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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스스로 마르타가 되는 내 자신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08 조회수835 추천수15 반대(0) 신고



2012년 나해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었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


  
복음: 루카 10,38-42






참회하는 막달레나


페티(Feti, Domenico) 작, (1617-21), 로마 도리아-팜필리 미술관


     < 스스로 마르타가 되는 내 자신 >

요즘 제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바빠 죽겠다혹은 힘들어 죽겠다입니다. 본래 요셉 본명을 가진 사람들이 일복이 많다고 합니다. 저 또한 한가하게 TV를 보고 있다가보면 난 정말 할 일 없는 한심한 사람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일을 만드는 머슴스타일입니다.

최근에는 신학교 강의를 나가면서 더 바빠지게 되었습니다. 본당 신부가 유일하게 하루 쉬는 월요일에도 신학교에 나가 수업을 하고 화요일도 수업, 수요일은 교구청 강의 등 정신이 없습니다. 수업을 하는 시간의 10배 정도는 수업 준비를 위해 할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월요일 새벽미사가 끝나면 쉴 틈도 없이 오후에 있을 강의 준비를 해야 하고 또 화요일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와중에 매일강론을 쓰는 것은 요즘 와서 더욱 힘에 붙입니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체력이 떨어져 여름 신앙학교 가서 유일하게 저만 풀장에서 눈병이 걸려와 고생을 하였고, 감기로 코를 풀어대다가 코가 헐어버리고, 어제부터는 몸살에다 체기까지 있어서 밤새 복통으로 설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수업을 다녀왔고 저녁에는 오산지구 성소분과 모임을 하고 10시가 되어서야 돌아왔고 지금 강론을 쓰고 있습니다. 쉬는 게 약이란 걸 알지만 쉴 시간이 없습니다. 내일 오전 수업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일은 그 다음 날 것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다시 월요일에 강의를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그렇게 허락했던 것이, 쉬어야 할 때에 쉬지 못하니 피로가 누적되고 체력이 떨어지니 잔병에 자주 걸리는 원인이 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니 우리가 잘 아는 마리아와 마르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르타는 행동으로 주님께 영광을 드리려는 사람을 의미하고, 마리아는 그리스도 곁에 앉아 말씀을 듣고 기도하며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마르타는 자신도 그리스도의 말씀을 조용히 그 분 발치에 앉아 듣고 싶지만 아무도 그리스도를 위해 밥하고 빨래하고 잠자리를 준비할 사람이 없기에 짜증이 나서 마리아도 자신의 일을 좀 도와주도록 예수님께 청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도리어 마르타에게 많은 일에 걱정하지 말고 마리아처럼 기도하는 일에나 전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필요한 것 하나는 그분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것이란 뜻입니다.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사람보다, 그 분 곁에 있으며 그 분 말씀을 들어주는 사람을 더 원하신다는 뜻입니다.

 

저도 수없이 이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기도만 하면 다 된다는 것은 제가 신학교 들어가서 포도나무의 비유를 묵상하며 깊이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열매도 맺을 수 없지만 붙어있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는 성경 구절이 깊이 다가와, ‘! 결국 예수님 곁에 붙어있기만 하면, 즉 기도하기만 하면 저절로 많은 열매가 맺어지게 되는구나!’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기도에 목숨 걸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기도만 하면 모든 일이 다 잘 되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도만 하면 다 잘 돼.’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기도를 하였는데도 성적이 잘 나왔고, 또 사제가 되어서는 많은 이들에게 기도를 권했더니 집나갔던 사람까지 바로 회개하고 돌아오는 등의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도 보았습니다.

유학 나가서도 공부보다는 기도를 하였습니다. 시험 기간에도 주일에는 결코 공부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어겼던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모든 일이 기적처럼 다 잘 되었고 오히려 기도를 하지 않을 때보다 시간이 훨씬 더 여유로웠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와서는 지금처럼 쉬는 날도 없이 일하게 되었고, 그러니 피로 때문에 일도 잘 안 되고, 결국 잠을 더 자야 해서 평상시 기도시간도 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스로 마르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하나뿐인데 스스로의 힘으로 그리스도께 영광을 드릴 수 있다고 착각했었습니다. 예수님은 일 잘 하는 머슴보다는 함께 이야기를 나눌 친구를 더 원하고 계십니다. 그런데도 계속 머슴이 되려고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마르타와 마리아의 사이에 서 있습니다. 어떤 때는 마르타 쪽으로, 어떤 때는 마리아 쪽으로 기웁니다. 그러나 대부분 마르타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꼭 필요한 모습은 기도하는 모습임을 마리아를 통해 일깨워주셨습니다. 항상 충분한 기도 시간을 할당해 놓읍시다. 그 분께 바치는 것은 무엇이나 더 풍요로워집니다. 기도를 많이 하면 그만큼 시간도 더 여유로워질 것입니다. 많은 일에 마음 쓰고 걱정하지 말고 주님 발치에 앉아 머무릅시다. 필요한 것은 이것 하나뿐이라고 하셨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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