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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생명력과 크기의 관계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05 조회수906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10월 성모신심 미사


< 예수님의 옆구리를 찌르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


  
복음: 요한 19,25-37






예수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다


MEMLING, Hans 작


     < 생명력과 크기의 관계 >

      어제 지구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습니다. 특히 지구 온난화 때문에 멸종 위기에 놓인 북극곰과 몇 마리 남지 않은 흰수염고래과의 혹등고래의 삶이 애처롭게 그려졌습니다.

겨우내 5개월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한 북극곰은 자신과 가족의 생명유지를 위해 사냥을 떠납니다. 예전 같으면 물개 등이 사는 곳으로 어렵지 않게 건너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해빙이 워낙 급속도로 일어나서 얼음이 녹기 전에 먹이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 북극곰은 먹이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없어서 자기만한 몸집을 가진 바다코끼리를 노리기 시작합니다. 물론 바다코끼리의 새끼를 노리는 것입니다. 바다코끼리는 떼를 지어서 자신들의 새끼들을 보호합니다. 바다코끼리도 길게 나온 두 이빨로 자신의 새끼를 노리는 곰에게 위협을 가합니다. 사실 곰도 죽을 지경이 아니면 바다코끼리를 공격하는 법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5달 동안 하나도 먹지 못해 몸무게가 반으로 줄어버린 곰은 바다코끼리 떼를 당해 낼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힘이 빠진 채로 배가 고파 쓰러져버립니다. 이대로라면 2030년이면 북극곰은 멸종하게 된다고 합니다.

혹등고래 어미는 새끼를 적도 부근에서 낳고 하루에 600킬로그램의 젖을 먹입니다. 그러나 그 곳엔 물이 너무 맑아서 혹등고래의 먹잇감이 없습니다. 새끼가 어느 정도 컸을 때 어미는 새끼를 데리고 남극까지 6천 킬로미터가 넘는 긴 여행을 떠납니다. 남극의 얼음이 녹을 때쯤 크릴새우들이 풍부해 지는데 고래는 또 다시 적도지방으로 여행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새우를 쉬지 않고 잡아먹게 됩니다. 그러나 역시 지구 온난화로 바다의 플랑크톤이 줄어들고 그래서 새우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머지않아 이 커다란 고래도 멸종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도 무분별하게 에너지를 낭비하여 지구 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가 되고 있는 것에 반성이 되었고, 결국 지구의 지배자라고 일컫는 인간들이 하나가 되어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지구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별이 되고 말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언제나 지구상의 모든 인간들이 마음을 모아 어떤 동일한 결정을 내려서 지구를 살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인간의 날이 끝나게 될 터인데 마치 공룡이 멸종했던 때와 같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룡은 지구상에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커다란 몸을 지닌 존재들이었습니다.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다 보니 먹을 것이 부족해졌고 그래서 자신들끼리 잡아먹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인간의 적이 되어 전쟁을 일으키고 서로 죽이는 것처럼 그것들도 그렇게 서로를 멸종시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는 와중에 유성이 지구에 부딪혀 먼지가 지구를 뒤덮었고 그래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다른 짐승들과 생물들은 다 버티어 살았는데 몸집이 큰 공룡들만 버티지 못하고 멸종하게 되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는 몸집이 크고 힘에 세면 생명력이 강하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힘이 센 것과 생명력은 반대입니다. 힘이 센 것들은 더 많은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단합하지 않는 반면 힘이 약하고 작은 것들은 힘을 합칠 줄 압니다. 북극에서 곰을 11로 대적할 동물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힘이 세기에 협력할 줄 모르고 그래서 바다코끼리 떼를 이기지 못하고 북극에서 가장 먼저 굶어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힘이 약한 것들, 다른 것들에게 먹이가 되는 것들은 모두 번식력이 강합니다. 잡아먹히더라도 항상 살아남습니다. 마지막 날에 지구상에서 덩치가 가장 큰 혹등고래가 살아남아 있을까요, 아니면 크릴새우가 더 오래 살아남아있을까요? 먹는 것보다 먹히는 것이 당연히 더 오래 살아남아 있을 것입니다. 더 오래 살아남는 것은 플랑크톤이나 박테리아와 같이 더 작은 것들일 것입니다. 결국 인류의 마지막 날이 온다면, 그 이유는 누구를 위해 우리 자신을 희생하여 먹이가 되어줄 줄 모르는 교만한 이기주의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도 당신께서 세상에 오실 때 과연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는가 하시며 마지막 때가 소돔과 고모라의 마지막과 비슷할 것임을 예고하셨습니다.

 

오늘은 구원의 샘이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왜 성모님이 인간에게 생명을 주시는 구원의 샘이 되셨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어머니를 요한에게 맡기시고 요한은 마리아를 집에 모십니다. 어쩌면 성모님도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실 때 그 분을 따라가기를 원하셨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직 갓 태어난 교회는 어머니가 필요했습니다. 어머니는 아이를 위해 희생하여 어쩌면 양식이 되어 자녀를 살리는 존재입니다. 요한은 교회를 상징하고 어머니를 집에 모셨다는 것은 어머니를 생명의 양식으로 모셨다는 뜻입니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으면 성체성사도 있을 수 없고 그러면 교회에 생명도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당신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는 물론이고 성모님도 교회를 위한 양식이 되시는 분이십니다. 사랑은 작아져 모든 이들에게 먹혀 그들의 양식이 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사랑에 생명력이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가장 완전히 우리의 양식이 되시기에 생명 자체가 되십니다. 성모님도 교회를 위해 당신 자신보다 소중하신 그리스도를 내어주셨기에 교회의 양식이 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생명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작아져서 누군가의 양식이 되어야합니다. 온 우주보다도 크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먹히시기 위해 밀떡처럼 작아지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생명은 먹히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인 것입니다. 어머니가 생명의 원천이 되시는 것은 작아져서 양식이 되실 줄 아셨기 때문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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