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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는 세상과 동떨어져 홀로
작성자박승일 쪽지 캡슐 작성일2012-09-29 조회수399 추천수0 반대(0) 신고
교회
강우일 주교 "예수는 세상과 동떨어져 홀로 기도하는 영성가 아니었다"인천교구 사회교리학교 개막, 강우일 주교 기조강연 열려
11월 28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교구청 지하 강당에서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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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9.13  16: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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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사회교리학교 '기쁨과 희망'이 9월 12일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 주교회의 의장)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삶과 욕망 그리고 믿는다는 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 강우일 주교는 구약성경의 예언자들과 예수 그리스도가 전한 가르침의 맥락을 통해 우리가 믿고 따라야 할 하느님은 어떤 분이시며, 무엇을 원하시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역설했다.

   
▲ 강우일 주교는 구약으로부터 현재까지 관통하는 하느님의 말씀은 "사랑하라"는 가르침이라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나는 고통받고 신음하는 너희와 함께하는 '주님'이다"

"너희는 마음속으로 형제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 동족의 잘못을 서슴없이 꾸짖어야 한다. 그래야 너희가 그 사람 때문에 죄를 짊어지지 않는다.
너희는 동포에게 앙갚음하거나 앙심을 품어서는 안 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레위 19,17-18)

강우일 주교는 탈출기로부터 비롯해 성경에서 반복해 가르치고 있는 십계명을 통해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하느님의 가장 지대한 관심은 우리가 '동족, 이웃'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있다. 하느님의 원의는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계명에 요약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출기에서 모세에게 처음 알려주신 '주님(야훼)'이라는 이름은 '내가 여기 있다'로 풀이될 수 있는데, '있다'는 말의 주변 맥락을 살펴보면, '내가 에집트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동족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있다는 그 의미를 새겨보면, 하느님은 이집트가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억압 관계가 절대로 재현되면 안 된다는 당부를 하시는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의 하느님은 고통받는 이들의 신음과 아우성을 듣고 그들과 함께 있는 하느님이며, 그들을 종살이에서 해방시키는 하느님입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이런 하느님을 외면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억압한 이스라엘의 권력자들에게 그런 행위가 얼마나 하느님을 업신여기는 일인지 신랄하게 비판하고 고발했습니다."

   
©정현진 기자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강우일 주교는 구약의 가르침을 이은 예수 그리스도의 선포에 대해 전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가장 먼저 가르친 말씀은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었다면서, "하느님 나라는 공간적이고 정적인 개념이 아니라 동적인 개념이었다. 백성에게 선정을 베푸는 것보다 자신의 안위와 왕위를 위해 애쓰는 위정자들의 나라가 끝나고 약한 자들이 아낌을 받는 하느님의 나라가 도래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예수님이 말했던 '하느님 나라'는 오래전부터 예언됐고, 당시 사람들이 꿈꿨던 이상적인 다스림의 시대였습니다. 공경에 처한 사람, 약한 사람, 고아와 과부 등을 아낌없이 보살피는 나라, 구체적으로 역사 속에서 어떤 임금도 구현하지 못한 새로운 왕권의 때가 임박했다는 말이었습니다."

강우일 주교는 예수가 전했던 하느님 나라의 선포 대상은 모든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죄인과 창녀들이었다면서 "이 복음은 당시 고리대금업자, 세리, 목자와 같은 멸시 받는 직종에 종사하던 사람들을 향했으며, 예수님이 어울렸던 대상 역시 유다인들 중 가장 죄인으로 간주되고 가난한 이들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수님의 메시지와 그 선포 대상을 종합하면, 예수님은 당시 사회 질서가 대단히 잘못됐다고 느꼈으며, 용인할 수도, 용인될 수도 없는 세상을 유지하고 옹호하던 지도자들에게 정면으로 도전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수님은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서 홀로 기도하고 묵상하는 영성가가 아니었고, 세상을 뒤집어엎으려고 오신 분이었다. 예수님은 세상 깊숙이 파고들어 사람들의 희노애락에 동참하고 선과 악이 소용돌이치는 현실에서 함께 고통받고 고민하고 울고 웃은 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느님의 원의, "사랑하라"
오늘날 구체적인 이웃 사랑, 구조악에 맞선 연대와 지지

강우일 주교는 "구약과 신약으로부터 전해 온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하느님의 가르침은 초기 교회 공동체에서 구현됐으며, 2000년에 이르는 교회 역사 안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면서 "오늘날의 사회교리 역시 1891년, 19세기 참혹했던 노동현실에 대응한 <새로운 사태> 이후 역대 교황들에 의해 면면히 이어진 가르침"이라고 정리했다.

이어서 "교회는 모든 죄인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를 향해 순례하는 이들의 친교"라며 "교회는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으며, 세상 속에 살면서 세상을 하느님 왕국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존재 이유"라고 당부했다.

"율법을 관통하는 가르침은 '사랑'이다. 그 사랑은 단순히 가까운 소공동체 안에서 뿐만 아니라 이웃, 사회, 나라, 세계 전체에 이르는 거대한 집단에 이르기까지 이뤄져야 한다."

강우일 주교는 마지막으로 밀양과 제주 강정의 문제를 언급하며 "그들이 소수의 인원으로 6년, 7년씩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지지와 연대의 힘 때문이었다"고 말했고, "특히 현대 사회의 구조적인 악은 개인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고, 연대로 힘을 합쳐야만 한다. 미약하지만 세상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관심과 지지를 보낸다면 세상은 조금씩이라도 바뀔 것"이라고 격려했다.

인천교구 사회교리학교는 오는 11월 28일까지 이어지며, 다음 9월 19일에는 장동훈 신부(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가 '역사를 통해 본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새로운 사태>부터 제2차 바티칸 공의회까지'를 주제로 강의한다. 사회교리학교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답동 인천교구청 지하 강당에서 열린다.

문의는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노동사목위원회(032-765-6970, 032-865-6792).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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