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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 10.8. 월,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08 조회수352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10.8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갈라1,6-12 루카10,25-37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물어야 합니다.

묻지 않으면 답도 없습니다.

 


총회 준비를 앞둔 ‘개혁(reform)'이란 주제의 강의가 참 신선했습니다.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무려 2시간 반 동안

질의와 응답으로 이루어진 강의 형태였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예리하고 깊고 풍부한 질문에,

또 답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질문이 아니곤

강의자가 갖고 있는 온갖 지혜와 지식의 보물을 끌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주님을 찾은 율법교사의 질문이 참 예리합니다.

사막의 수도자를 찾았던 이들의 궁극적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내적으로 치열히 찾고 있음을 반증합니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없습니다.

우리의 참 스승 예수님은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면서

율법교사 스스로 답을 도출하게 하십니다.

 


“율법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느냐?

  너는 어떻게 읽었느냐?”

 


율법교사의 답이 적확합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하였습니다.”

 


영원한 생명의 구원의 길은 이 사랑의 이중계명 하나뿐입니다.


바로 이 복음은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고 배운 것도 아닌

오늘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하여 받은 것입니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지금 여기 내 안에 있습니다.


사람은 어디에나 있고 사람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하느님을 통하여 만나는 사람이요 사람을 통하여 만나는 하느님입니다.

 


‘그렇게 하여라.’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관념이나 생각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율법교사에게 결정적으로 부족했던 것은 바로 실천의 사랑이었습니다.

그의 사랑이 머리에만 머물렀을 뿐

아직 손, 발의 실천 사랑에는 미치지 못했음을 간파한

예수님의 처방이 참 적절했습니다.

 


진정 하느님을 사랑할 때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실천합니다.

사랑 실천을 통해 체험하는 하느님이자 이웃이요 바로 이게 구원입니다.


구원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는 그 자리에서 발생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와 예수님 사이에 전개되는 질의와 응답 형태의 대화가

점입가경입니다.


예수님의 대답에

자존심이 상한 율법교사는 엉뚱한 질문으로 예수님을 시험합니다.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예수님의 반응이 참 기민하고 적확합니다.


율법교사의 심중을 정확히 꿰뚫어 직시한 예수님은

그 유명한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통해,

‘누가 나의 이웃인가?’

내 중심적으로 생각지 말고

‘나는 누구의 이웃이 되어야 하는가?’

도움을 청하는 이웃 중심으로 생각을 바꾸라 촉구하십니다.

 


사랑의 눈만 열리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은 널려있고

이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

바로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구원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있었던 사랑의 사건도 사소한 것 같으나

저에겐 잊지 못할 잔잔한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힘들게 여행 가방을 끌고 가고 있을 때

동행하던 인정 많은 한 수사님이

즉시 자신의 작은 가방을 제게 맡기고

제 무거운 가방을 숙소까지 끌어다 준 것입니다.

 


또 한 동료 수사는 제가 먹을 점심까지 종이에 싸 챙겨다 주어

기차 안에서 함께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 사랑은 이런 거구나’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어제 두 동료수사님의 사랑 실천이 고맙게 생각나

오늘 강론으로 기록에 남기니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율법교사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곤궁 중에 있는 이웃에게 자비를 실천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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