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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중요한 것은 아는 것과 사랑하는 것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23 조회수368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2. '왜 내가' 로 시작되는 죽음의 5단계 중요한 것은 아는 것과 사랑하는 것

내가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77년 에 일어난 어떤 불가사의한 일 때문입니다. 그 일은 이미「하느님 은 인간을 어디로 이끄시는가?」라는 책에 자세히 소개했지만, 내가 '죽음과 삶' 을 생각할 때의 원체험이기도 하고 내가 살아가 는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므로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고자 합니다. 당시 대학에서 일본문학을 가르치고 있던 나는 '일본근대문학 회' 에 참석한 후, 다음날 다른 대학에서 열리는 '전구대학국어국 문학회' 에 참석하기 위해 친구가 살고 있는 나라(奈良) 소재의 어 느 수도원에서 묵기로 했습니다. 수도원에 도착한 것은 밤 9시 무렵이었습니다. 다른 수녀님들은 기도 모임에 참석하고 친구 혼자 남아서 나를 맞아주었습니다. 친구는 나를 2층에 있는 방으로 안내하면서 "계단이 가파르니까 주의해요" 하고 말했습니다. 정말 경사가 급하여 제일 위가 보이 지 않는 계단이었습니다. 이 건물은 본래 왕족의 별장이었는데, 천장이 꽤 높은 데다 그 위에 2층을 증축했기 때문에 높고 가파른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날 밤, 나는 일찍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아 밤중에 일 어나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밖에 나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불을 밝히면 자고 있는 수녀님들 에게 폐가 될 것 같아 그냥 어두운 복도를 벽을 더듬어 가며 걸었 습니다. 그리고 모퉁이 같은 곳에서 한 걸음 발을 내딛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곳은 앞서 올라왔던 급한 계단의 윗부분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그만 몸의 균형을 잃고 굴러떨어져 일층 바닥에 부딪치 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잃었을 텐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몸이 공중에 붕 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중에 똑바로 서 있는 나를 높은 곳에서 또 하나의 내가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내 몸은 바닥에 쓰러져 있 었습니다. 즉 거기에는 육체로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나와 공중에 떠 있으면서 그것을 보고 있는 나, 또 더 높은 곳에서 보고 있는 나, 이렇게 세 사람의 '나' 가 존재하고 있는 셈입니다. 공중에 똑바로 서 있는 나의 발 밑에는 죽순 껍질 같은 것이 많 이 깔려 있었는데, 그 껍질이 꽃잎처럼 발 밑에서 한 잎 한 잎 떨어 져 나갔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것은 연꽃잎이었지요. 높은 곳에서 보고 있는 나는, 공중에 떠 있는 나의 발 밑의 꽃잎 이 한 잎 한 잎 떨어질 때마다 한 가지 한 가지의 괴로움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게 되어 가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 잎 떨어질 때마다 "이제 다른 사람들의 말에 마음을 쓰지 않아 도 된다. 나는 자유롭게 되었다."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쓰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자유롭게 되었다" 하고 중얼거리며 끝없는 해방감과 기쁨에 젖어 있었습니다. 꽃잎이 다 떨어지고 마지막 한 잎마저 떨어지자 공중에 떠 있던 내 몸이 쑤욱 상승하여 보고 있는 나와 보여지고 있는 내가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순간에 절정의 높이로 솟아올라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아름답고 찬란한 빛에 둘러싸였습니다. 백금색 빛으로 가득한 빛의 세계였습니다. 그 빛은 인격을 가진 생명이고 모든 존재와 깊이 연결되어 교류 하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나는 그 빛과 조화를 이루어 일체감 속 에서 숨쉬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지복(至福)이야!" "완전한 자유야!" 그것은 꿈을 꾸고 있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오 감(五感)도 사고도 모두 생생했습니다. 몸의 모든 기능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완벽한 새로운 몸 이 되었습니다. 한 점 구름 없이 활짝 갠 명징한 의식 속에서 나는 확실히 이해했 습니다. "생명 그 자체인 빛의 주님에게 나의 모든 것이 속속들이 알려지 고 이해되고 받아들여지고 용서를 받아 완전한 사랑 속에 있다." 사랑의 궁극적인 상태가 이러한 의식으로 일관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참(眞)' 으로 가득찬 상태. 더욱이 이 빛의 세 계에는 시간 개념이 없습니다. '아, 이것이 영원이야' 하고 나는 깨달았습니다. 그런 지복감에 감싸여 있는데, 어디선가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려 왔습니다. "치유해 주소서. 치유해 주소서." 그때 빛의 주님이 "현세로 돌아가거라" 하고 내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또 빛의 주님은 말했습니다. "현세로 돌아갔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다. 이 두 가지만이 소중한 것이다." 나는 지복의 장소에서 현세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 하면 돌아가는 순간, 이 지복감을 잃고 온갖 번민과 자기 혐오, 번 거로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므로. 그러나 나의 바람과는 달리 내 의식은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내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수녀님들이 뛰어나오 자, 나는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괜찮아요" 하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축을 받아 방으로 올라와 침대에 뉘어진 다음에도 "괜찮 아" 하며 다시 정신을 잃어 구급차를 불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게는 그런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현장을 둘러본 구급대원은 이 가파른 계단에서 아래로 떨어졌는 데도 아직 살아 있는 것에 놀랐다고 합니다.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병원에 있었습니다. 기절하고 나서 의식 을 되찾기까지 5시간 정도 경과한 것 같습니다. 내가 그 불가사의 한 체험을 한 것은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 수도원 2층 침대 위에 서 의식을 잃고 있던 때입니다. 지복감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 들려 온 '치유해 주소서' 라는 목소리는 그 자리에 있던 외국인 수녀님 의 기도 소리였다고 합니다. 다행히 갈비뼈에 금이 간 정도로 끝났지만 다음날은 온몸이 욱 신욱신 쑤셨습니다. 돌아눕는 것도 힘들었지만 기분은 매우 좋았 습니다. 불가사의한 빛에 감싸여 있던 기억이 선명하고 눈부신 빛 의 여운이나 명징한 감각에 의해 나는 아직 지복감에 가득차 있었 습니다. 대우주와의 일체감을 맛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황홀한 기 분으로 침대에 누워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지복 상태가 3일간 계속된 후, 서서히 평정을 되찾았습니 다. 그러나 그 빛에 의해 나는 전혀 다른 차원의 부름을 받았습니 다. 그때까지 번민하고 있던 것이 너무 작게 보이고, 마음은 상쾌 하게 활짝 개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는 "중요한 것은 아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소중한 것이다" 하는 말씀이 아름다운 종소리처럼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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