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 10.11. 목,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11 조회수399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2.10.11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갈라3,1-5 루카11,5-13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매일 겸손히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자가 진정 수도승입니다.

 


어제 2012년 10월10일은 독일 오틸리아 수도원에서 개최된

베네딕도회 20차 오틸리아 연합회 총회에서

요셉수도원이 전폭적인 지지로 자치수도원의 승격이 결정된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세계에서 총회에 참석한 50여명의 각 수도회 대표들의 축하인사를 받으며

큰 기쁨이 파도처럼 일렁임을 느꼈습니다.

 


총회가 시작되기 전 총회를 진행하는 독일 수사님은

친절 가득담긴 활짝 핀 웃음으로 저에게 이마를 가볍게 대며 인사했습니다.

 


“Are you ready?… Good luck!”

 


또 함께 식사하던 어느 아프리카의 신부님은 저에게

 


“You are Mzee(엠제)”

 

라 하며 엠제는 스왈리어로

Old Man(장로)로 wise man(현자), honorable leader(존경하는 지도자)라

풀이해 줬고 저에게는 역시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Thank you for your help(당신의 도움에 감사합니다).”

 


축하해 주는 모든 수도형제들에 대한 제 대답은 이 짤막한 대답뿐이었고,

수도원 설립 후 25년 동안 계속 수도원과 동행해 주셨던

주님과 은인들에게 드릴 수 있는 말씀도 이 하나뿐일 것입니다.


정말 하느님의 도움이, 착한 형제자매님들의 도움과 기도가 아니었다면

어제의 경사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일에 영광 받으소서!”

 


새삼 겸손보다 큰일을 이루게 하는 것은 없음을 깨닫습니다.


아무리 약하고 부족해도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함께 겸손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노력할 때

하느님은 늘 도와주심을 믿습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나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바로 항구한 믿음의 자세를, 겸손한 기도의 자세를 말해 줍니다.


오늘의 이 복음을 듣고 믿으며 살아갈 때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성령의 선물을 주십니다.


성령의 힘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이요

성령의 도움 있어 백절불굴의 믿음의 삶입니다.

 


이러니 성령보다 더 좋은 하느님의 선물은 없습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욕심을 버리고 서두르지 말고

소처럼 하루하루 뚜벅뚜벅 충실히 살아가게 하는 성령입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모든 것은 하느님께 맡기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부단히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며 살아가게 하는

성령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모두이십니다.

일을 하는 것은 우리이지만 이루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총회에 참석한 어느 신부님의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할 수 없고,

우리는 할 수 있는 것만 한다(We can't do what we want, we do what we
can)’라는 체험적 말씀도 잊지 못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성령의 선물을 주시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게 하십니다.

 


수도원 설린 25년 기념 화보집에 실린 회고사에서 인용했던

저의 좌우명과도 같은 자작애송시로 강론을 마칩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작년 가을/붉게 타오르다 사라져 갔던 담쟁이

 

어느새 다시 시작했다.

 

 

 

 

 


초록빛 열정으로/힘차게 하늘 향해/담벼락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붉은 사랑으로 타오르다/가을 서리 내려 사라지는 날까지

 

또 계속이다.

 

 

 

 

 


해마다/반복되는 제자리 삶에도/지칠 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

 

다만 오늘/하늘 향해 타오를 뿐

 

내일은 모른다.

 

 

 

 

 


타오름 자체의 과정이 행복이요 충만이요 영원이다.

 


오늘 하루만 사는 초록빛 영성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찬미받으소서,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 주님은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루카1,68참조).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