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겸손 예찬 - 9.1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17 조회수497 추천수8 반대(0) 신고

2012.9.17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1코린11,17-26.33 루카7,1-10

 

 

 

 

 



겸손 예찬

 

 

 

 

 


오늘은 ‘겸손’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겸손하여 참 사람입니다.

겸손의 향기는 그대로 존재의 향기입니다.

 

겸손의 아름다움, 겸손의 매력입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겸손한 사람들입니다.

겸손할 때 진선미(眞善美), 참되고 좋고 아름답습니다.

 

하느님을 닮아갈수록 '참 나'의 겸손입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이자 영성의 진위를 식별하는 겸손입니다.

비상한 겸손이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체험되는 겸손입니다.

말과 글, 행동, 표정을 통해서 배어나오는 겸손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누구나 언행에서 본능적으로 직감하는 것이 겸손입니다.

저절로 마음을 열어 소통케 하는 것도 겸손입니다.

음악 수업시간 마다 선생님께 꽃을 드린다는

우리 어느 수사님의 모습을 통해서 겸손한 사랑을 느낍니다.

 


진정한 사랑은 겸손으로 들어나고 진정한 믿음 역시 겸손으로 들어납니다.

겸손한 사랑, 겸손한 믿음이 참 사랑, 참 믿음입니다.

겸손은 깨어있음입니다.

깨어있을 때 겸손입니다.

 


며칠 전 성가합창을 듣고 보면서 새삼 깨달은 진리입니다.

성가대원 모두가 깨어 겸손한 마음으로 지휘자를 보며

서로의 목소리를 들어가며 노래하기에 조화된 아름다운 합창이었습니다.

그대로 공동체의 원리를 보여줍니다.

 


오늘 복음의 백인대장은 깨어있는 겸손한 분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노예에 대한 섬세한 배려를 통해

깨어있는 겸손한 사랑의 사람임을 알게 됩니다.

백인대장은 자신의 지위를 잊고 주님께 자기 노예의 치유를 청합니다.


백인대장의 지위보다는 노예의 치유가 우선입니다.


주님이 백인대장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르셨다는 말에

주님의 왕림을 극구 사양합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백인대장의 겸손한 믿음이 확연히 감지되는 고백입니다.

백인대장의 고백이

성체성사의 아주 절묘한 자리에 위치해 있음이 놀랍고 고맙습니다.


바로 우리는 미사의 성찬전례 중,

성체를 모시기 전에 약간 변형된 이 고백을 바치고 성체를 모십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이 고백을 바칠 때보다 우리 마음이 겸손하고 순수한 때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겸손한 고백 있어 알게 모르게 치유의 은총입니다.

 


마침 1독서가 주님의 성찬에 대한 가르침인데

오늘 복음의 백인대장의 장면과도 잘 어울립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만찬 후에 주님의 성찬을 나눴는데

문제는 성찬 전의 만찬에 있습니다.


함께 고루 만찬을 나눈 후 성찬에 참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난하고 굶주린 자들과의 음식 나눔이 원활치 않았기에

가난한 자들을 배려함이 없이

성찬에 참여한 부자들에 대한 바오로의 질책입니다.

 


백인대장의 고백 같은 영성체 전,

이 고백을 통해 새삼 성찰케 되는 우리 일상의 나눔 생활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주님을 감동케 한 백인대장의 겸손한 믿음입니다.

주님이 보시는 것은, 주님을 감동케 하는 것은 겸손한 믿음 하나뿐입니다.

겸손한 믿음 있어 기적이요 치유의 응답입니다.


누구보다 우리의 믿음을, 사랑을 잘 아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백인대장과 같은 겸손한 사랑과 믿음으로

당신의 말씀과 성체를 모시는 우리 모두에게

치유의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