아가 아말렉과 싸움을 할 때 지팡이를 든 모세의 팔이 하늘로 들어 올려져 있을 때는 이스라엘이 이겼고, 힘이 들어 그것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겼습니다. 힘이 들어도 전쟁에서는 승리하는 것이 더 큰 기쁨입니다. 우리에게 지워져 있는 십자가도 우리를 승리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주신 행복의 도구입니다. 그 십자가가 곧 우리가 그 분 것이라는 표징입니다. 십자가가 절대 버려서는 안 되는 영원한 행복의 티켓임을 잊지 맙시다. 매일매일 지고가야 하는 십자가의 의미만 깨닫더라도 내 어깨가 훨씬 가볍게 느껴질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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