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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은 모두 이시다 -신비가- 10.9. 화,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09 조회수393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10.9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갈라1,13-24 루카10,38-42

 

 

 

 

 



하느님은 모두 이시다

 

-신비가-

 

 

 

 

 


어제 있었던 두 가지 깨달음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회의장 문 앞에 하루 종일 써 붙여 있던

어느 수사님의 잠언 같은 영어 한 구절입니다.

 


“Money is not everything(돈은 모두가 아니다)”

 


마침 문 옆에 있던 수사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Do you understand(너는 이해하느냐)?”

 


저는 즉시 ‘Money(돈)’대신

‘God(하느님)을 넣어 다음처럼 대답했고 그 수사님도 공감했습니다.

 


“God is everything(하느님이 모두이시다)”

 


돈과 하느님이 극명히 대조됩니다.

돈은 모두가 아니고 하느님만이 모두이십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와도 일치합니다.

 


어제 나눔 중 언뜻 스치듯 들려온

어느 독일 아빠스님의 두 마디 어휘도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반가웠습니다.

 


‘Tomorrow christian(내일의 신자)’는

‘Mystic(신비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고인인 된 독일의 세계적인 신학자 칼 라너의 말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처럼 말 그대로

주님이 그의 삶 모두가 된 자가 신비가이자 우리 믿는 이들의 목표입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마르타뿐 아니라 현세의 걱정에 사로잡힌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한

참 시의적절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자리인 마음 중심에 돈 걱정이 자리 잡을 때

삶은 혼란해지고 복잡해져 오리무중이 될 것입니다.


마르타는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활동의 부정이 아니라 할동주의(activism)의 위험을 경계하는 것이며

하느님 중심의 삶에 우선을 두자는 것입니다.


하여 분도회의 모토도

‘기도하고 일하라’이지 ‘일하고 기도하라’가 아닙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바도

우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들으며 기도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마르타가 이런 주님의 속내를 깨달았더라면

음식 준비에 요란을 떨기 전, 마리아처럼 주님 발치에 앉아서

그분 말씀을 들은 후 음식 준비를 했을 것입니다.


이는 바로 주님 환대의 원칙이자 기본이기도 합니다.

 


마리아처럼 주님이 모두가 될 때

걱정과 염려의 환상은 사라져 삶은 단순해지고 투명해집니다.

삶의 내외적 공간은 여유로워지고 넉넉해지니

바로 이게 관상가의 특권이자 행복입니다.

 


반면 마르타처럼 주님을 잊고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일들에 휘둘리다 보면

삶의 여유와 평화는 누릴 수 없습니다.

 


오늘 1독서에서 과거를 뒤돌아보며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인하는

바오로의 모습이 참으로 초연하고 넉넉해 보입니다.


하느님이 모두가 될 때 내 삶의 역사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법입니다.

 


“그러나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따로 뽑으시어

  당신의 은총으로 부르신 하느님께서 기꺼이 마음을 정하시어,

  내가 당신의 아드님을 다른 민족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그분을 내 안에 계시해 주셨습니다.”

 


하느님이 모두가 되었을 때

선물처럼 도래한 이런 깨달음이 바오로를 참으로 자유롭게 했음을 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중

당신 발치에 앉아 당신의 말씀을 듣고 성체를 모시는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이 우리 삶의 모두임을 새롭게 확인시켜주십니다.

 


“행복하여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루카11,28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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