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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아빠, 최고의 날을 감사드려요."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16 조회수416 추천수5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1. 죽음과 사이좋게 사는 지혜 "아빠, 최고의 날을 감사드려요."

설날 외박 이후 매주 금요일 밤부터 다음 주 월요일 아침 병원으 로 돌아갈 때까지 T씨 가족은 '은총' 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시간 을 보냈습니다. 말기 암 선고를 받았지만 오진이 아닐까 하고 생각될 정도로 T 씨의 상태는 좋았고 기력도 넘쳤습니다. 부인은 금요일 저녁에 둘째, 셋째 딸과 함께 병원으로 남편을 데 리러 갔습니다. 토요일에는 T씨와 부인이 슈퍼에 가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을 거리를 샀습니다. T씨는 식욕을 완전히 잃어버렸지 만, 그럼에도 기름을 사용한 요리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병실에서 TV 요리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일과가 되 었고, 집에 와서는 그때 보아 둔 요리를 직접 하는 것이 취미가 되 었습니다. T씨는 요리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요리를 만들었습니 다. 보통 병에 걸린 사람은 생각하기도 싫어하는 기름을 사용한 음식, 즉 고로케, 돈가스, 튀김, 샐러드 들을 아주 정성껏 만들었습 니다. "내가 할 테니까 당신은 쉬어요." T씨는 부인이 요리를 하고 싶어했지만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았 습니다. 그것은 부인에 대한 위로이자 손수 만든 것을 아이들에게 먹이려는 최상의 애정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정성껏 만든 음 식을 맛있게 먹는 딸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부인에게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T씨는 스포츠 뉴스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 곁에 서 부인은 책을 읽고 있고, 세 아이는 사이좋게 트럼프 놀이를 하 고 있었습니다. 단지 그것뿐입니다. 그런데 그때 T씨가 말했습니다. "아, 행복해!" '정말 행복해요!" 부인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마주 바라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 한 편온하고 고즈넉한 느낌이 두 사람의 마음을 가득 채웠습니다.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 고요하게 지나갔습니 다. 그리고 월요일. 현관 앞에서 학교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는 T씨의 모습은 조금 쓸쓸해 보였습니다. 1월 21일은 셋째 딸의 여덟번째 생일이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축하 파티를 했습니다. T씨는 수프를 조금 먹었을 뿐 제대로 음식 을 먹을 수는 없었지만, 가족이 함께하는 외식이라 아이들도 기뻐 했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셋째딸은 이날 아버지가 외출 허락 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매일 간호사에게 확인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언니가 생일 축하곡을 피아노로 연주하자 주인공 은 뺨이 발갛게 달아올랐습니다. T씨는 그런 딸아이를 정말 행복 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축하 케이크의 촛불이 흔들흔들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네 생일을 이만큼 즐겁고 행복하게 맞을 수 있는 것은 분명히 하느님의 선물이야." 부인은 이렇게 확신했습니다. 식사 후 그들은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운전은 T씨가 했습니다. 가족이 함께 여행할 때 사용하기 위해 새로 산 차였는데, 부인이 운전하기에는 좀 커서 T씨가 입원한 후에는 그냥 세워 두고 있었 습니다. 이제 처음으로 그 왜건을 타고 다섯 식구가 드라이브를 하 게 된 것입니다. 밤하늘을 쳐다보니 커다란 보름달이 웃고 있었습니다. T씨가 말기 암이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기분이 들었 습니다. "아빠, 최고의 날을 감사드려요." 셋째딸이 말했습니다. T씨도 부인도 아직 어린애로만 여기고 있 던 딸이 어엿하게 성장한 것을 실감하며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가족의 마음은 서로 통하여 모두 따뜻한 무엇인가에 푹 감싸인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가족인가---.' 아름다운 겨울밤의 만월을 바라보며 부인은 그렇게 생각했습니 다. 그리고 이제 곧 저 세상으로 떠날 남편과 함께 이렇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불가사의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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