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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을 떼어내는 사람은 '참 사람'일 수 없다
작성자장이수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03 조회수310 추천수0 반대(0) 신고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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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이 분은 정말 예수님께서 어디로 가시든지 과연 예수님을 따를 수 있을까요. 스승님이라고 부르며 스승님의 길을 따르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길(스승님의 길)은 '십자가의 길'입니다. 고난과 역경의 길입니다. 세속의 길이 아닌 것입니다.

아마도 이 분은 예수님께서 가지게 되실 '세속 영광의 길'을 나름대로 계산하고 미리 한 직책이라도 얻어볼까 하는 심상에서 충성서약을 하는듯이 보여집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속차리라고 한 말씀을 그에게 주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위해서 마련하는 것들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준비하는 것들이 많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머리를 기댈 곳조차 준비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명(그리스도의 사명)을 실행해 갈 생각과 의지만이 있을 뿐입니다. 예수님의 '가난한 마음'을 진정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모든 것을 버린다고 해서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가난'의 참 가르침이 아닙니다. 인간의 생각과 감정까지도 없는 '무감각'한 돌맹이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와 다를 바가 없이 살과 피가 있는 한 분의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사명을 실행하기 위해서 기꺼이 세속의 것들은 포기하신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십자가에 매달려 자살을 시도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지난 일에 있었습니다. 자기 목숨을 버리라고 해서 십자가 흉내를 내어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 이런 것이다 하며 세상에 알리려는 그 무지는 참으로 비상식적인 '질병의 한가지 측면'이었습니다.

이러한 '무지의 죄악'은 올바른 신앙으로 성숙하지 못한 자기 탓입니다. '예수님의 가난' 이란 모든 것을 버려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무'가 아니라 필요없는 것은 소유하지 않는다는 '무소유'의 그런 가르침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명을 실행해 나가면서 필요한 것은 결코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병자와 어린아이, 죄인들과 함께 자신을 나누었습니다.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라든가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는 말씀의 가르침은 모든 것들을 포기하여야 한다는 '무소유'의 가르침이 아니다 할 것입니다. 인간적인 감정도 없고 상식적인 이성도 없는 아주 극단적인 냉혈한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각자 저마다 '논공행상'을 염두에 두고 모여들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말씀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도리어 미움을 받게 된다는 것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세속의 자리를 계산하면서 예수님께로 달려들고 있는 것입니다. 세속의 것들을 손에 움켜 쥐고서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습니다.

지금 여기서도 세속적인 것들은 자기 손 안에 꽉 움켜 쥐고서는 모든 것을 버려야 할 것인데 그렇지 못하면 '대충이면 된다'는 식의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자기 생각에 의해서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가르침을 명백하게 깨닫지 못하고 '대충'이라는 세속의 입장을 도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진리에 하느님을 빼어내고 그 말씀(진리)만을 인간 자신에게 가져와서는 마치 인간의 고귀한 진리인 양 말하지만 하느님을 떼어낸 진리는 이미 진리가 아니다 하겠습니다. 인간이 하느님을 빼어낸 진리의 말씀은 이제 인간에 의한 '죽은 말씀'에 불과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니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을 떼어낸 말씀은 예수님의 말씀이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예수님의 가르침도 역시 분명코 아니다고 할 것입니다. 하느님을 떼어내고 하느님을 빼어내는 사람은 '하느님의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안에 하느님을 빼어내고, 떼어내는 사람은 '하느님이 없다'고 자기 식 신앙으로 모든 것을 버리는 '살불살조'의 종교 혼합(잡종)주의와 크게 다르지 않는 한가지 형태이다 말할 수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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